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꼴찌 불명예…탈출구는 있나

롯데카드 지난해 ‘나홀로 적자’

서비스 개선 필요하다는 지적 받아

악재들 많아 전망이 밝지 않은 것도 문제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이 요즘 ‘롯데카드의 업계 꼴찌 탈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업계 인사들은 롯데카드의 꼴찌 탈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경쟁이 워낙 치열한데다 롯데카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롯데카드가 민원이 많은 편이라는 점을 꼬집는다. 2017년 말 10만 명당 환산 민원 기준으로 롯데카드는 국내카드사 중 3위다. 롯데카드의 10만 명당 환산 민원 건수는 7.45다. 국내 전업카드사 8곳 중 지난해에 적자를 낸 카드사는 롯데카드뿐이기도 하다.

롯데카드는 올해 1월 새로운 카드를 내놓고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때 나온 카드가 라이킷(LIKIT)’ 3종(LIKIT FUN/LIKIT ON/LIKIT ALL)이다.

업계 인사들은 롯데카드가 새로운 카드를 내놓은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지만 롯데카드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의 수를 줄이고, 더욱 창의적이고 참신한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더 급하다고 이야기한다.

롯데카드가 ‘꼴찌 탈출’하려면

업계 인사들은 롯데카드가 업계 꼴찌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서비스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카드 부채증명서 문제다.

법무사 A씨는 “롯데카드는 부채증명서 발급수수료 3000원을 받는데 현장에서 수납하지 않고 은행에 가서 계좌에 입금하라고 한다”며 “인터넷 뱅킹이 되는 사람은 불편하지 않지만 노인들은 은행에 직접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카드는 “현재 당사에서 직접적 금전 출납은 없는 상황이며, 이는 자금불출의 투명성 및 입금 시 부채수수료에 대한 자동 회계처리 등의 목적”이라며 “발급수수료는 현재 증명서 발급에 대한 실비성격으로 수령하고 있으며, 수수료 면제에 대한 부분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롯데카드의 경우 부채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곳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 은행계 카드사들은 은행 영업점에서 부채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고, 전업계 카드사 중 대형사들은 부채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 지점이 많다.

이런 주장에 대해 롯데카드는 “현재 전국 22개 채권지점 및 사무소에서 부채증명서 발급을 하고 있고 당사 홈페이지 및 고객센터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부채증명서 발급 수수료는 없고, 부채증명서를 전국 신한카드 지점에서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는 부채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자체수납하고 있고 계좌이체도 할 수 있다. 부채증명서는 삼성카드 객장에서 받을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부채증명서 발급수수료는 받지 않고 있으며, KB국민카드 홈페이지와 KB국민은행이나 KB국민카드 영업점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NH농협카드 부채증명서는 농협은행 및 농‧축협 영업점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NH농협카드도 카드 부채증명서 발급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현대카드는 부채증명서 대신 ‘금융거래 확인서’를 발급해주며, 발급 관련 수수료는 없다. 금융거래 확인서는 온라인 상담을 통해 받을 수 있으며 택배나 우편 등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받아볼 수 있다.

우리카드는 부채증명서를 우리카드 콜센터, 우리카드 홈페이지, 우리은행 영업점에서 받을 수 있다. 은행지점에서 증명서를 받을 경우에는 2000원을 내야 하지만, 콜센터를 통해서 받을 때는 수수료가 없다.

하나카드의 경우 부채증명서를 콜센터로 신청하면 수수료가 무료다. 은행에 가서 증명서를 받을 경우에는 수수료 2000원을 내야 한다.

민원 많은 롯데카드

롯데카드는 민원이 많은 카드사다. 롯데카드의 2017년 10만 명당 환산 민원 건수는 7.45명으로 하나카드와 현대카드에 이어 3위다. 2016년에는 2위였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2015년 민원건수는 587건, 2016년 민원건수는 672건으로 전년(587건) 대비 14.5% 증가했다”며 “이는 업계 전체적으로 DCDS 관련 민원 증가가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DCDS는 카드사가 수수료를 받고 회원에게 사망 등 사고가 생겼을 때, 카드채무를 면제하거나 결제를 유예해 주는 상품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2015년 5월에 발표된 민원평가 결과는 2014년도 민원평가 결과로, 2013년과 2014년은 2013년 개인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증가한 민원에 기인했다”며 “롯데카드는 금융소비자보호규정을 제정해 업무 전반에 걸쳐 소비자보호 지침을 준수하고, 정기적으로 고객접점부서는 물론 전사관리자 교육과 전문가 양성을 통해 민원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롯데카드는 매월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를 진행하면서 각종 소비자보호제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원도 문제지만 롯데카드는 노동생산성도 낮았다. 이달 3일 기준으로 7개 카드사 가운데 노동생산성이 제일 낮은 곳은 롯데카드였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하락하면서 노동생산성도 같이 떨어졌다. 지난해 직원 숫자는 전년과 비슷했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노동생산성은 2764만원이었다. 이는 전년(6480만원)에 비해 57% 줄어든 것이다.

롯데카드는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감소했고 지난해 3분기 영업권, 투자주식 평가손 등 일회성 평가손실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창의력이 필요한 롯데카드

롯데카드는 지난해 128억 원의 적자를 냈다.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115.9% 줄어든 것이다. 롯데카드는 국내 전업카드사 8곳 가운데 지난해에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롯데카드 실적에는 지난해 3분기 롯데백화점 카드사업 부문 인수과정에서 생긴 영업권 손상 인식으로 인한 잔여분 318억 원을 전액 상각한 것이 영향을 줬다.

영업권은 특정 기업이 같은 업종의 타 기업보다 더 큰 초과이익을 낼 수 있는 무형자산을 말한다. 이것은 재무제표에 표시가 된다. 법인세법시행령 제24조에 따라 합병한 회사가 가져간 영업권은 피합병법인 또는 분할법인의 상호·거래관계 기타 영업상의 비밀 등으로 사업상 가치가 있어 대가를 준 것에 한해 감가상각하게 돼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잔여분 상각과 관련해 “우선 회사의 영업과는 무관한 일회성 요인을 상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인사들은 카드업계가 수수료 인하 등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롯데카드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고금리 인하나 조달금리 인상도 부담이다.

롯데카드도 악화되는 영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2일 인공지능 챗봇(Chatbot) 서비스 ‘로카’를 홈페이지 및 앱, 카카오톡을 통해 공개했다. 롯데카드는 정맥인증 결제서비스인 ‘핸드페이(Handpay)’도 내놓았지만 아직 큰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 인사들은 롯데카드가 대중들이 친숙하고 빈번하게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창의적인 서비스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 가계부채 문제를 고려해서 보수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견해도 있었다.

한상일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과 교수는 “가계부채 비율이 거의 찬 것으로 보인다”라며 “신용시장의 조정이 이뤄지는 동안 보수적 운용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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