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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후계자 구광모, 역대급 상속세 어떻게 납부하나

‘구광모’의 LG 앞에 놓인 첫 관문, 상속세…재원 마련ㆍ방식 관심 집중

구광모 상무, 1조원 대 상속세 납부 전망…재원 마련 방안 분분

구본무 회장 지분 일부만 상속? 판토스 상장? 공익법인 출연?

역대 상속세 납부 규모 1위는?…하림 편법 증여 다시 도마에


  • 22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에서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운구차량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별세하면서 앞으로 LG를 이끌 후계자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그룹 지주회사인 ㈜LG는 지난 17일 구 상무를 ㈜LG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구 회장의 뇌종양 수술 후유증이 악화되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재계의 이목은 구 상무가 어떤 방식으로 LG그룹의 경영권을 손에 거머쥘지다. 현재 ㈜LG의 최대주주는 11.28%의 지분을 보유한 구 회장이며 구본준 부회장이 7.72%, 구 상무는 6.24%를 보유했다. 이 가운데 구 회장의 지분을 구 상무가 상속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지배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승계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관심은 구본준 부회장이 갖고 있는 ㈜LG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하고 구 상무가 구 회장의 지분을 어떻게 물려받을 것인가이다. 즉, 지분 승계와 상속세 처리 문제가 남아 있는 것이다. 현재 ㈜LG의 주가와 상속세 및 증여세 법상 구 상무가 내야 할 상속세의 규모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역대 상속세 규모 가운데 최대다.

한편, 역대 재벌들의 상속세 규모와 납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역대 상속세 납부 1위는 고 신용호 교보그룹 명예회장이다. 2003년 암 투병 중 타계한 신 전 회장의 유족은 1830억 원대의 상속세를 냈다. 최초 신고납부액은 1340억 원대였으나 국세청 과세 실사 과정에서 500억 원가량 상속세가 늘어났다. <주간한국>은 역대 재벌들의 상속세 납부 순위와 함께 상속세나 증여세 규모를 줄이거나 회피하려 했던 꼼수 사례를 살펴봤다.

역대 최대 상속세 납부 전망…재원은 어떻게

구 상무가 당면한 문제는 1조원에 육박하는 상속세다. 재산을 상속받는 유족은 상속세 신고기한(사망일인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 내에 관할 세무서에 상속세를 신고해야 한다. 신고기한을 지킬 경우 5%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이를 지키지 못하면 가산세가 부과된다. 구 상무의 경우 오는 11월 30일까지 상속세를 신고할 경우 수백억 원을 아낄 수 있다.

구 회장이 보유한 상장주식인 ㈜LG 지분은 11.28%다. 상장 주식은 사망일 전후 2개월씩 4개월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가치를 매긴다. 주당 평균 금액을 8만원으로 가정하면 구 회장이 보유한 지분(1946만주)은 약 1조8700억 원어치가 된다. 현행 상속세·증여세법에서는 상속 규모가 30억 원 이상이면 세율 50%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상속할 때는 할증률이 적용된다. LG그룹의 경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LG 지분율이 50% 미만이라 20%의 할증률이 붙는다. 이를 모두 적용할 경우 총 상속세 규모는 약 9300억 원에 이른다. 물론 구 상무가 구 회장 지분을 고스란히 상속받는다는 전제 하에 얘기다.

상속세가 1조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구 상무가 구 회장 지분의 일부만 상속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부담의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한 세무전문가는 “구 회장 지분을 상속인들이 나눈다고 해도 총 상속세 규모는 달라지지 않는다. 구 회장의 딸들이 있지만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 자금을 창출해 낼 가능성은 적다”라며 “어차피 구 상무가 갖고 있는 지분을 처리하면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구 상무는 일단 지분 7.5%를 소유한 판토스 등 본인 소유 주식 등을 매각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상속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구 회장의 지분의 절반정도만 물려받아 우선적으로 최대주주에 오르는 것을 최우선적 목표로 실행할 확률이 높다.

공익법인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현행법상 공익법인은 특정 기업 주식을 5% 내에서 보유할 경우, 상속·증여세를 내지 않는다. 구 회장 주식의 5%를 공익재단에 출연한다면 상속세 부담이 현재 추정 9000억 원대에서 5000억 원대로 줄어든다. 구 회장은 LG연암문화재단과 LG연암학원의 이사장을 맡아 ㈜LG의 주식 0.33%와 2.13%가 각각 출연한 바 있다.

