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사장 배재훈)이 8년째 이어지고 있는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558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11년 이래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구원투수로 기용된 배재훈 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올해 사업목표로 잡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배재훈 대표이사 등 현대상선의 새 경영진은 최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올해 사업목표로 적자노선 합리화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이 누적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조적 해법으로 제시한 부분은 노선 합리화와 터미널 확보 추진이다. 현재 현대상선 노선 총 47개 가운데 16개는 적자노선이다. 특히 이 중 7개 노선은 고정비가 항로 평균보다 높다. 매물이 나올 때마다 터미널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부터 시행이 예고되는 환경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운용 선대에 1636억 원 규모의 친환경설비 투자를 추진한다. 현대상선은 2021년까지 1만5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여러 척을 인수해 선대 규모를 현재 42만TEU에서 2022년 110만TEU로 늘릴 방침이다.

글로벌 경영 통해 본격적인 해운업 재도약의 시동을 걸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대상선은 Maersk, MSC 와 AEX(아시아~북유럽) 노선 확대를 협의 중이다. 대형 노선은 해운사 혼자 선단을 운영하기에는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해운사들은 ‘얼라이언스(선당공동운영)’ 방식으로 다른 해운사와 협력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러시아 시장 입지 구축도 순풍이다. 현대상선은 러시아 선사 FESCO와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정부 지원 방안도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 23일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는 현대상선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100만TEU급 선사로의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상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컨테이너박스, 터미널, 친환경설비 등 영업자산 투자를 계획·추진한다.

강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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