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3사 골칫거리…BMW ‘화재’, 벤츠 ‘갑질’, 폭스바겐 ‘보상’

수입차 중 독일차 점유율 60% 넘어…서비스 ‘뒷전’ 논란

자동차 전문가 “BMW는 신속히 화재 원인 규명해야”

“폭스바겐의 국내 소비자 보상 합당하지 않다”

“수입차 업체가 한국 고객 우습게 보고 무시”

요즘 국내에서도 수입차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특히 인기 있는 수입차는 독일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독일차 누적 시장점유율은 63.60%였다.

독일차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디젤 게이트 문제로 인해 한때 50%대까지 하락했었다. 그렇지만 독일차는 본래 70%에 가까운 내수 시장점유율을 지키고 있었다. 독일차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성능이 뛰어나고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때 불었던 디젤 바람도 독일차 강세에 영향을 줬다. 일본차는 디자인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고, 한국인들이 기본적으로 반일감정을 갖고 있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있다.

독일차가 이렇게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문제점들도 적잖이 나타나 소비자들 사이에 부정정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BMW 화재 논란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독일차 3사 중 BMW는 본래 한국시장 수입차 1위 자리를 오래 지켜왔다. 그러다 최근에 벤츠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겼다.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벤츠가 BMW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다양한 모델, 소형차 개발, 한국 사회에서의 기부활성화, AS센터의 확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위 자리를 빼앗긴 BMW는 벤츠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바쁜 BMW의 발목을 잡은 문제 중 하나가 화재다.

지난달 15일에는 제2영동고속도로 서울 방향 곤지암 3터널 안에서 달리던 차량에 불이 났다. 이 불은 BMW 520d 차량의 보닛 부분에서 시작됐다.

또 4일에는 충남 당진시 서해안 고속도로 목포 방향 255㎞ 지점에서 2015년식 BMW 520d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17일에는 서해안 고속도로 목포 방향 해미졸음 쉼터에서 2016년식 BMW 520d 차량에 불이 났다.

BMW 차량 화재 사고는 올해 연초부터 4월까지 모두 6번 발생했다. 6차례 전부 주행 중 엔진 근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015년에도 한 달 동안 BMW 7대에서 불이 났다. 주행 도중 엔진 근처에서 불이 났으며 화재 원인은 찾지 못했다.

화재 문제와 관련해 BMW관계자는 “차량의 화재는 유독 BMW에서만 발생되는 것이 아니며 하루에도 다양한 브랜드에서 약 15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중 수입차 화재비율은 채 약 4%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량이 전소돼 원인이 밝혀지지 못한 케이스를 제외하고 많은 경우의 화재원인은 차량 튜닝 과정에서의 단락, 정품이 아닌 값싼 중고 부품의 사용, 다양한 외부 장착품 튜닝(보조배터리, 블랙박스, 하이패스, 스피커, 우퍼 각종 배선 튜닝 등), 엔진 개조 등 외부 수리 업체에서의 잘못된 튜닝 작업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BMW관계자는 “BMW는 화재 발생 이후에도 평소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정기적인 관리를 받아온 고객들의 경우에 보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또한 외부 장착 및 차량 관리에 대한 안전 사항에 대한 안내문을 차량 판매단계부터 안내하고 외부수리업체 교육 등 다양한 안전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라고 말했다.

반면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특정 수입차의 동종 모델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자동차 결함에 무게를 둘 수 있다”며 “특히 새 차에서 화재 발생 원인으로는 엔진과열, 연료나 각종 오일의 누유로 인해 배기계통으로 흐르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BMW에서는 동일 차종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신속한 원인규명을 해서 소비자피해를 줄여야 할 것”이라며 “소비자는 평소에 엔진오일 점검, 전기배선의 피복상태, 누유 등을 스스로 체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전기 계통 개조를 할 경우 화재 발생 위험성이 높다”며 “만약을 대비해 자차보험은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예전 BMW차량 중 고압펌프 라인에 불량 부분이 있었던 차량이 있었다”며 “고압펌프 라인에서 연료가 새서 연무 형태로 나오고 불이 나는 경우가 많이 목격되고 있다”

