입주민 하자 민원 잇따라…대림 “일부 하자 보수중, 문제 없어”

입주 한달 만 5만건 하자 접수에 아파트 공사도 미완료 상태 …입주민 강력 반발

입주민 “하자보수 작업 인원 늘려야” vs 대림 “향후 2년간 하자보수, 문제 안돼”

YK스틸 발생 소음, 비산먼지 등으로 인한 주거환경 ‘최악’ 등 입주민 이중고 호소

부산 사하구 구평동 e편한세상 사하2차 아파트 하자에 입주민들이 잇따라 민원을 제기하면서 '날림공사' 논란이 일고 있다. 대림 측은 일부 하자 있는 부분은 보수 중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입주 시작 한달여 만에 부산 사하구 구평동 e편한세상 사하2차 아파트 946세대가 하자로 인한 입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면서 ‘날림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이 아파트의 하자보수건은 약 5만건에 달한다. 관할 구청인 사하구청에도 아파트 하자 관련 입주민 민원이 계속되자, 지난 19일 시공사인 대림에 하자 보수기간 확정 요구를 담은 공문을 발송하고 나섰다.

입주민 A씨는 “입주를 하라는데 곳곳이 하자투성이인 집에 어찌 입주를 한다는 말인가”라며 “타일깨짐, 문 비틀림, 벽면 불균형은 기본이고 심지어 화장실 변기를 손으로 밀면 들릴 정도다. 하자보수 신청을 했는데도 빠른 대책을 세우기는 커녕 시간끌기 하는 건설사에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림은 지난 10월과 11월 두차례 실시한 입주 전 사전점검을 통해 입주민 대상으로 하자접수를 진행했다. 대림 측은 접수된 5만건의 하자 중 3만5000건은 건설사 내부 접수건으로 실제 입주민의 하자접수는 1만5000건으로 대부분 공사마감상의 하자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75%의 하자보수를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또 1대1 하자보수에 집중하고 향후 2년간 하자보수를 진행할 방침이라 전했다.

이에 대해 입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시공사가 하자발생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안일한 태도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입주민 B씨는 “하자접수 한지 두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보수가 안된 채 그대로다. 입주 계획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며 “우리집만도 하자보수 할 곳도 30군데가 넘는데, 그 많은 하자를 보수하기에 지금 인력으로는 어림없다. 건설사 자체에서 하자보수 인원을 늘리던지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또 “공용시설인 주차장 천정에도 물이 계속 새고 있다. 하루빨리 하자보수를 진행하지도 않으면서 2년 동안 하자보수를 실시하니까 괜찮다는 식의 태도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5만건의 하자 중 입주민들과 시공사의 중복된 접수가 있다하더라도 유명 건설사에서 입주전부터 이토록 많은 하자가 발생하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건설사의 입주예정일에 맞춘 급박한 공사일정과 관할 구청의 준공허가에 절차에 대해서도 불신을 드러냈다. e편한세상 사하2차는 지난 2015년 10월 1일 착공해 약 2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 10월 31일 준공 허가를 받고 11월 28일부터 입주를 진행했다.

대림 측은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2년에서 2년 반 정도 기간을 두고 건설되는데 건설기간에 문제가 없다”면서 “입주 초기에 일부 몇 세대에서 하자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었는데 이를 전체 세대가 다 그런 것처럼 과대 포장된 면이 없잖아 있다. 현재 개인별로 하자처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입주자는 완벽한 상태에서 입주하길 원하는데 사실상 하자보수 시행 시점의 차이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입주민 H씨는 “현재 이 아파트의 입주률은 20%가량 된다. 이미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에 아직도 공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았다. 시공사가 무리하게 입주예정일에 맞추다 보니 날림공사를 한 것”이라며 “감리말만 믿고 구청이 준공허가를 해준 것 같다. 얼마 전 사하구 기우뚱 오스피텔 사고와 유사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 같다”며 불안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사하구청 관계자는 “준공감리를 통해 법적인 절차를 거쳐 허가된 것으로 문제 없다”며 “시공사에 기간을 정해 하자보수를 하도록 발송한 공문도 사실상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e편한세상 사하2차 아파트가 들어선 부산 사하구 구평동은 YK스틸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입주민들은 소음, 분진으로 인한 먼지, 악취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비산 먼지, 소음 등 최악의 주거환경…예견된 갈등 왜 막지 못했나?

한편 e편한세상 사하2차 아파트가 들어선 부산 사하구 구평동은 YK스틸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소음, 분진으로 인한 먼지, 악취 등으로 기존 거주 주민과도 갈등을 겪고 있는 지역이다.

YK스틸의 전신인 한보철강이 지난 1995년 당진으로 이전을 계획, 설립하던 중 1997년 부도가 나게되면서 공장이전은 취소됐지만 당시 부산시와 구청이 지정한 택지개발지구 확정 계획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사하구청은 대림 e편한세상 2차의 건축을 허가하지 않을 시 소송에서 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고 결국 택지개발허가는 승인됐다.

YK스틸 관계자는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부터 이같은 민원이 제기될 것을 알고 국민권익위원회, 관련 구청 등에 아파트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아파트가 들어섰다”며 “예상했던 대로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하구청과 주민과의 다양한 대화채널을 구성하고 최근 100여억원을 들여 환경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하구청은 최근 YK스틸을 대상으로 소음과 악취배출량 검사 결과 두 가지 모두 기준치를 초과함에 따라 소음은 내년 1월, 악취배출량은 2월말까지 개선 처분을 내린 상태다. 또 지난 6월과 11월에는 두 차례 주민간담회 마련해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은 YK스틸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관에서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는 문제다”라며 “주민거주 환경개선을 위해 관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행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e편한세상 사하2차 946세대의 주민들의 입주가 완료될 경우 공장이전 요구가 더욱 거셀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역 정치권과 부산시 차원에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해당 지역구 조경태 의원 측은 “YK스틸의 환경개선 사업이 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않는 상황인데다 주민들은 계속해서 공장 이전을 제안하고 있다”며 “하지만 어마어마한 공장 이전비용뿐 아니라 지역경제를 위해서도 상생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음과 비산먼지를 줄일수 있도록 야적장 내 건물을 지을 것을 YK스틸측에 권유한 상황”이라며 “향후 주민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곳 아파트 입주민들이 ‘하자투성이 집’에 소음과 먼지로 인한 최악의 주거 환경이라고 끊임없이 이중고를 토로하는 만큼 시공사인 대림과 관할 구청, 정치권의 적극적인 조치가 주목된다.

글ㆍ사진=윤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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