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ㆍ엔씨ㆍ넷마블 빅3 ‘희비교차’

‘듀랑고 사태’로 빨간불 켜진 넥슨

게임업계 1등 자리 노리는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승세 보일 듯

이재홍 교수 “듀랑고 사태는 창피한 일”

넥슨이 신작 게임인 ‘야생의 땅:듀랑고’를 지난달 25일 내놓았지만 서버 오류 때문에 거센 비난을 받았다. 넥슨은 ‘듀랑고’에서 접속 지연이 지속해서 발생하자 100여명의 비상대응인력을 투입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

‘듀랑고 논란’이 터지자 대중들은 게임업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현재 게임업계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주도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넥슨과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연매출 2조 원을 넘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매출 2조원 돌파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듀랑고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넥슨에게 매출 2조원 돌파는 희소식이 될 것이지만 만일 연 매출이 넷마블보다 못할 경우 게임업계 2위로 밀리게 된다.

비상 걸린 넥슨

게임업계 1위 업체인 넥슨은 요즘 비상이다. 넥슨이 지난달 25일 내놓은 ‘듀랑고’가 접속 지연 등의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에선 이번에 문제가 일어난 이유에 대해 넥슨이 서버를 충분히 확충하지 않았거나 자체 오류도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게임업계 인사들은 ‘듀랑고’가 비난받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버그’라고 지목하고 있다. 버그는 프로그램 결함 때문에 컴퓨터 오류나 오작동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전직 게임학과 교수 A씨는 “쉽게 말해 게임 서버가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면 대기표를 나눠준다”며 “문제는 버그 때문에 대기표를 나눠준 것이 의미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에선 넥슨이 ‘듀랑고’ 개발 시 베타테스트를 해서 문제 발생 여부를 테스트해야 하는데 그것을 잘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넥슨이 서버 증설에 인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A씨는 “서버 한 대가 최소 1000만~2000만 원씩 한다”며 “서버 한 개당 2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넥슨 관계자는 이런 지적과 관련해“여러 차례 점검을 통해 서버 안정성을 확보한데 이어, 많은 이용자들이 더욱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을 위해 집중 점검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라이브상황에서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빠르게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며 “추가 보상책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며, 빠른 시일 내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넥슨 추격하는 넷마블

넷마블은 업계 1위 넥슨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을 보면 넥슨은 1조8499억 원이고 넷마블은 1조8090억 원이다.

증권가에서는 넷마블의 지난해 예상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약 61% 정도 증가한 약 2조4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총 매출을 집계해 보면 넷마블이 넥슨을 이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넷마블이 넥슨을 이길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넥슨 게임들을 보면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같은 기존 온라인 게임 흥행작들이 탄탄한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순차적으로 내놓은 ‘다크어벤저3’, ‘액스’ 등 모바일 게임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또 넥슨은 중요한 매출기반인 중국 ‘던전앤파이터’의 흥행 성과에 따라 실적이 크게 변했다. 따라서 아직은 결과를 직접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넷마블의 대표작은 ‘리니지2 레볼루션(레볼루션)’이다. 이용자들은 이 게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 인사들은 리니지 IP가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더욱 이용자가 많이 몰렸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넷마블은 올해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이카루스M’, ‘세븐나이츠2’ 등의 신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블소 레볼루션’은 엔씨소프트의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소울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세계관과 콘텐츠를 다시 해석해서 만든 모바일 MMORPG다.

‘이카루스M’도 PC온라인게임 ‘이카루스’의 IP를 활용해 모바일 게임으로 바꾼 모바일 MMORPG 게임이다. ‘세븐나이츠2’도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다.

강해지는 엔씨소프트

증권가에선 엔씨소프트에 대해 올해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12일 DB금융투자는 엔씨소프트에 대해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2분기부터 신작 모멘텀이 강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DB금융투자는 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멘텀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리니지M이 대만에 출시됐다. 이어 블레이드 앤 소울2가 올해 2분기에, 아이온 템페스트와 리니지2M이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것이다.

게임업계에선 넷마블이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을 출시하면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로열티도 2분기부터 실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에 이어 최근 게임 ‘아이온’에 대해서도 월정액제 모델을 폐지했다. 무료 게임으로 전환했다는 이야기다. 게임업계에선 엔씨소프트가 온라인게임들을 무료화하면서 온라인 게임 실적을 끌어 올리려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듀랑고 사태는 창피한 일”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를 보면 구조가 각각 다르다. 넥슨은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을 같이 하는 구조다. 자회사까지 모두 합치면 퍼블리싱보다는 게임 개발 비중이 더 크다. 넷마블은 퍼블리싱 위주로 운영하지만 게임 개발도 하고 있는 구조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 위주이고 퍼블리싱 규모는 크지 않다.

퍼블리싱은 전반적인 게임의 서비스를 해주는 것을 말한다. 게임 퍼블리싱 업체가 따로 있는 이유는 게임개발사가 직접 서버관리나 게임 운영 전반을 모두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게임 퍼블리싱 업체가 게임 개발사에게 개발 자금을 먼저 지원해 준다.

게임업계 인사들은 국내 게임업체들 중 대표 격인 세 회사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세 회사가 인간의 원초적 욕구를 해소해 주는 게임에 집중하기보다는 창의적이고 참신한 게임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하는 게임이 블루홀스튜디오가 내놓은 ‘배틀그라운드’다.

한편 게임전문가들은 우리 게임업체들이 게임의 완성도를 충분히 높여서 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시나리오 강의를 맡고 있는 이재홍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게임업계를 예전부터 보면 완성도를 높여 출시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게임을 출시해 놓고 버그잡고 출시해 놓고 완성도를 높이는데 이것은 구시대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듀랑고 사태와 관련해 “넥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게임기업인데 이번 사태는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된다”고 질타했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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