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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진경준 사태 넘었지만 ‘산 넘어 산’

소비자 기만 논란에 듀랑고도 ‘부진’, 국내외 규제도 부담

공정위, 허위 과장 책임 물어…넥슨 “과징금 문제 법적 대응 검토 중”

넥슨 이미지 추락에도 오웬 마호니 대표 연봉은 77억 원으로 업계 1위

세계보건기구의 게임중독 질병 분류 방침도 넥슨에 부담

넥슨코리아가 요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3개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등을 파는 과정에서 이벤트 아이템 확률을 허위로 과장했다며 총 과태료 2500만원과 총 과징금 9억8400만원을 물렸다. 3개 게임사 중 넥슨이 과징금 9억3900만 원을 받았다.

과징금 문제뿐만 아니라 야심작인 듀랑고가 부진한 것도 문제다. 5일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듀랑고는 113위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코드 등재 문제도 넥슨에게는 부담이다. 게임업계에선 게임중독이 질병 목록에 들어갈 경우 세금이 부과되고,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넥슨 앞에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넥슨의 이미지가 크게 나빠진 상황에서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지난해 보수로 77억 원을 받아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게임업계 연봉 킹이 됐지만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지 나빠진 넥슨

넥슨은 이번 공정위 확률형 아이템 제재 때문에 이미지가 더욱 악화됐다. 확률형 아이템 제재 관련 기사에는 넥슨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많이 있다.

과거 한때 넥슨의 별명은 ‘돈슨’이었다. 넥슨이 ‘돈슨’이란 별명을 가졌던 이유는 현금결제를 강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최근에 있었던 진경준 전 검사장 사건도 넥슨의 이미지를 악화시켰다.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 제재 때문에 비난을 많이 받고 있지만 게임업계에선 확률형 아이템을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 사라지면 그만큼 게임의 재미가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넥슨은 1일 “온라인 게임 서든어택에서 진행한 퍼즐 완성 무료 이벤트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 등을 받았다”며 “이와 관련해 자사는 기본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사안의 해석에 있어 입장의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퍼즐 이벤트 상 표기된 ‘랜덤 지급’이라는 안내는 '상이한 확률의 무작위'라는 의미로 사용됐으나, 공정위에서는 ‘등가의 확률값’으로 해석해 향후 이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퍼즐 완성 이벤트는 이용자들에게 보너스 형태로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자 진행된 것이었지만,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드려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게임 내 모든 이벤트에서 이용자들이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넥슨은 “오늘부터 유료로 판매하는 모든 확률형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공개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용자들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한 노력하고 이 같은 시스템이 확산, 정착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5일 넥슨 관계자는 “공정위 과징금 관련해선 공정위에서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한 것이 1번에서 16번까지의 퍼즐을 랜덤으로 지급한다는 표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며 “랜덤이 1번에서 16번까지의 확률이 동일하다고 오인될 수 있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문제였는데 넥슨은 랜덤이란 표현 자체에 1에서 16번에 해당하는 퍼즐조각의 확률이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연예인 카운트 관련해서 퍼즐조각은 연예인 카운트를 통해서 구매한 아이템 자체가 아니고 부가적으로 제공한 혜택이라서 여기에 대한 확률을 세부적으로 공개할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할 부분이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지금 해석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어서 법적인 대응을 검토 중인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지갑전사’가 장 악한 한국 게임

이런 사건이 발생한 배경에는 ‘지갑전사’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한국 게임업계의 현실이 있다. 지갑전사란 각종 게임 아이템을 돈 주고 왕성하게 구매하는 사람을 말한다.

본래 어떤 게임을 잘 하기 위해선 게임의 규칙을 철저히 숙지하고, 게임을 많이 해서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 국내 게임들은 상당수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게임업계 인사는 “요즘 게임실력은 돈을 얼마나 들이느냐, 좋은 아이템을 얼마나 뽑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요즘 국내 게임시장에선 과거에 히트했던 온라인 게임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다시 나오고 있다. 이렇게 과거 온라인 게임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다시 나올 수 있는 배경에는 게임 이용자들의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휴대전화 단말기의 성능이 향상됐다는 점, 무한요금제가 나와서 통신요금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 꼽힌다.

또 요즘은 ‘자동 게임’에 ‘뽑기’가 성행하고 있다. 자동 게임은 흔히 게임업계에서 이야기하는 ‘오토(auto)’를 말한다. 오토란 사람이 게임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게임을 해주는 기능을 말한다.

게임업계 인사 A씨는 “예전에는 해커가 오토를 만들어서 고객에게 팔았다”고 이야기하고 “본래게임에서 순위를 올리려면 막노동을 많이 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렇지만 요즘은 게임을 오토로 해두면 게임프로그램이 스스로 알아서 게임을 한다. 사람이 움직여야 할 필요가 없다.

A씨는 “1등 하려면 돈을 써야 한다. 뽑기를 해서 좋은 장비를 뽑아야 한다”며 “요즘은 앉은 자리에서 수백만 원씩 쓴다”고 말했다.

그래서 국내 게임시장이 ‘도박판’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게임에선 좋은 아이템을 얻으면 판매할 수 있지만 모바일게임에서는 팔지 못한다. 그래서 모바일게임의 경우에는 게임 계정을 팔고 있다.

A씨는 “요즘 성인들이 게임할 시간은 없지만 돈은 있다”며 “게임에 수십만 원씩 쓸 수 있으니 처음부터 게임이 돈을 쓰도록 설계돼서 나온다”고 말했다.

게임이 성공하려면 막대한 돈 써야

이렇게 게임업계가 돈을 벌려고 애쓰는 이유 중 하나는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려면 막대한 홍보예산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들에게 자신의 게임을 알리려면 광고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서 게임 광고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요즘 국내 게임 중 좋은 게임이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 게임학과 겸임교수는 “국내 게임 내용이 대개 뻔하고 일반인들은 쉬운 게임만 한다”며 “국내 게임업체들이 안전한 길만 가려고 하며 주로 아이템 뽑기나 투기 식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최근 넥슨이 내놓은 게임 ‘듀랑고’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 6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게임 순위를 보면 듀랑고는 112위다.

게임업계 인사 A씨는 “듀랑고는 나쁘지 않은 게임이지만 그리 훌륭한 게임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넥슨의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자회사인 넥슨M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 ‘도미네이션즈’에선 넥슨M의 실수로 2500크라운(게임 내 화폐단위)을 1달러에 판매하는 일이 터졌다.

넥슨M의 실수 때문에 싸게 게임머니를 많이 산 이들이 나오면서, 게임 이용자 중에는 국내 이용자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M에서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중독의 질병등록 문제에 대해선 “게임산업협회나 게임문화재단 등에 대응 중”이라며 “개별회사 단위로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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