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 가풍 물려받은 실용주의적 경영자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부 대기업 오너 일가의 일탈행위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LG가(家)는 국내 재계에서 보기 드물게 모범적인 가풍을 이어오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G가의 가훈이자 LG그룹의 기업문화를 압축하는 키워드는 ‘인화(人和)’다. LG그룹 임직원 교육시설에 ‘LG인화원’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정도로 인화는 LG에서 핵심적인 가치다. 여러 사람이 서로 화합하려면 각자의 인격이 뒷받침돼야 한다. LG가는 가족 구성원들에게도 어려서부터 인화 정신이 몸에 배도록 엄격한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그룹 4세 경영 시대를 연 구광모 신임 회장 역시 가풍에 따라 인화를 중시한다. 구광모 회장은 선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평소 ‘겸손, 배려, 원칙’에 대해 자주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구본무 회장은 생전에 구광모 회장에게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잘 듣고, 인재들이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아는 직원들을 만나면 항상 먼저 인사해라. 모두의 하루를 기분 좋게 할 수 있다”는 등의 당부를 했다.

고 구본무 회장은 평소 소탈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회사 안팎의 사람들을 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광모 회장도 그런 선친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레 많은 가르침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평소 직원들과 격의 없이 토론하고 형식에도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적 스타일이라는 평이다.

과거 구광모 회장을 만난 적이 있는 LG 주요 계열사의 한 간부는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품이 반듯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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