BMW 전기차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블로거 A씨는 “BMW i8을 출고하는 과정 및 차량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BMW i3나 i8의 경우 수리가 아닌 진단을 받는 데만도 5주가 걸린다”며 “수리 인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BMW관계자는 “진단의 경우 BMW 전용 진단기로 당일 진단을 원칙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부품 종류 및 수급에 따라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전문 수리 인력이 상주해 있으며 딜러사에 따라 전문 인력의 배치 현황은 다를 수 있으나 꾸준히 인원을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가 구입한 BMW i8에는 고전압배터리와 시동배터리가 있다. 그가 차를 샀을 때 배터리에 문제가 생겼다. A씨가 산 전기차는 2016년에 생산된 제품이고 2년간 주차돼 있었다. 배터리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2년이 지나자 성능이 저하된 것이다.

이렇게 주차돼있던 전기차를 판매할 때 배터리 점검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BMW관계자는 “차량물류센터에서는 정기적으로 차량의 이동과 함께 배터리 충전 상태 점검 및 차량 관리를 시행하고 있으나, 관리상의 오류가 부분적으로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차량의 하자가 발견되었을 시에는 해당 부품의 교환이나 무상 수리를 진행해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츠 갑질 논란

BMW가 화재 논란에 직면해 있다면 벤츠는 갑질 논란에 휩싸여 있다.

올해 2월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은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벤츠)의 갑질로 인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벤츠가 한성자동차에게 유리한 정책을 펼쳐 수입차 구매력이 높다고 판단되는 서울 강남지역, 부산, 인천지역 등에 대해 한성자동차만이 전시장을 배정받는다고 지적했다.

금소원의 주장에 따르면 한성자동차의 모기업인 레이싱홍그룹은 벤츠의 2대 주주다. 금소원은 “특정업체에 유리하도록 자의적인 불공정 경쟁 체제를 조성하고 있음에도 공정위는 이에 대하여 아무런 규제도 하지 않고 있다”며 “한성자동차가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만을 선택할 수 없게 하는 바, 경쟁에 의해 서비스의 질의 향상을 전혀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소원의 주장에 대해 한성자동차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 공식딜러 한성자동차와 관련한 금융소비자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한성자동차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성자동차는 지난 33년동안 고객들로부터 신뢰받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국내 법규를 준수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업계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성자동차는 고객 만족을 위해 변함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조남희 금소원 원장은 “우리 입장에선 그들의 주장이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일차적으로 공정위 결과가 나오면, 우리에게 유리한 것이 나오면 상응하는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교수도 “벤츠가 갑질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관련법규는 미비해서 법으로는 방법이 없고 메이커 갑질은 불매운동을 통해 응징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너도나도 할인해주면 줄서서 차를 사니까 갑질을 하고 소비자 의견이나 불만을 무시하고 응대를 안 해도 자동차 매출에 지장이 없으니까 개선 노력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종훈 대표도 수입차 업체들의 갑질을 비판했다.

김종훈 대표는 “수입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갑질 내지는 횡포가 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가만히 있어도 소비자의 선택이 많아지고 잘 팔리니까 그렇다”고 말했다.

보통 벤츠를 튼튼하고 고장 없는 차라고 생각하지만 벤츠의 결함 때문에 불편을 겪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2016년에 벤츠 E클래스 220D차량을 산 B씨는 목돈을 주고 벤츠를 사고도 불안한 마음으로 겨우 시내주행만 하고 있다.

B씨는 “저속에서 핸들을 돌릴 때마다 뚝뚝뚝하는 소음과 진동이 난다”며 “딜러사에서 차를 구입했는데 소비자분쟁 기준에 보면 단순결함도 3회 이상일 때, 동일증상일 때는 차량교환을 해준다고 돼 있다는데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에서 차량 교환을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벤츠 고객센터에 다섯 번씩 전화를 해도 안 돼서 독일 벤츠 본사에 이메일을 보내서야 벤츠가 움직여서 500만원을 내고 차를 교환하라고 했었다”며 “소비자분쟁조정위에서 벤츠와 딜러사가 소비자인 저에게 무상으로 차량을 교환해주라는 결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벤츠 코리아는 고객 대응이 매우 불친절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벤츠 차량 소유자 C씨는 “벤츠 신형E클래스에서 파워 윈도우하고 브레이크 소음이 문제”라고 지적했었다. 벤츠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일부 벤츠 차량의 시동 꺼짐 현상도 요즘 논란이 되고 있다.

