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의심 이용자에 무리한 이용제한

엔씨 측, 불법프로그램 의심…절차대로 제재

이용자 “불법프로그램 아니다…일방적·무리한 이용제한”

청원글 작성자 이외에도 또 다른 피해자 있어

아이템 당첨 ‘확률조작 의심’ 주장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본사 전경.

예진협 기자

엔씨소프트의 대표게임 리니지M 이용자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본사인 엔씨소프트가 고객을 상대로 불법프로그램 사용을 의심해 일방적이고 무리한 이용제한을 하는 등 자사고객을 상대로 갑질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 청원글을 올린 이용자 A씨는 리니지M을 하던 중 엔씨소프트로부터 일방적이고 무리한 이용제한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엔씨소프트에서 제공하는 리니지M 모바일 게임을 하던 중 최근 사측으로부터 ‘억울하고 황당한’ 고객 대응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청원 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올해 2월 말경 불법프로그램 의심 신고자로 게임 내에서 쪽지를 받았다. 글쓴이는 엔씨소프트 홈페이지의 일대일 문의를 통해 자신은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시 A씨는 불법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사용하는 방법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A씨의 청원내용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측은 지난 2월 26일 1차로 A에게 경고의미의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리니지M 고객센터는 “리니지M은 보다 건전하고 쾌적한 게임 환경 조성을 위해 고객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해당 메시지는 매크로 기능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신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고 의심되는 일부 고객들께 발송된 내역으로 확인되며, 이후 매크로 기능을 이용한 비정상적 플레이 및 외부 프로그램 사용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별도의 조치는 없는 점 참고해 달라”고 전했다.

이어 “앱 플레이어를 통해 접속하는 것만으로는 제재 대상이 되지 않지만, 리니지M 내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추가 기능을 사용할 시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후 3월 27일 A씨는 엔씨소프트 측으로부터 3일간 계정제한 조치를 당했다.

고객센터는 “고객님(A)의 경우 불법 프로그램 사용 빈도에 따른 시스템 영향도 및 정상적인 플레이 빈도를 고려해 이용제한이 적용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에 추가적으로 불법 프로그램 사용 기록이 확인될 경우, 영구 이용 제한 조치가 진행되고, 제한 적용 시 해제의 도움을 드리는 것이 불가하니 주의해 달라”라고 전했다.

이후 4월 11일 A씨는 엔씨소프트 측으로부터 30일간 계정제한 조치를 당했다.

고객센터는 “공지문을 통해 안내 드린 대로 운영정책 위반 계정을 대상으로 제한이 진행됐고, 신고 접수자에 대해서는 안내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세부 검출 기준 및 제재가 진행된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외부로 유출 시 기준을 우회하는 등의 여지가 존재하고 있기에 안내드리는 것이 불가능한 점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A씨는 “고객센터에서도 간단한 전화 상담만 이루어질 뿐 어떠한 소명도 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며 “고객 대응을 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하여 대기업의 횡포로 생각됐다”고 청원의 취지를 전했다.

이어 “이 게임(리니지M)을 접하게 된 대다수는 적게는 몇 십만 원에서 많게는 몇 십억을 사용하게 하는 게임으로 본인도 웬만한 중형 세단 차량 값을 사용했다”며 “문제는 그에 따른 고객대응 서비스가 말도 안 될 정도로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점이고, 더 큰 문제는 본인처럼 불법 프로그램 사용 이용자가 아닌데 그것을 소명하고 증빙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재 엔씨소프트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라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불법 프로그램 아니다…일방적·무리한 이용제한”

A씨는 “개인으로는 대기업을 상대로 어떠한 규명도 할 수 없고 근거 자료를 요청해도 받을 수 없다”며 “엔씨소프트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일방적인 통보만을 하고 고객에게 정신적, 물질적으로 큰 피해를 주면서 글자 몇 자로 통보만 한다”고 전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엔씨소프트는 무분별한 과금유도를 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서비스는 그에 맞지 않은 횡포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A씨는 “명백한 근거 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저와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이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며 “사측에 아무리 소명해도 받아 주지 않고, 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없기에 너무나 답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엔씨소프트 측은 “이 분은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아 억울하다고 소명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이용자의 계정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청원글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도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며 “아무 이유 없이 제재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프로그램 이용자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이들은 같은 게임이용자들이기 때문에 게임을 운영하는 사측 입장에서는 다른 이용자들이 이러한 피해로 게임을 떠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매뉴얼에 따라 제재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현재 자동프로그램으로 육성대행을 하는 것을 법으로 제재하는 법안이 발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청원글 작성자 이외에도 같은 형태의 갑질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리니지M 이용자 B씨는 “게임을 하던 중 억울하게 영구정지를 당했는데, 결국 엔씨소프트의 실수로 판명됐지만 아무런 보상도 없없다”며 “게임 자체가 사행성이 너무 높은 것도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리니지M의 이용자 C씨는 “범죄를 저지른 이들조차도 자신이 저지른 죄목을 알고 형벌을 받는다”며 “이용자 입장에서 엔씨소프트에 의한 영구정지 등 일방적이고 과도한 징계는 정확한 확인절차 없이 독자적인 판단이나 근거 없는 신고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아이템 당첨률 ‘확률조작 의심’ 주장

한편 <엔씨소프트 게임 내 확률조작 조사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글도 있었다. 이 청원글은 리니지M 게임에 대한 확률조작이 있고 이를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글쓴이가 밝힌 이벤트 내용은 게임 내 아이템을 모아서 상자를 제작해 상자에서 무작위로 아이템이 당첨되는 방식인데 제작 시 실패할 확률도 갖고 있다.

글쓴이가 제기한 문제점은 이벤트 연장전에는 실패할 확률이 매우 낮고 상자 제작용 아이템의 당첨률도 높아 3시간 동안 약 100개 전후로 모이는데, 이벤트 연장 후 에는 대부분이 실패하고 3시간 동안 상자 제작용 아이템의 당첨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이어 “그 외 서버점검이나 패치 후 아이템 당첨률이 높아지면 서버점검을 한다는 이유로 서버 다운 후 당첨률을 하락시킨다”며 “게임 내 캐쉬아이템에서 제일 좋은 아이템 나올 확률은 0.00004%에서 0.00006%로 로또 1등 걸리는 수준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엔씨소프트 측은 “억지주장이다. 확률조작을 하지 않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며 “이벤트 당첨확률이 굉장히 낮다는 말인데 사측도 아이템을 많이 드리고 싶으나 게임 내 시장이 교란되는 등 형평성 문제도 있어서 확률에 차등이 있는 것이다. 가치가 있는 아이템은 당첨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진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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