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ㆍ위메프ㆍ티몬 3사 ‘생존 경쟁’ 중

쿠팡 “유동성 위기 없다” … ‘약점’ 발목

이미지 개선 시급한 위메프

성장 중인 티몬 ‘적자’가 문제

소셜커머스 3사가 ‘죽음의 경주’를 벌이고 있다. 쿠팡‧위메프‧티몬 3사가 적자를 내면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3사가 치열한 경쟁을 하는 이유는 소셜커머스 시장 구조가 ‘살아남는 자가 다 갖는’ 승자독식구조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쿠팡‧위메프‧티몬 3사 중 최소 1개는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3개사 중 1개가 문을 닫으면 나머지 2개 회사는 상당한 이익을 챙기게 된다.

업계 인사들 중에는 치열한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위메프와 티몬이 무너지면 승자가 된 쿠팡은 나스닥에 상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쿠팡에게는 최고의 시나리오지만 그것이 실현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비록 쿠팡이 상당한 적자를 내면서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선 쿠팡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반면 위메프나 티몬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이 나온다. 쿠팡은 막대한 적자를 내면서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맷집’이 좋지만 위메프나 티몬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쿠팡은 살아남을 것인가

결국 쿠팡이 무너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많았지만, 쿠팡은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다.

쿠팡의 2017년 매출은 2조6846억 원이다. 2016년 매출 1조9159억 원에 비해 7686억 원 늘었다. 비율로는 40% 이상 늘었다. 쿠팡은 2017년 4분기 매출은 전년에 비해 60% 이상 성장했다.

쿠팡은 “기말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잔액은 약 3030억 원이었다”며 “이후 쿠팡은 2018년 미국 법인이 보유한 기존 투자금 가운데 약 5100억 원을 증자 형태로 한국 법인 자본 확충에 사용했고 이에 따라 기말 기준 보유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잔액은 약 8130억 원 규모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2017년 매출총이익은 2016년 3896억 원에서 5181억 원으로 불어났다. 영업손실액은 6388억 원이었다. 영업손실률은 2016년 30%에서 2017년 24%로 낮아졌다.

쿠팡은 지난해에도 막대한 투자를 해 물류 인프라를 확장했고 상품 셀렉션도 대폭 늘렸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의 고객들은 수백만 가지의 상품 중 원하는 상품을 매일 자정까지 주문하면 99.7% 하루 이내에 바로 받아보게 된다”며 “앞으로도 고객을 위해 좋은 품질의 상품 셀렉션을 끊임없이 확대할 것이며, 빠르고 편한 로켓배송과 결합해 스트레스 없는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쿠팡의 발목을 잡을만한 것 중 첫째가 심한 경제 불황이다. 지금도 내수경제는 좋지 않지만 내수 불황이 더욱 심해지면 쿠팡도 궁지에 몰릴 수 있다.

거대한 적자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쿠팡을 살려준 것은 투자 유치다. 쿠팡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5번 증자를 해서 2000억 원의 자금을 만들었다. 이렇게 투자가 들어왔다는 것은 앞으로 쿠팡이 돈을 많이 벌 것을 기대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지만 한국 경제 규모가 작아지면 쿠팡의 가치도 같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 등 소수 수출품목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사실 취약한 체력을 갖고 있다. 한국경제 전망이 어둡다면 쿠팡의 전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반도체-철강-조선-자동차-정유 등 몇몇 업종이 한국 수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산업별-기업규모별 격차가 큰 상황”이라며 “이는 반도체 불황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만큼 여파가 크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다른 약점들

쿠팡의 대표적 약점은 바로 ‘쿠팡맨’이다. 쿠팡의 상징인 쿠팡맨이 쿠팡의 약점인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미국 아마존은 물류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배송은 배송업체에게 맡겼다.

반면 쿠팡은 ‘쿠팡맨’에게 배송을 맡기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최저임금이 오르고 있고, 이번 정부의 근본적 경제정책방향이 ‘소득주도성장’이기 때문에 쿠팡의 부담이 커지면 커지지 줄어들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노사관계도 쿠팡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문제다. 언제라도 쿠팡맨 노조와의 다툼이 벌어지거나 노조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쿠팡이 다른 인터넷쇼핑몰과 비교했을 때 개성이 약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마존이 거대한 미국이나 영어권 국가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쿠팡은 비좁은 한국 시장만을 갖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그러나 쿠팡의 장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는 “쿠팡이 확보한 물류는 단순히 물류가 아니라 사용자경험의 연장선상”이라며 “모바일서비스의 핵심이 seamless한(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이란 측면에서 쿠팡은 경쟁사 대비 우위를 명확히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로켓배송과 중개가 아닌 자체 사입 판매 물량 증대는 아마존의 전략과 동일하며 중국의 징동상청과도 동일하다”며 “손실에 대해 이슈가 많지만, 매출 성장세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면 결국 영향력 증대, 소비습관 변화를 리딩하는 교란적 혁신 기업으로서 계속 성장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쿠팡의 전망에 대해 “플랫폼 비즈니스하는 사람들 관점에서 보면 비관적이지는 않은 듯하다”며 “한국은 규제가 심해서 물류비용을 줄이는 것이 큰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아마존 같은 경우 상당수의 배송을 시간제 임시직원에게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아마존은 물류비용을 절약하지만 쿠팡은 그것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위메프‧티몬은 적자 축소가 중요

쿠팡을 추격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 중 대표적인 업체 두 곳이 위메프와 티몬이다. 업계 인사들은 위메프의 최대 과제는 이미지 개선이라고 꼽았다.

위메프는 2015년에 채용 갑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있었다. 이런 사건들 때문에 위메프는 이미지가 많이 악화됐다.

업계 인사들은 위메프와 티몬 모두 일단 적자를 줄이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메프나 티몬은 쿠팡에 비해 규모가 작은 만큼 더욱 재정이 튼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업계 인사들은 위메프나 티몬 모두 쿠팡이 미처 생각해 내지 못한 틈새시장을 찾아내 장악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규모가 큰 쿠팡과 정면 대결하기 보다는 지혜롭게 실리를 챙기는 경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티몬은 슈퍼마트 및 여행상품 거래액 증가 덕택에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에 비해 45% 이상 성장했다. 온라인 최저가 생필품을 파는 ‘슈퍼마트’는 지난해 티몬에서 제일 크게 번창한 사업부문이다. 소포장 묶음 판매, 당일 예약 배송 등을 제공해 인기를 얻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4% 불어났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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