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 논란 넘는 것이 관건

어윤선 교수 “브랜드 관리 더 철저히 해야”

문정훈 교수 “골목상권 침해 주장이 최대 위협”

더본코리아 “가맹점주 부담 덜어주기 위해 노력 중”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가 운영하고 있는 더본코리아가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업계도 더본코리아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더본코리아의 상장 주관사이며 상장 목표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더본코리아는 보유 브랜드가 21개다. 2013년에는 매출액이 775억 원이었지만 2016년 말에는 1749억 원이 됐다. 영업이익은 51억 원에서 198억 원으로 늘었고 순이익도 29억 원에서 192억 원으로 증가했다.

더본코리아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면서 좋은 출발을 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이르다. 더본코리아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는 요인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 성장 한계 맞나

더본코리아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는 첫째 요인은 최저임금 인상과 임대료 상승이다. 인건비와 임대료가 올라가면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게 되고, 제품 가격이 올라가면 손님이 떠날 수 있다.

더본코리아의 커피 브랜드인 빽다방 가맹본부는 지난해 연말에 가맹점 공급 에이드, 소스 등 15개 품목의 가격을 2~17% 내렸다. 올해 1월에는 가맹점 로열티를 10% 낮췄다.

업계에선 이것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처하고 가맹점주들을 더본코리아가 강력하게 지원한다는 인식을 주기 위한 선택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더본코리아 가맹점들 중에는 영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남구 영동시장 인근의 더본코리아 가맹점들이다.

본래 이곳에는 새마을식당 같은 백종원 식당의 1호점이 19개 있었다. 최근 이 1호점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1호점들이 모두 문을 닫은 첫째 이유는 임대료 부담이다. 이렇게 임대료가 매년 오르고,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겹치면서 영업상황이 악화됐다. 이렇게 불경기가 계속 진행되면 더본코리아 가맹점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또 전문가들은 더본코리아가 ‘오너 리스크’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윤선 세종사이버대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업체가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된다”며 “그 동안 일부 프랜차이즈업체가 상장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는데, 사업의 확장과 투명경영을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 교수는 “더본코리아의 향후 전망에 대해선 조금 우려 된다”며 “더본코리아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백종원 씨이며, 더본코리아가 오너 브랜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품의 차별화나 가맹사업의 비즈니스모델 등 사업의 핵심가치보다는 마케팅적인 측면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최근에 불거진 오너 리스크가 발생된다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우려가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더본코리아는 제가 봤을 때 더 성장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소(小)자본으로 창업하려고 하는 이들이 사실은 외식 분야에서 창업하겠다는 이들의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식자재를 어떻게 공급을 받을 것인가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서 좌절한다”며 “그때 마케팅을 포함해 가장 긍정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프랜차이즈”라고 말했다.

그는 “더본코리아 같은 경우에 비교적 소자본으로 편한 레시피를 공급해주고, 마케팅을 잘해준다”며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이들에게 대단히 좋다”고 평가했다.

문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수익구조의 중심이 식자재 공급이다. 그는 더본코리아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일정 포인트를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독자 경영하고 있는 외식업체들이 만들어 내기 힘든 저렴한 공급가격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진단이다.

문 교수의 주장과 관련해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각 가맹점에 납품하는 각종 물품들을 더본코리아가 100% 공급하고 있지 않다”며 “맛을 내기 위한 주요 소스 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한 주요 품목들은 필수 품목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본사 공급 제품 중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들을 매장에서 사입할 수 있도록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사 공급품목 역시 주기적으로 시장조사를 통해 공급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급품 가격인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더본코리아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둘째 요인은 여론과 정부의 움직임이다. 정부는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런데 더본코리아는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어윤선 세종사이버대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교수는 “더본코리아의 가맹점주들 역시 소상공인들이고, 브랜드가 많을 뿐이지 각 브랜드의 점포수는 타 브랜드에 비해 많지 않다”며 “따라서 더본코리아에서 운영하는 브랜드가 서민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브랜드가 입점하면서 주변의 임대료상승을 부추긴다는 의견이 있지만, 더본코리아로 인해 골목상권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그렇지만 더본코리아가 현재보다 좀 더 건전한 프랜차이즈사업을 하려면, 서민들이 점주인 각 브랜드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보다 지속적인 브랜드경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빽다방, 홍콩반점 등 더본코리아 브랜드 식당들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어 교수는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브랜드들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차별화로 인한 고객가치의 증대로 운영하기보다는 백종원 대표의 이미지로 운영이 되는 브랜드들”이라며 “따라서 각 브랜드마다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차별화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시장의 변화에 따라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운영되는 새마을식당의 경우 신규개점보다 계약해지나 명의변경이 2~3배 이상 높고, 한신포차의 경우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좀 더 건전한 프랜차이즈사업을 위해서는 브랜드에 대한 상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가고, 가맹점 관리를 철저히 해서 가맹점주의 수익창출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문정훈 교수는 더본코리아가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정부의 더본코리아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시각 자체가 더본코리아 입장에서는 위협적인 것”이라며 “더본코리아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굉장한 오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더본코리아 가맹점들 자체가 골목상권이며 소규모 창업하는 사람이 골목상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백종원 간판을 달았다고 해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억지”라며 “골목상권 침해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 때부터 거론됐으며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절에는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프랜차이즈를 육성하는 정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골목상권 문제를 정치논리로 가져가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때부터 프랜차이즈를 악의 축으로 규정했는데 이것은 정치적 논리”라고 지적했다.

곽호성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