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률 높은 대기업은? …구직자들 기업 선택 고려 사항

CJ제일제당 “정확한 이직률 공개 불가”

희망퇴직 실시한 기업들 이직률 높게 잡혀

취업전문가 이동조 “이직률 높은 기업 지원 시 주의해야”

3월을 맞아 기업들이 일제히 채용에 나섬에 따라 취업을 원하는 이들의 시선이 기업으로 집중되고 있다. 직장을 찾는 이들이 깊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기업의 이직률이다. 이직률이 높다는 것은 직원들이 많이 떠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첫 직장을 잡으려는 젊은이들은 당연히 이직률 통계를 예민하게 볼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공시와 지속경영가능보고서, 크레딧잡 자료를 근거로 기업들의 이직률(2016년 이직자 비율)을 정리한 결과 이직률이 높은 기업들은 건설‧금융‧식품‧IT업종 등에 많이 몰려 있었다.

크레딧잡은 국민연금 납부 데이터를 근거로 42만개 기업의 연봉정보를 제공한다. 또 입사자 및 퇴사자 비율을 공개하고 있다. 크레딧잡 자료의 기준은 국민연금 신고내역이다. 자료에는 아르바이트 직원, 인턴, 계약직과 정규직이 모두 포함돼 있다.

다만 60시간 미만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와 60세 이상 근로자는 국민연금 당연가입대상이 아니다. 전체 자료에 아르바이트 직원, 인턴이 들어가 있어서 높은 퇴사율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아래 소개하는 기업들의 경우 이직률 통계에 계약직, 정규직, 인턴, 아르바이트 직원이 들어있다.

어떤 기업이 이직률 높은가

코스닥 상장기업인 세보엠이씨의 경우 이직률이 86.4%로 나왔다. 세보엠이씨는 반도체생산시설 제작설치업, 닥트기구 제조업, 기계설비 공사업 등을 하고 있는 업체로 2016년 12월 기준으로 매출액이 3877억 원이다.

이직률이 높게 나온 이유를 묻기 위해 세보엠이씨 측에 연락하자 세보엠이씨 관계자는 “문서로만 질문을 받기 때문에 답변을 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직장인들과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잡플래닛에도 세보엠이씨가 나온다. 잡플래닛에는 이 회사의 장점으로 능력 있는 사람이 많고 배울 점도 많다, 현장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좋다, 회사가 안정적이며, 삼성과 돈독한 협력업체로 이미 큰 기업이지만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반면 단점으로는 “정규직이 다니기 힘든 직장이며 계약직 비중이 너무 높고 정규직 급여가 훨씬 낮다”는 주장이 있었다. 또 “아직은 체계가 잘 잡혀있지 않은 것 같다. 많은 신입이 나가는데 회사에서 많은 신경을 안 쓴다”는 지적도 있었다.

경영진에 바라는 점으로는 정규직에 보다 나은 복지 및 급여가 필요하다는 것, 특히 추가수당이 없다는 것이 큰 단점, 이 부분들만 개선된다면 부족한 점이 없다는 내용이 있었다.

CJ제일제당도 이직률이 81%인 것으로 나왔으나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허무맹랑한 수치”라며 이직률 집계가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정확한 이직률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직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이직률 자료에는 CJ제일제당의 2015년 이직률이 7.90%라고 나와 있다.

잡플래닛을 보면 CJ제일제당의 장점으로 기업치고 복장도 자유롭고 사람들도 괜찮다는 점, 상사 눈치가 크지 않고 부드러운 분위기, 높은 복지혜택 비율, 할인율, 임직원카드, 쉴 공간과 헬스장 등 임직원들의 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인센티브도 나온다는 점이 나와 있다.

단점으로는 기업치고 낮은 연봉, 어쩔 수 없는 수직적인 관계가 존재한다는 점, 구내식당의 가격이 상당히 있어서 임직원 할인을 받아도 월 식대 12만원이 빠듯하다는 점, 식대가 오르며 푸드 월드 가격도 올랐다는 소문이 자자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경영진에 바라는 점으로는 신입이든 경력이든 사원을 많이 뽑아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있었다. 일하는 사람에 비해 업무가 너무 많아 다들 인력보충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산건설, 사조대림, KTcs, 에스에너지, 삼호개발, 한솔테크닉스는 40%대 이직률이 나왔다. 두산건설의 이직률은 49.7%였다.

두산건설은 2016년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2015년 말 1854명이 일했던 두산건설에서는 9개월 동안 37.2%(690명)이 떠났다. 업계에서는 두산건설 이직률이 높게 나온 것에는 구조조정이 큰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사조대림의 이직률은 46.2%였으며 KTcs의 이직률은 42.5%였다. 에스에너지는 42%, 삼호개발은 41.2%, 한솔테크닉스는 40.1%였다.

이직률 30%대 기업들

이직률 30%대 기업으로는 이라이콤(37.8%), 고려개발(35.8%), KCC건설(34.3%), 진흥기업(36.7%), 사조동아원(36.5%), 흥국화재(33.6%), SFA반도체 (33.2%), 파워로직스(31.2%), 효성ITX(30.8%), 동아지질(30.7%), GS리테일(30.3%), 금호타이어(30.3%), 케이티스(30.2%)등이 있다.

고려개발과 진흥기업은 현재 워크아웃 중이다. SFA반도체(舊 STS반도체)도 2015년에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2015년 6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SFA에게 인수됐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정확한 이직률 숫자가 아니다”라며 “세부적 기준과 출처를 정확히 말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취업전문가들은 구직자들에게 이직률이 높은 회사에 지원할 때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20년 동안 많은 취업준비자들을 지도해 온 이동조 아이디어코리아 대표는 “이직률이 높다는 것은 예측되거나 공지된 업무와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며 “자신이 생각했던 직무나 미션의 정확한 매칭을 확인하는 사전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원 시 취업공고에 구체적인 임무가 나와 있는 곳을 지원하고 정보가 부족한 경우 구체적인 직무내용을 인터뷰 때 질문해야 할 것”이라며 “이직률이 높은 블랙회사는 실제로 업무강도, 직무내용 상이, 현장직 중심 등 기대와 현저히 틀린 경우가 많으니 충분히 검색해서 기록을 찾아보고 신중히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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