변수는 있다. 공익법인이 총수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와 부당지원 및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실태 조사에 나선 상태다. 적법 절차로 인정받더라도 상속세 회피 비판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구광모 체제’가 닻을 올리기도 전에 잡음이 생긴다면 구 상무나 LG그룹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연부연납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상속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연부연납이 가능하며 세무서장의 허가를 받으면 5년간 나눠서 납부할 수 있다. 연부연납을 선택할 경우 최대 구광모 상무가 보유 중인 ㈜LG 주식 등을 법원 등에 공탁계약을 통해 담보로 제공하고 5년 간 상속세를 나눠 내는 게 가능하다.

한 세무사는 “상속세를 내야 하는 유족 입장에서는 고심이 클 것”이라며 “구 회장 지분을 전부 혹은 일부만 상속받을지도 정해야 하고 연부연납을 택해도 5년 동안 매년 수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여론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기 때문에 절세를 위한 공익법인 출연도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오너 일가가 서로 부담해 상속세 납부를 깔끔히 마무리하는 것이 앞으로 구 상무를 위해서라도 더 좋은 선택일 것”이라고 밝혔다.

LG그룹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상속 과정을 진행할 계획으로 상속세도 법대로 납부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역대 재벌 상속세 납부 액수 1위는 1830억 원

‘1조원 대’ 상속세는 역대 재계가 납부했던 상속세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지금까지 납부된 상속세 가운데 최대 금액은 고 신용호 교보그룹 명예회장의 유가족이 납부한 약 1830억 원이다. 2003년 암 투명 중 타계하자 신 전 회장의 유족들은 상속세를 대부분 주식 등 현물 납세 방식으로 승인받아 세무서에 1340억 원대를 신고했다. 유족들이 상속받은 재산은 주식평가액 2900억 원과 100억 원대의 예금, 부동산 등을 합친 3000억 원 규모였다. 이후 국세청 과세 실사 과정에서 500억 원 가량의 상속세가 추가돼 총 1830억 원대의 상속세를 납부했다.

역대 2위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납부하기로 한 1500억 원대 상속세다. 2016년 함태호 명예회장이 별세하자 함 회장은 함 명예회장의 지분 13.53%, 약 3000억 원대의 주식을 상속받았다. 이미 오뚜기의 최대주주였던 함 회장은 고스란히 고인의 지분을 받아들이며 절반인 1500억 원대의 세금을 5년 분납으로 납부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오뚜기는 착한 기업으로 여론에 찬사를 받기도 했다.

세 번째로 상속세를 많이 낸 인물은 2003년 별세한 설원량 대한전선 전 회장의 유족들이다. 이들은 1355억 원의 세금을 냈다. 당시 상속재산 중 대한전선의 주식가치는 900억 원대에 불과했지만, 설 전 회장 일가는 회사의 대주주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 상속세를 모두 현금으로 냈다. 그러나 이후 대한전선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2013년 결국 경영권은 포기했다.

네 번째로 큰 상속세를 내야하는 인사는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은 2013년 고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이 갑작스럽게 작고하면서 세아그룹의 지분을 상속받았다. 2018년까지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겠다고 신청한 이 부사장이 내야 할 상속세 규모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17년 초 “상속세의 70% 가량인 1000억 원 가량을 납부했다”고 밝힌 것을 토대로 추산해보면 총액은 1400억~150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부사장은 세아재강 지분을 꾸준히 매도하며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현 OCI 사장도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을 꾸준히 팔고 있다. 지난해 이수영 OCI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 회장의 지분 10.9% 가운데 5.6%가 이 사장에게 상속됐다. 이 사장이 부친에게서 상속받은 지분 규모는 약 2100억~2200억 원 정도다. 약 1000억 원대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 사장은 지난 4월, 최대주주 지위를 반납하면서까지 지분을 매도해 약 4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속세 납부에 쓰이고 나머지 600억 원은 연부연납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뒤를 잇는 상속세 규모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98년 납부한 730억 원이다. 최 회장은 최종현 SK그룹 전 회장이 타계하자 부친으로부터 1360억 원대의 회사를 물려받고 730억 원의 상속세를 납부했다.

현대그룹은 왕회장인 정주영 회장이 타계하며 상속재산 603억 원의 50%에 해당하는 302억 원을 유족들이 상속세로 납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77억 원을 상속세로 냈다.

증여세로 확대하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모범적으로 세금을 납부했다. 남매는 2006년 정재은 명예회장으로터 경영권을 승계받으며 3500억 원 상당의 신세계 주식을 증여세로 현물 납부했다. 현재는 상장주식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것은 금지됐다.

편법 증여 논란이 된 곳도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2012년 장남 김준영 씨에게 비상장 계열사인 닭고기 가공업체 ‘올품’ 지분 100%를 증여하면서 증여세 100억원을 냈다. 올품은 하림그룹 지배 구조 최정점에 있는 회사다. 증여 당시 하림그룹의 자산규모는 3조5000억 원이었고 현재는 10조 원이 넘는다. 증여세 100억 원으로 10조 원의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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