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올해 재도약 기틀 만들 것”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하이트진로(회장 박문덕)가 주류시장 재편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생산기지 확대, 신제품 출시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통해 주류업 침체기를 타파하고, 경쟁사 오비맥주로부터 맥주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한다는 목표다. 또 하이트진로는 2016년 소주 세계화 선포 후 국가별 현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등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생산라인 확대 등 대규모 투자 강수 소주 입지 ‘확실’, 맥주 점유율 높이기가 ‘관건

하이트진로가 올해 들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은 맥주 신제품 ‘테라(TERRA)’의 판매 확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1일‘청정라거-테라(TERRA)’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오비맥주에 밀려있는 시장점유율 확대와 적자 탈출을 위해 신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주력 상품을 기존 하이트에서 테라로 점진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 맥주시장 1위는 오비맥주 ‘카스’로 점유율이 50%가 넘는다.

하이트진로의 기존 주력 상품인 하이트는 지난해 25% 안팎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 특히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1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고 5년째 적자가 계속됐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신제품 '테라' 출시를 통해 맥주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수입맥주 파상공세, 빠르게 변하고 있는 주류소비 문화에 적극 대응해나갈 것"이며 "필사즉생의 각오로 100주년 기업에 걸맞는 저력을 발휘해 또 한번의 성공신화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 상무는“수입맥주와 카스의 점유율이 공고한 상황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길은 ‘신제품 맥주’가 답이라고 생각했다”며 “주질과 패키지 등 모든 것을 완벽히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특히 테라는 라거 특유의 청량감을 강화하고 거품과 탄산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하이트진로 측 설명이다. 테라를 출시하기까지 지난 5년 여간 연구·개발비로만 1000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공장의 설비에도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하이트진로는 전주공장을 신제품인 테라의 생산전진 기지로 전환했다.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생산을 위해 180억 원을 투입, 마산공장 1개 라인을 전주공장으로 이전했다. 휴면 상태에 있던 기존 1개 라인도 재가동 버튼을 눌렀다.

테라는 올해 안으로 두자리 수 이상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성택 상무는“테라는‘홈런타자’가 되기 위해 타석에 들어섰다”며 “폭발력을 가질 수 있게끔 제품을 만들었다”고 자신한다.

소주 부문은 하이트진로가‘참이슬’로 업계 1위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사업부문은 서울, 수도권, 충북 등에서 높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50%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하이트진로는 내수 소주 시장 입지를 지키면서 해외 시장도 확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 소주 세계화 선포 후 맥주, 소주 외에도 망고링고, 이슬톡톡, 자몽에이슬 등 신제품을 연달아 내놨다.

오랜 기간 애주가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참이슬은 지난해 4월 리뉴얼을 통해 더 순해진 참이슬을 선보였다. 참이슬 판매량은 출시 99일 만에 5억 병을 넘어섰고 역대 참이슬 리뉴얼 성과 중 최단 기간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대박 조짐이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미국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10% 성장한 1800여만 병(맥주500㎖, 소주 360㎖ 기준)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소주와 맥주 판매는 각각 5%, 17%로 고른 성장을 보였다.

하이트진로의 교민 시장 외 현지인 시장 공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와 아시안 계열 소비자 등을 공략하기 위해 소비자 접점의 판촉활동, LA다저스 캔 출시, 시음행사 등 다양한 접점에서 소비자 경험을 확대해 인지도 및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미국 내 성장이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대형 채널에 자사 제품 사입과 유흥 시장 소주 판매 확대를 위한 영업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워싱턴 주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한 소주 판매 관련 법안도 호재다.

현재 워싱턴 주는 식당과 술집에서 소주를 낱잔으로 판매도록 하고 있다. 올해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국에서와 같이 소주를 병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1998년 캘리포니아 주, 2002년 뉴욕 주에 이어 세 번째다.

황정호 하이트진로아메리카 법인장은 “워싱턴 주 법안 마련을 통해 미국 시장 내 한국 소주, 우리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더욱 높아지고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외형 확장은 물론 내부의 기초체력 다지기도 놓치지 않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경영체질 개선을 위한 프로세스 혁신(PI)을 추진한다. 하이트진로는 조직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전담 조직 PMO 추진팀(T/F)을 1월부터 출범시켰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지속되는 주류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위기극복을 위해 경영컨설팅 전문업체 딜로이트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컨설팅을 통해 영업, 물류, 생산, 구매, 관리, IT부문에서 총 15개 과제 21개 프로젝트를 도출해냈다.

강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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