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성 고려해 투자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는 청년 창업 활성화와 창업 지원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고자 2014년 10월 카이스트가 설립한 청년 기업 육성 및 투자 전문 회사다.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외부 협력기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혁신적 사업모델과 사업화 역량을 갖춘 청년 기업가를 발굴하고 있다.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청년 창업, 소셜 벤처(social venture,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가가 설립한 기업 혹은 조직)에 투자하겠다는 뜻으로 약 100억 원의 현금을 카이스트 재단에 기부하며 설립됐다. 이 투자회사는 혁신적인 기술이나 사업모델을 보유한 소셜 벤처 사업가를 발굴하고 투자한다. 이와 함께 지식재산 관리 대행 및 특허전략을 수립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하며, 종합 경영진단을 통해 성장전략도 제시한다.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에서 임팩트 투자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임성수 책임심사역은 "시기에 따라 많이 바뀌었는데, 설립 초창기에는 SK 행복나눔재단과 협업을 많이 했다"며 "SK 행복나눔재단에서 사회적 기업이나 소셜 벤처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기부금으로 설립돼

그는 "SK 행복나눔재단에서 추천한 기업에 직접 투자한 경우도 있고, '카이스트 SE MBA(사회적 기업가 경영전문대학원)'를 졸업한 사람들이 만든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기도 했다"며 "카이스트 산하기관이기에 혁신적인 기술 부분을 가장 중시하고, 동시에 사회적으로 공헌하는 부분도 고려해 투자한다"고 밝혔다.

임성수 심사역에 따르면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는 ‘소셜 미션(Social Mission, 기업이 사업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진정성을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 확고한 투자 원칙이다. 그는 "혁신 기술이 있는지 여부를 많이 보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 가운데 사회적인 기여를 놓치지 않는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업에 투자하기 전에 기술 검증을 많이 하는 이유는 사업 경쟁력을 검토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런 투자 기준이 엄격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사업적인 부문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기여가 있다면 소셜 벤처로 봅니다. 사회적 기업과 소셜 벤처는 조금 다른데, 사회적 기업은 좀 더 사회 기여에 초점을 맞춘 회사고, 소셜 벤처는 일반 기업이면서도 사회적인 기여를 하는 회사로 보면 됩니다."

전통시장 활성화 나선 소셜 벤처에 투자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는 올해 '위주(WIJU)’라는 회사에 임팩트 투자를 실행했다. 이 회사는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플랫폼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활성화는 지역, 서민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임성수 심사역은 "예전에 대기업들이 전통시장에서의 결제와 관련된 플랫폼에 대한 시도를 했었는데 시장 상인들을 설득시키지 못해 활성화에 실패했다"며 "시장 상인이 편리하게끔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시키는 접근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은 아직도 현금을 이용한 결제 방식이 많고, 색다른 마케팅 또한 찾아보기가 어렵다. 전통시장이 이마트, 하나로마트 등 대형 마트와 경쟁하기 위해선 전통시장에 있는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임성수 심사역은 말한다. "전통시장 활성화는 지역 경제의 밑거름이 됩니다. 그래서 ‘위주’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렸습니다. ‘위주’ 대표가 3년간 플랫폼 개발을 위해 혼신을 다한 모습에서 절실함이 느껴졌어요. ‘위주’는 얼마 전 서울 화곡동 전통시장에서 처음으로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는 향후 소셜 벤처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멘토링 활동과 함께 도우미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한경석 기자 hanks30@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