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폐쇄 일방 통보에 노조 반발

홈플러스 사측 “점포 폐점은 경영효율화의 일환”

홈플러스일반노조 “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 통보”

홈플러스노조 “곶감 빼먹기 식 구조조정 시작 아닌지 우려돼”

홈플러스 노사관계가 점포 폐쇄 문제 때문에 악화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해 9월 동(東)김해점, 11월 부천 중동점 등 두 개 점포를 폐점한다고 밝혔다.

동김해점은 홈플러스가 지역 마트를 인수해 만들었다. 부천 중동점은 예전에는 홈에버 점포였다. 홈플러스는 해당 점포 근처에 경쟁사 점포가 있어 수익성이 악화돼 폐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사측이 점포를 폐점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홈플러스일반노조와 홈플러스 노조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홈플러스에는 노조가 현재 총 3개가 있다. 홈플러스일반노조는 까르푸와 홈에버 노조에서부터 이어진 노조다. 홈플러스 노조는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를 지칭한다. 나머지 노조 1개는 한국노총 소속 홈플러스 노조다.

노조가 뿔난 이유

홈플러스일반노조와 홈플러스 노조는 모두 사측의 점포 폐점 입장에 대해 부정적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달 18일 홈플러스 사측이 경남 동김해점 폐점과 부천 중동점 매각을 일방적으로 노동조합에 통보하고 발표했다”며 “홈플러스가 2015년 사모펀드 MBK로 매각된 이후 사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고 직원들의 고용에 큰 문제가 생길 경우 반드시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하겠다고 수차례에 걸쳐 약속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의 이번 발표는 그간의 약속을 스스로 뒤집은 것으로 노사간의 신의를 일방적으로 깨버린 어리석은 행위”라며 “노조는 이번 동김해점 폐점과 중동점 매각을 시작으로 회사와 MBK가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매각 작업에 돌입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노조는 매출 적자를 이유로 폐점과 매각이 시작된다면 이것에서 자유로운 매장이 과연 몇 개나 되겠느냐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MBK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우리는 MBK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며 “MBK는 대표적인 기업사냥꾼으로 악명 높은 회사이며 기업을 사고 팔아 수익을 남기는 투기자본인 MBK가 폐점과 매각 등을 통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면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선언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사측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고 2개 매장 외에 다른 계획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홈플러스일반노조는 지난달 20일 발간한 소식지에서 “MBK가 드디어 분할매각을 시작했다”며 “조합도 법인별 분리매각과 점포별 부분매각에 있어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단 한 번의 대화없이 MBK는 신의를 저버리고 부분매각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사측의 주장

홈플러스 노조가 “사측이 구조조정과 매각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는 질문에 홈플러스 관계자는 “실적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김해점(9월), 부천 중동점의 영업을 올해 11월에 종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김해점과 중동점 모두 매각이 아니라 폐점이 바른 표현”이라며 “이것은 이마트,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과 같이 경영효율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홈플러스 노조가 “동김해점 폐점 및 중동점 매각계획을 노조나 직원들에게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반론을 내놓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단협 22조 조항은 분할, 합병, 영업양도 등 이른바 M&A(기업인수합병) 상황에서 조합원과의 고용안정을 위한 내용”이라며 “따라서 폐점 및 사업장 철수의 경우는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측이 폐점 및 사업장 철수의 경우는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 볼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홈플러스일반노조는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홈플러스일반노조 관계자는 “명확히 직원과 조합에 협의나 이해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이에 노동조합은 법적으로 단협 위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홈플러스일반노조가 “경기 일산점, 경기 원천점, 서울 면목점, 부산 해운대점, 부산 장림점 등이 매각 대상점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사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사측의 부인에 대해 홈플러스일반노조는 “사측은 중동점 매각을 매각발표 2일전까지도 소문이라 했다”며 “그것도 직원이 아닌 임원이 저희에게 직접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이 아니라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와야 할 것”이라며 “이들이 명확히 사실 근거를 입증하지 못하기에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일반노조는 2017년 7월 3일부터 12번에 걸쳐 경기 중동점 매각 관련 사실 관계 확인 요구를 했는데 지난달 3일까지도 홈플러스 사측이 매각은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실적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 고려해 동김해점(9월), 부천 중동점의 영업을 올해 11월에 종료하기로 한 것”이라며 “폐점 결정과 함께 즉시 점포 및 임대점주들께 상황을 설명했고 동김해점, 부천중동점 근무자들은 모두 합리적 기준과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인근 점포에 근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홈플러스일반노조는 “사측이 매각 2일전까지 매각은 없다”고 답변했고 “현재 매각에 있어 사측은 매각 대상자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직원을 위한 배려 부족”

사측의 해명에 대해 홈플러스일반노조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및 미국 금리인상으로 홈플러스 매각은 전체 매각이 아닌 부분매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M&A시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1월 공식적인 명예퇴직이 진행됐고 신사업으로 많은 직원이 이동 중”이라며 “계산대 자동화가 진행될 것이고 업무 구조 개편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점 폐점 문제와 관련해선 “회사에서 명확히 매각이라 했고 중동점 부지에는 49층 높이 오피스텔이 들어서며, 사측은 매각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일반노조 관계자는 “​현재 중동점에 영업 중인 협력업체(임대업자)등은 매각이라고 알고 있고 본사에서도 임대업자에게 매각이라 통보하며 이달 중 모두 재계약 없이 철수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 노조도 점포 폐점을 결정하기 전에 노조와 협의를 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이 인근점포에 가서 일하게 되더라도 자기 승용차로 30분이나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거리”라며 “다른 매장으로 가야 되는데 근로조건이라든지 생활에 큰 변화가 있게 되며 고용불안에 대한 문제이므로 당연히 노조와 협의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노사관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구조조정의 시작이고 앞으로 곶감 빼먹기 식으로 본격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경계를 갖고 있다”며 “MBK는 사모펀드이고 투기자본이어서 홈플러스를 백년 천년 경영할 것이 아닌 것이 자명하고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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