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행태에 입주 예정자들 ‘분노’

입예협 “일방적 준공연기하고 미팅도 세 번 파기”

엠시에타 “계획 변경 가능성 고지했다”

다음 달에 설명회 개최 예정…갈등 봉합 어려울 듯

광명역 태영데시앙 입주예정자들과 태영건설(시공사), 엠시에타개발(시행사)의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대립하고 있는 이유는 아파트 비(非)주거부 준공연기 때문이다. 시행사 엠시에타는 태영건설의 계열사다.

태영건설 측은 입주예정자들에게 “비주거부 시설물의 용도, 위치, 규모 등을 변경하기 위해 설계변경을 신청했으며 지난해 11월 24일 사업계획변경 승인이 완료됐다”고 공지했다.

이에따라 입주예정자들은 비주거부 준공 연기 때문에 생기는 불편을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본래 준공 예정시점보다 1년8개월이 늦어졌다. 광명역 태영데시앙 입주시점은 2020년 1월이다. 비주거부가 준공되려면 2020년 1월에서 1년 8개월이 지나야 한다는 이야기다.

시행사인 엠시에타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의 불만과 관련해 “기존 주거부 분양계약서 및 공고문에 비주거부에 대한 계획변경 가능성, 이에 따른 조망, 소음, 비산먼지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고지했다”며 “실제 사업계획변경승인 후 재산가치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발생 가능한 소음, 비산먼지, 통학로 확보 등의 대책을 수립해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며 수분양자에게 충분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입주예정자들이 더욱 분노한 이유는 태영건설과 엠시에타가 입주예정자들에게 사과를 하거나 설명회를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입주예정자들의 분노가 커지자 올해 4월부터 시행사와 입주예정자들의 대화가 추진됐다. 그러나 광명역 태영데시앙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지난달 17일 태영건설과 엠시에타가 총 세 번 공식미팅을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준공 왜 늦어졌나

광명역 태영데시앙 아파트는 일직동 광명역세권 택지개발 사업지구에 건립된다. 이 아파트 단지는 6개 동, 1500가구 규모 단지다. 오피스텔인 광명역 태영데시앙 루브 1개동도 같이 들어선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지난달 17일 “입주까지 공사기간이 타 단지에 비해 2배 가까이 소요되는 3년 6개월임에도 입주자모집공고 상의 ‘비주거부 복합단지용지에는 광명미디어타워(1~25층)~(생략)~등으로 계획돼 있으며 주거부와 동시 준공예정’이라는 엠시에타개발의 주장을 믿고 기다린 수분양자들에게 태영건설과 엠시에타개발은 준공예정이니 언제라도 변경될 수 있다는 논리로 관련사항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나 설명회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엠시에타 관계자는 비주거부 시설 준공시기가 20개월 연기된 이유에 대해 “기존 비주거부 사업계획승인은 앵커테넌트(핵심 점포)없이 일반 판매시설 등으로 계획돼 상권 활성화 및 복합단지의 역할이 미비할 것이 우려되고, 기존 수분양자 및 광명시 요청으로 복합단지 내 대형 백화점 및 영화관등 앵커테넌트 유치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됐다”며 “대형 백화점등의 유치에 따른 주차장확대로 지하 2개 층이 추가로 계획돼 공사기간이 증가됐다”고 설명했다.

엠시에타 측의 주장에 대해 입주예정자협의회(입예협) 관계자는 “시행사는 백화점 유치에 따른 사업기간 변경이라고 하지만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주거부분 분양 시 이미 광명시와 엠시에타ㆍ 태영간의 MOU(양해각서)를 맺으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한 사항”이라며 “그때의 청사진에는 대형 유통시설, 극장, 호텔 방송국 시설 등 지금의 시설 대부분이 그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또 입예협 관계자는 “계약서 유의 사항에도 분명히 명시돼있었다”며 “백화점이 확대되면서 늦어졌다고 하지만 공사가 지연되는 것의 이유로 대형 유통시설과 백화점의 차이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고 최초의 조감도에는 4개동이 있는 반면 최종 조감도에는 오피스 1개동이 통째로 없어지고 방송 시설은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대형 수영 시설인 스포렉스가 백지화되는 등 축소된 부분도 상당하기에 백화점 유치에 따른 공사 지연은 있을 수 없으며 우리의 주장대로 아파트 분양 시 애초에 동시 준공은 불가능한 걸 수분양자들에게 동시분양이라고 속여서 계약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입예협과 시행사의 갈등

입예협은 1500세대가 입주해 있는 상태에서 20개월 동안 공사를 하면 소음, 비산먼지, 안전한 어린이 통학로 확보 문제 등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엠시에타 관계자는 입주예정자 보상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존 주거부 분양계약서 및 공고문에 비주거부에 대한 계획변경 가능성, 이에 따른 조망, 소음, 비산먼지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고지했다”며 “실제 사업계획변경승인 후 재산가치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발생 가능한 소음, 비산먼지, 통학로 확보 등의 대책을 수립해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며 수분양자에게 충분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입예협은 “모든 유의 사항은 입주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쓰는 것이 대부분인데 유독 비주거 준공일 관련사항은 자랑이라도 하듯 모집공고문에 동시준공이라고 써뒀다”며 “예정이나 계획의 변경 가능성은 홍보를 한 내용에 관하여 한정된 것으로 모집공고상의 유의 사항에 써 있는 내용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경미한 변경 사항에 대해서 변경 가능하다고 곳곳에 나와 있지만 준공 2년 지연이 경미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입주예정자들은 태영건설과 엠시에타가 입주예정자협의회와의 공식미팅을 3번 파기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갖고 있다.

이들은 당일 아침 면담이 파기됐고, 면담 전날에 회의장소가 일방적으로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한 달 전에 약속된 본부장과의 미팅이 당일 약속을 이유로 파기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엠시에타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지분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엠시에타개발이 사업시행자로서 엠시에타개발 담당 팀장이 면담을 계속해 왔으나, 수분양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4월 25일 입주예정자 협의회에 본부장이 직접 사과 했다”며 “현재 입주예정자 전체를 대상으로 사업추진현황 및 비주거부 연기사유에 대해 6월 중 현안설명회를 개최하기로 입주예정자 협의회와 협의완료했다”고 말했다.

엠시에타의 주장과 관련해 입예협은 “6개월 간 수천 건의 민원과 본사와 시청 두 곳에서의 시위 끝에 다음달 22일 현안설명회를 개최한다고는 하지만 현안 설명회에서 무엇을 들고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지금처럼 늦어진 이유를 둘러대거나 현실적인 보상 대책 없이 먼지 조금 덜 나게 공사한다는 걸로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면 오히려 입주예정자들의 더 거센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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