이호근 교수는 “일부 벤츠 차량에 시동 꺼짐 문제가 있다”며 “밸브 방향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엔진 교체 방향으로 가면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보통 대중들은 독일차의 경우 품질이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호근 교수는 “아우디, 폭스바겐, 벤츠, BMW의 불량률이 현대기아보다 낮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최근에 차량이 하도 복잡해지다 보니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산차의 경우 국내에서 수백만대가 판매되다 보니 불량률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들의 선입견과는 다르게 독일차의 불량률이 현대기아와 큰 차이가 없는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실제 부품 같은 경우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부품의 수나 재질을 변화를 주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서 불량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예전과 달리 자동차 개발시기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며 “예전만큼 차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못하다 보니 불량 문제가 발생하고, 단순히 엔진만 갖고 차량을 제어하고 만들 때는 독일의 엔진제조기술이 좋다보니 그 부분에 대한 불량이 적었는데 요즘은 자동차가 전자부품처럼 돼 있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그것은 특정차량회사가 잘하거나 강하다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독일 벤츠나 BMW도 전장부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장률이 상당히 많이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얌체’ 논란

독일차 3사 중 폭스바겐은 자기 이익만 챙기는 얌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디젤게이트 관련 한국 소비자에 대한 보상이 미흡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도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소비자에 대한 차별보상 논란과 늑장 리콜에 대한 해명이나 대책이 없었으므로 정상적인 보상을 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고객을 실망시킨 것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EA189 엔진 차량 리콜과 관련해 관련 부처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차량 소유 고객들을 대상으로 리콜 방법 및 전반적 일정 관련 정보를 담은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번 리콜과 별도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일련의 이슈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믿고 지지해주신 고객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위케어캠페인(WCC)을 독립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WCC를 통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고객들에게 차량 부품 및 액세서리 교환 등 서비스센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0만원 상당의 전자 바우처를 지급하고 있으며, 이는 리콜과는 무관한, EA189 리콜 대상 고객을 포함한 모든 아우디 및 폭스바겐 고객에게 제공되고 있음을 명확히 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입장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호근 교수는 “그들은 서비스에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리콜조치 이후에 발생하는 스로틀밸브 막힘현상이나 카본 때 이런 것 AS조차도 바우처에서 삭감하면서 진행한다는 것은 비양심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콜조치 이후에 발생한 것과 연계성이 보이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무상처리해주는 것이 양심에 맞다”며 “미국은 최소한 670만원에서 1100만원까지 현금 보상을 했는데 100만원짜리 바우처를 주면서 마무리했다고 하는 것은 합당한 보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리콜 속도가 너무 늦다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 폭스바겐은 “환경부의 리콜 조치 검증에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며 “환경부는 일부조건에서의 질소산화물 과다배출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추가 차량을 선정해 리콜계획을 검증‧보완하는 과정에서 다소 시일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순조로운 리콜 진행으로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요한 자원과 인력을 투입해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호근 교수는 “리콜조치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속도도 느리고 리콜에 응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 빨리 응하게 하는 적극성도 무척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김종훈 대표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관련해서는 소비자들이 막연하게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점, 자기 과시욕, 국산차보다 우월하다고 판단하는 소비자의식이 문제”라며 “그러니 수입자동차 업체가 한국고객을 우습게 보고 무시하면서 대충 판매에만 치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행태를 방관하는 감독기관들이 전문성 없이 느슨한 관리감독을 하는 것도 큰 문제”라며 “수입 자동차 회사들이 소비자뿐만 아니라 감독기관마저 우습게 보는 습관이 팽배해지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미국에서 보상이 됐다면 당연히 한국에서도 동일한 보상을 하는 것이 기업의 기본도리이나 이마저도 무시하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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