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부진, 성희롱 사건 이미지 훼손

네티즌들 르노삼성차 품질에 불만 쏟아내

이호근 교수 “S링크 불량은 SM6부터 지속됐던 고질적 문제”

르노삼성 “성희롱 피해자 사직 종용 기사는 왜곡 보도”

한국GM 사태 속에서 르노삼성자동차(대표 도미니크 시뇨라)가 찬사를 받았다. 르노삼성은 한국GM과 비슷한 지배구조를 가진 회사이면서도 노사가 합심해 안정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렇지만 르노삼성이 절대로 방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르노삼성도 자칫 잘못하면 한국GM의 전철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르노삼성이 안고 있는 최대의 문제는 차량 품질이다. 차량 수리 서비스를 받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도 문제다. 르노삼성은 닛산의 로그를 위탁 생산하고 있고, 이 차종을 많이 수출하고 있다. 그렇지만 로그 위탁생산 계약은 2019년 9월에 만료된다.

자동차를 구입하는 시대에서 자동차를 공유하는 시대로 자동차 문화가 전환되고 있는 것도 르노삼성에게는 부담이다.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 때문에 국내 르노삼성 생산차량이 잘 안 팔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미투 바람이 불면서 성범죄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르노삼성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악재도 나왔다.

수원지검 공안부는 6일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 금지 위반 혐의로 르노삼성 임직원 3명과 르노삼성 회사를 불구속기소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공식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다만 성희롱 피해자를 징계한 것이 아니고 성희롱 사건과 무관한 별개의 건으로 발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르노삼성에 쏟아지는 불만들

최근에 악재들이 나오면서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는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GM 사태 때문에 한국GM이 극도의 부진을 겪고 있어 르노삼성이 반사이익을 보기는 했다. 그렇지만 올해 1월 차량 판매량 경쟁에서 르노삼성은 최하위로 떨어졌다.

한국GM이 7844대로 3위였고 쌍용차가 7675대로 4위였다. 르노삼성은 주력 차종인 SM6의 판매가 2000대 아래로 하락하면서 1월에 내수시장에서 6402대를 판매했다.

르노삼성의 지난달 내수판매 실적을 보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QM6가 25.1% 감소한 1883대, SM6가 63.9% 줄어든 1408대 팔렸다.

르노삼성은 지난달에 내수 5353대, 수출 1만641대 등 총 1만5994대를 팔았다. 이것은 지난해 2월에 비해 내수는 33.2%, 수출은 15.4% 줄어든 것이다. 전체 판매는 22.3%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2월 판매경쟁에서 수입차 회사인 벤츠, BMW에게 밀렸다. 지난달 벤츠는 국내에서 6192대를 팔았고 BMW는 6118대를 판매했다.

이렇게 르노삼성이 만드는 차량이 국내에서 잘 안 팔리는 이유 중 첫째는 품질 문제다.

QM6를 갖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지난해 5월 출고 이후 10건의 결함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10건의 결함은 핸들컬럼 부식, 트렁크 소음, 영상의 드라이브 떨림, 쇼크 업쇼버 소음, 도어트림 소음, 대시보드 소음, 선루프 소음, 사이드미러 불량, S링크 간헐적 작동불능(블루투스 연결 불량), 매직테일게이트 간헐적 작동불량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모든 완성차 제품은 일부 제작물과 부품 등에서 결함과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 무상수리와 리콜 등의 공식적인 프로세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르노삼성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리콜 정책을 지금까지 실시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컬럼 부식은 차종별 정도 차이는 있으나 존재한다”며 “S링크는 SM6부터 지속됐던 고질적 문제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운전자들은 르노삼성이 판매 부진을 겪는 둘째 이유로 수리 서비스를 받기 힘들다는 점을 꼽는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서비스센터에서는 통상 일 업무 수준의 50% 선에서만 예약을 접수한다”며 “나머지 부분은 당일 입고 고객을 대응하기 위함이며, 당일 입고 고객이 많을 경우 대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르노삼성은 전국망 서비스 사업소를 꾸준히 확대해 최상의 정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자동차를 구입할 때 AS망이 잘 갖춰진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며 “현대기아가 아닌 나머지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정비망이 부실하고 직영센터도 외주를 많이 준다”고 말했다.

‘QM3 화형’하고 싶다는 이도 나와

올해 2월 28일에 QM3 차량을 인수한 A씨는 다음날 타이어 교체 작업을 하다가 여러 부품이 녹슬고 부식된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르노삼성은 QM3가 수입차라 해풍을 맞아서 녹이 일부 있다고 하고, 차에는 이상이 없다”며 “르노삼성 측이 무상 엔진오일교환 1회와 현금 20만원으로 보상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차에서 녹이 발생하지 않게 어떤 조치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고객이 보상이나 환불을 요청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국내 제조물 책임과 소비자 분쟁 기준에 따르고 있다”며 “당사 귀책사항이 아닌 경우, 고객의 무리한 환불 요구에 응할 기준점이 없기 때문에 적절하고 적법한 대응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차량에 발생한 부식은 제품의 성능과 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으며, 차량 사용 중 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면, 보증 수리 기간과 내용에 해당하는 만큼 정확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새로 산 QM3에서 녹을 발견했는데 르노삼성에서는 제품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하고 고객 전화 받는 여직원이 웃었다”며 “QM3를 화형(火刑)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김종훈 대표는 “제작일자 확인이 필요하다”며 “수입차는 세관통관일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한 생산일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차가 오래 전에 생산이 됐다면 판매를 기다리는 동안 녹이 많이 생겼을 수 있다. 팔리지 않아서 오래 보관한 재고차량일 가능성도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A씨가 구매한 QM3의 제작일자를 묻는 질문에 “차량 제조일자는 개인정보에 준하는 사항으로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성희롱 피해자에게 사직 종용 안해”

한편 르노삼성 성희롱 사건 논란이 다시 확산되면서 르노삼성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수원지검 공안부는 지난 6일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 금지 위반 혐의로 르노삼성 임직원 3명과 르노삼성 회사를 불구속기소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공식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성희롱 피해자를 징계한 것이 아니고 성희롱 사건과 무관한 별개의 건으로 발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희롱 피해 사건이 접수된 직후 회사는 관련 법령 및 회사 내규에 따라 즉시 가해자에 대한 보직 해임을 하여 피해자와 격리시키는 등 피해자 보호 노력을 했다”며 “르노삼성은 피해자에 대한 사직 종용, 악성소문 유포를 한 사실이 없으며, 이는 사실을 왜곡한 보도”라고 주장했다.

곽호성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