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철상 신협중앙회장. (사진=연합뉴스)

개혁 미흡…신임 회장 해결 과제 ‘수두룩’

다음달 8일 신협연수원에서 중앙회장 선거

신협 개혁과 경쟁력 강화 시급

조연행 금소연 회장“신협중앙회가 제 역할 못하고 있어”

신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다음 달 8일에 열릴 예정이어서 신협중앙회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협중앙회는 신협 조합법에 따라 은행권 대출이 힘든 서민과 중산층, 소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하는 비영리 법인이다. 현재 신협중앙회 회장은 문철상 회장이다. 문 신협중앙회장은 이번에 연임에 도전한다. 신협중앙회장 선거는 200여 명의 대의원만 투표에 나서는 간선제인 관계로 연임을 장담하기는 아직 어렵다.

신협중앙회는 4일에 중앙회장 후보 등록을 마감했으며 다음달 8일 선거를 해서 차기 중앙회장을 포함한 임원을 뽑는다. 아직 신협중앙회는 중앙회장 후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1월 17일에 최종 입후보자 등록이 확정되고 문철상 회장도 그때 후보등록이 확정된다”며 “17일에 중앙회장 후보들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신협중앙회장의 과제

다음 달 선거에서 새로 등장할 신임 중앙회장의 과제는 매우 크다. ‘신협중앙회의 재도약’이란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협중앙회는 조합원 수가 지난해 기준 597만 명에 이르며, 신협의 자산은 81조2855억 원에 이른다.

그렇지만 신협은 높은 성장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리고 막대한 홍보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에게 밀리고, 첨단 핀테크 기술을 자랑하는 인터넷은행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젊은이들이 신협을 잘 모르거나 잊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개최된 ‘2016 세계신용협동조합협의회(WOCCU) 콘퍼런스’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고령화’였다. 신협 조합원들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중이어서 전 세계 신협의 성장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따라 한국 신협도 젊은이들에게 신협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문 신협중앙회장도 ‘젊은 신협’을 강조하면서 핀테크 도입, 대학생들을 위한 여러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그렇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신협중앙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있다. 우선 지적되는 것이 신협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다.

금융권 일각에선 서민과 중소상공인 대상의 금융기관인 신협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서민들의 경제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고 금융권 간 장벽이 무너지는 등 금융권 환경이 변하면서 신협의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을 보면 신협 조합 수는 2016년 말 기준 904개로 4년 만에 4.7% 줄었다. 신협 조합 수는 2012년 12월 말 기준 949개에서 2013년 말 942개, 2014년 말 920개, 2015년 말 910개를 기록하는 등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조합 수 감소만 보고 신협이 정체돼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도 나온다.

조합 수가 줄었지만 전국신협의 자산은 2014년 60조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81조 2855억 원으로 증가했다. 신협 조합원 수도 2014년 570만 명에서 2017년 597만 명으로 불어났다.

이와 함께 당기순이익도 11월 기준 2915억 원을 기록했으며, 16년 연속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신협 관계자는 조합 수 감소에 대해 “신협은 은행에서 소외된 서민과 영세상공인 등 사회 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함이 존재 이유”라며 “따라서 1금융권과 같이 외형적 성장 위주 경영정책이 아닌 지속가능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력이 약화된 조합과 경쟁력을 갖춘 조합 간 합병을 추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타 상호금융권 대비 1999년 이후 지역신협의 신규 설립인가가 없었던 것도 주요한 원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상호금융기관과 비교 시 감소 추이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변신에 박차 가하는 새마을금고

그렇지만 빠르게 변신하고 있는 새마을금고에 비해 신협이 다소 늦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새마을금고 회장, 이사장 선거가 직선제로 바뀌며 새마을금고 중앙회 감사위원 선출이 기존 이사회에서 총회로 변경된다. 금고감독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단위금고 감독을 위원회 체제로 바꾼다.

반면 아직 신협중앙회는 간선제로 회장을 선출한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의 정관 및 정관부속서 임원선거규약 개정이 승인되지 않아 기존대로 대의원회(간선제)에서 선출한다”며 “이번 신협중앙회장 선거에서도 기존 방식대로 다수득표제로 선출한다”고 설명했다.

1차 선거에서 과반수 이상이면 당선 확정이며, 만약 과반수가 되지 않으면 2차에서 결선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결선투표는 다수득표제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문철상 회장의 연임 문제이지만 신협 회장 선거가 대의원들이 선출하는 간선제로 돼 있어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직선제 도입에 찬성하며 조합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물론 과열되는 문제점도 있지만 온라인이나 전자적, 현대적인 방법 등을 도입해 제도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해 전국의 조합장의 지지를 받는 조합장이 회장으로 선출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신협의 경우 재정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도 있다. 신협의 2016년도 연체율은 1.86%다. 지난해 11월 기준 새마을금고 평균 연체율은 1.18%다.

새마을금고의 고정이하 여신비율(회수가 힘들어진 대출 잔액 비율)도 1.71%로 시중은행 수준이다. 신협의 2016년도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2.06%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신협중앙회의 경우 ‘상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라 은행권에 적용되는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 비율과는 다른 규제를 적용 받는다”며 “2017년은 약 2300억원의 당기순이익 시현으로 동 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협의 관리감독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단위 조합의 부실을 막기 위한 것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단위조합을 신협중앙회가 감독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의 신협은 신협중앙회가 검사하고 일부 신협만 금감원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신협중앙회가 단위조합을 철저히 감독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외부기관의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협 개혁이 필요하다”

한편 전문가들은 신협도 개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신용협동조합(신협)은 조합원이 주인인데 조합원을 위한 신용조합이 조합원을 위한 조직이 아닌 금융기관 흉내를 내고 있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며 “또한, 조합원에게 불리하게 대출이자를 부가시키거나 부당하게 대출을 일으켜 조합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제대로 된 중앙회 역할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협이 요즘 정체돼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조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조합원의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고 문재인 정부의 사회적 경제, 협동조합의 활성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므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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