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주주 SK와 인연…전폭적 지원

후니드, 4년 만에 2배 이상 성장…영업이익률, 대기업 급식업체 수준

후니드 주요 주주, 최태원 SK회장과 5촌 조카ㆍ당숙 관계

2016년 베이스HD로 대주주 변경…최 씨 일가와 SK맨 안방?


급식위탁업체 후니드의 성장이 눈부시다. 후니드는 지난해 매출액 1888억 원, 영업이익 114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과 비교해 4년 만에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2배 이상 뛰었다. 놀라운 성장세다.

영업이익률도 높은 수준이다. 후니드의 지난 3년간 6%대를 오르내리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보통 이 수준의 영업이익률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등 대기업 계열의 급식업체들이 기록한다는 점에 후니드의 규모에 비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중소급식업체의 영업이익률은 2~3%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서는 후니드 성장의 비결을 SK와의 관계로 본다. 후니드는 현재 SK텔레콤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ㆍSK건설ㆍSK케미칼ㆍSKC&C 등 거의 모든 SK그룹사의 직원식당에 급식을 지원한다. SK계열사가 아님에도 SK와의 거래 속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후니드가 SK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후니드 주요 주주 중 한 명인 고(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 최영근 씨가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과 5촌 조카와 당숙지간이기 때문이다.

장자 승계가 일어나지 않은 SK…후니드는 보은 차원?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는 1953년 인수한 적산(敵産)기업 선경직물을 기반으로 일어섰다. 이후 1960년대 섬유수출 경기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고, SK는 재계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0순위’ 예비 재벌이었다. 그러나 SK가 막 재벌권에 발을 들여놓으려던 1973년 48세의 창창한 나이에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최종건 창업주 별세 이후 경영권은 3살 아래 동생 고 최종현 SK그룹 2대 회장이 물려받았다. 최 창업주의 장남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당시 나이는 23살이었다. 기업 경영에 나서기에는 어린 나이였다.

25년 후인 1998년, SK 오너가 2세들 5인방이 한 자리에 모였다. 경영권 승계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채 최종현 회장이 지병으로 69세의 나이에 별세하자 그룹을 이끌어갈 계승자를 결정하기 위한 자리였다. 결국 최종현 전 회장의 장남 최태원 현 SK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 그룹을 승계했다. 경영권이 큰 집에서 작은 집으로 넘어간 것이다.

당시 재계에서는 창업주 별세 이후 20년 넘게 그룹 내 무게의 추가 최종현 회장 쪽으로 넘어가 있어 창업주의 아들인 최윤원 전 회장이 힘을 쓸 수 없었다는 얘기가 돌았다. 최 전 회장이 크게 욕심을 내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최 전 회장은 미국 엘론대(경영학)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1978년 선경합섬(SK케미칼 전신)에 입사한 뒤 내내 선경합섬을 벗어나지 않았다. SK그룹이 1980~90년대에 석유화학(SK)과 정보통신(SK텔레콤)을 두 기둥으로 성장한 점에 비춰보면 그는 계속해서 변방에 머물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에 줄곧 미련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1992년 SK케미칼 부회장에 오른 뒤로는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에게 권한을 일임했고, SK케미칼 회장으로 있던 2000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최 전 회장의 아들이 후니드 주요 주주 최영근 씨다.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과는 5촌 조카와 당숙 지간이다. 후니드가 SK계열사가 아님에도 SK그룹의 급식 사업을 도맡아하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매출 2000억 원 육박하는 후니드…SK 덕분

후니드가 자사 홈페이지에 밝힌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13년 928억 원, 2014년 1407억 원, 2015년 1510억 원, 2016년 1505억 원, 2017년 1888억 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3년 54억 원, 2014년 90억 원, 2015년 90억 원, 2016년 87억 원, 2017년 114억 원 등으로 4년 만에 2배가 넘는 이익을 냈다.

후니드가 밝힌 전국의 사업장도 SKT본사, SK건설 본사, SK네트웍스 본사, SK하이닉스 이천, SKI 대덕연구단지, SK 케미칼 청주공장, SK건설 증평 현장, SK 머티리얼즈, SK 케미칼 울산, 안동 공장 등 SK계열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후니드 주요 주주 구성 및 지분내역은 (주)베이스에이치디(38.71%), 최영근(9.10%), 최은진(9.06%), 최현진(9.06%), 허기호(8.46%), 김건호(6.80%), 윤석민(4.9%), 김채헌(1.78%), 김남호(1.66%) 등이다. 최씨 일가의 지분은 30%에 육박하고 있다.

후니드는 배당규모도 상당했다. 최근 3년간 2014년 29억 원, 2015년 50억 원, 2016년 34억 원 등 평균 30억~50억 원을 배당해온 후니드는 지난해 말 기준 40억 원을 배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홈페이지에 따르면 특이한 점은 후니드에 대한 감사가 실시된 곳이 SK타워 을지로점이라는 것이다. 후니드는 여의도 사무실과 가락동 사옥을 보유하고 있다.

후니드는 태영그룹과도 관련이 깊다. 현재 후니드 지분 4.9%를 보유한 윤석민 태영건설 부회장은 윤세영 태영그룹 명예회장의 외아들이다. 지난 2013년 후니드는 윤 부회장이 지분 99%를 보유한 태영매니지먼트를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당시 태영매니지먼트는 2012년 매출 204억 원 가운데 67%에 해당하는 137억 원을 태영건설과 태영인더스트리 등 계열사 지분 매출에서 발생했다.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및 증여세 과세 대상에도 포함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후니드가 태영매니지먼트를 합병하면서 윤 부회장의 지분율은 뚝 떨어졌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 벗어나게 된 것이다.

후니드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후니드는 지난 2010년 태영건설 본사 직원식당 급식 서비스를 맡은 이후 태영그룹 일감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는 태영건설 본사, SBS 프리즘타워, 태영건설 창원 현장 등 태영그룹과의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감 몰아주기를 의식한 듯 후니드는 2016년 말 베이스HD로 대주주를 변경했다. 제3자에게 1대 주주 지위를 양도한 것이다. 베이스HD는 전문 건설사인 ‘까뮤이앤씨’, 소방산업 전문기업인 ‘파라텍’, 와인 수입전문 기업인 ‘금양인터내셔날’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후니드의 최대 주주가 되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견해도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베이스HD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8억 원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베이스HD의 주요 주주들도 SK 출신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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