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을지로 사옥
부영주택이 고심 중이다. 경남 창원시의 ‘마린애시앙 부영’ 준공이 다음 달로 다가와서다. 이 아파트는 과거 분양에 실패해 후분양제로 전환된 곳인데 이번에도 낮은 분양률을 기록할지 모른다.

부영은 이곳의 가격과 공급방식을 아직도 못 정했다. 앞서 2017년에는 일반분양 형태로 3.3㎡당 900만원 후반대를 내세웠다가 외면을 받았다. 분양률이 4.1%(177가구)에 불과했다.

마린애시앙의 성패는 부영에게 중요한 사안이다. 2003년 부지매입 후 17년 만에 지은 아파트다. 4289의 대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총 1조2000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였다.

기업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도 그렇다. 부영은 마린애시앙을 지으며 숱한 구설을 낳았다. 2007년 토양오염 사실이 밝혀지자 정화비용 부담을 거부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2011년 패소했다. 2017년에는 국토부로부터 분양률을 10배 이상 부풀린 사실이 발각됐다. 그 이듬해 국토부 특별점검에서 부실시공도 적발됐다.

현재 상황도 안 좋다. 부영은 분양시장 악화로 마린애시앙의 임대 전환을 바라지만 쉽지 않다. 창원시 관계자는 “공식 문서가 오가진 않았지만 최근 부영이 임대를 원한다기에 우리 시는 거부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분양가격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전 분양 당시 가격은 너무 높다는 게 여론”이라며 “700만~800만원 수준의 할인분양이 적절하단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부영 관계자는 “아직 공급방식과 가격대의 개략적인 수준도 못 정했다”며 “우선 후분양제로 전환한 만큼 꾸준히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주현웅 기자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