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다수의 M&A로 글로벌IB와 경쟁” 포부 밝혀

이익 1조원 목표도 발표…업계 “도전해 볼만”

신입사원 계약직 채용은 옥의 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무술년 새해를 맞아 미래에셋그룹이 원대한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며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해외 M&A를 통해 미래에셋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4차 산업 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적극 투자할 뜻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1조80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해 판교에 초대형 4차산업 플랫폼 기반 복합시설 개발 사업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일에는 올해 영업 목표치를 연결세전이익 기준 1조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해 기록한 6647억 원의 50%가량 늘어난 숫자다. 미래에셋대우는 투자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키워 수익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현주 회장을 둘러싼 오너리스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미래에셋 계열사 내부 거래 의혹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진출 확대 등을 통해 몸집을 늘리려는 상황에서 박 회장 자신이 계속 여론의 중심에 서는 것이 회사에는 결코 이익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박현주 “글로벌 M&A로 해외 시장 확대하겠다”

박현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미래에셋이 새로운 20년을 시작하는 첫해”라며 “제2의 창업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2018년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박 회장은 그러면서 “올해 몇 개의 딜이 발표될 것 같다. 미국에서 호주에서, 중국과 인도 그리고 베트남과 동유럽에서 인수·합병(M&A)과 합작사 설립이 발표되고 여러 해외 딜(Deal)이 판교를 뒤이어 진행될 것”이라고 올해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M&A 이유에 대해 “미래에셋대우가 국내 최대 IB라고 해도 해외에 나가면 작은 금융회사에 불과하다”며 “현재 목표는 분명하다. 글로벌 차원에서 IB들과 경쟁하고자 한다. 글로벌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과 한국적 범위에서 사고하는 것에는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4차 산업 투자에도 박차를 가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 네이버 등이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변화의 현장을 목도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은 고객을 위해 우량 자산을 공급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 M&A와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1분기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규모를 현재 7조3000억 원에서 8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늘어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해외IB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자기자본 확대는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는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으로의 직행을 가능하게 한다. 발행어음 사업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일부 대형 증권사들 가운데 금융당국의 사업 인가를 받아야 진행할 수 있다. 반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은 자기자본 8조 원을 넘기면 금융당국 인가 절차 없이 업무에 착수할 수 있다. 자기자본 확대는 IMA 사업과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다목적 카드로 볼 수 있다.

‘이익 1조원’ 목표도 박 회장의 자신감의 발로다. 업계에서는 도전해 볼만한 목표로 보고 있다. 올해 주식시장이 긍정적인 데다 미래에셋대우가 통합 첫 해에 5000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만큼 영업 시너지를 구축했다는 점과 7000억 원 유상증자가 성공한다면 5조 원 가량의 투자여력을 추가로 확보되기 때문이다.

신입사원 계약직 채용, 옥의 티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박현주 회장의 포부와 달리 국내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 미래에셋의 고용 형태때문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는 신입사원들을 1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하게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하반기 채용한 43명의 대졸자 공채 신입 직원들에 대해 8주 연수를 진행 중이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말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디지털 금융, 자산관리(WM) 등 4개 부문에서 신입사원을 선발한 바 있다.

문제는 신입사원들이 연수가 끝나고 각 부서가 배치되면 1년간 계약직 형태로 근무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1년이 지나면 심사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 계약직 채용은 주로 경력직 고액연봉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계약직 채용 후 실적과 성과에 따라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신입사원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명목상 계약직일 뿐, 임금이나 대우 등이 정규직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무리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도 덧붙였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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