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티볼리. (사진=쌍용차 제공)

티볼리 선두 행진, 코나 돌풍에 밀릴 듯… ‘품질 논란’ 변수

티볼리 1등 지키기 쉽지 않을 듯…쌍용차 “티볼리, 출시 이후 15만대 이상 팔려”

품질 논란 관련해 전문가 “코나, 완성도 높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쌍용자동차의 ‘티볼리’와 현대자동차 ‘코나’의 경쟁이 치열하다. SUV전문 자동차 업체로서 소형 SUV시장에서 1등자리를 지키려는 쌍용차와 국내 최강 자동차업체로서 소형 SUV시장까지 석권하려는 현대차가 맞서고 있다.

이런 와중에 쌍용차 ‘티볼리’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국내 자동차 중 7번째로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권에 있는 자동차 중 제작사가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가 아닌 것은 쌍용차 티볼리뿐이다.

이렇게 티볼리가 쌍용차를 대표하는 차종으로 올라섰지만, 티볼리의 성능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늘고 있다. 티볼리나 자동차 관련 인터넷카페에는 회원들이 티볼리에 발생한 불량에 대해 언급한 글들이 남아 있다.

티볼리 불량제보 게시판에는 엔진 부조(엔진 떨림 현상), 엔진 경고등 수시점등, 엔진오일 감소, 냉각수 누수, 핸들소음, 시동불량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는 글이 있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인터넷 카페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다양한 의견을 제기하는 곳”이라며 “티볼리가 2015년에 나왔고 지금까지 15만7000대 이상 팔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모든 차들도 카페에 들어가 보면 이런 정도의 문제점은 제기된다”며 카페에 올라 온 글들이 지금까지 팔린 모든 티볼리의 품질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티볼리 위협하는 코나

실제로 전문가들도 티볼리의 품질이 특별히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회원들이 올린 글에 대해 “소비자가 자기 입맛에 안 맞으면 까다롭게 올리는 경우도 많고, 티볼리 품질은 전체적으로 괜찮다”며 “차를 대량생산하면 각 분야마다 조금씩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자동차 메이커에서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해서 소비자의 불만을 없애주느냐가 관건”이라며 “티볼리도 예외는 아니며 다방면으로 불만이 많고 완성도가 그만큼 완전치는 못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그런 부분이 집단적으로 동일하게 반복된다면 문제라고 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4만~5만대 팔리는 차량인데 600~700대가 누수현상 고발이 들어온다고 하면 문제가 되는데 그렇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문제는 현대차의 코나다.

지난해 국내에서 소형SUV는 11만6241대 팔렸다. 이 중 티볼리가 5만5280대였고 전체 판매의 47.6%를 차지했다. 코나는 2만3522대(20.2%)로 2위였다.

주의 깊게 봐야 할 점은 코나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월 판매량 1위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코나의 최대 장점은 경쟁 모델 중 가장 강력한 엔진 성능(최고출력 136ps, 최대토크 30.6kgf·m, 디젤 기준)이다.

다만 12월에는 티볼리가 5개월 만에 1위를 되찾았다. 티볼리는 연말 프로모션 등을 통해 4885대를 팔았고, 이는 전달에 비해 13.7% 늘어난 것이다.

반면 코나는 2618대를 팔았고 전달에 비해 절반 이상(-65.1%) 줄었다. 업계에선 이것이 현대차 노조의 파업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11월 말과 12월 파업을 했고 사측의 코나를 추가 생산을 막기 위해 11월 27~28일 울산1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티볼리가 현대차 노조 파업 덕택에 어부지리를 챙기긴 했지만 코나는 티볼리에 비해 완성도가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필수 교수는 “티볼리가 타이밍 맞춰 3년 전에 나오면서 인기를 많이 끌었다”며 “그렇지만 지금 보면 코나 같은 완성도가 좋은 차가 나오니까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가 티볼리가 코나보다 못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출시 시점에서 찾을 수 있다. 티볼리는 2015년 출시됐고 코나는 지난해에 출시됐다. 최근의 출시된 차에 최신 기술이 들어가 있고 근본적으로 쌍용차에 비해 현대차의 기술이 더 우수하다는 주장이다.

“쌍용차의 발 빠른 대처가 중요”

자동차전문가들은 코나와의 경쟁을 위해선 쌍용차의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근 교수는 카페 회원들이 이야기한 티볼리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엔진 부조현상 때문에 노킹(엔진의 이상연소 등의 이유로 발생하는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며 “느린 가속력도 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의 특징이 약간 한 템포 늦게 가속이 되는 면이 있으며 본래 그런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쌍용차의 경우 양산체계 상 특징이나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서 생산라인의 연속성이 떨어졌으며, 중국으로 지분이 넘어가면서 기술적 연계성이 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차가 팔리고 난 지 3-4년이 지나면서 내구성에서 종합적 문제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티즌들 중에는 티볼리 가솔린의 연비가 좋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티볼리 가솔린의 연비는 11.4km/ℓ다. 전문가들은 SUV라는 차종 자체의 특성 상 연비가 좋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티볼리 가솔린뿐만 아니라 SUV차종 모두가 마찬가지다.

이 교수는 “티볼리 가솔린 연비는 좋지 않은 편”이라며 “가솔린 연비는 티볼리뿐만 아니라 현대 투싼 같은 경우도 고속도로 연비 10km를 간신히 넘는다”고 말했다.

SUV의 경우 공기저항도 크고 차량 무게도 무거워서 가솔린 연비가 좋지 않게 나온다는 설명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연비는 운전자의 습관이나 도로여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부품 값이 비싸다는 네티즌들의 주장도 나왔다. 이런 주장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쌍용차는 SUV라인업 위주로 돼 있고 타 사에 비해 차량가격이 비싸다보니 부품가격도 비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티코의 부품가격과 체어맨의 부품가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쌍용차는 SUV라인업으로 돼 있다 보니 세단까지 포함하고 있는 회사와 비교해보면 가격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필수 교수는 부품 가격에 대해 “대량생산체제나 시스템 내부에서 효율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라며 “비용에 대한 부분들은 현대차만큼 낮추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자동화 수준이나 차량 제작 시 부품공급시스템 같은 것이 굉장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호근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판매량이 많고 호환도 된다”며 “쌍용이나 삼성은 판매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부품가격을 고가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쌍용차에 대해 “특히 많이 팔리는 차종이 없기 때문에 특화된 차종(SUV, 디젤 차량)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며 “과거에는 벤츠와 기술제휴해 엔진 내구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으나 현재는 동일 차종이 경쟁을 할 경우 현대기아보다 품질에서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양한 모델이 출시돼야 하며, 노조도 회사발전에 적극적인 동참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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