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 신차 출시 '효험'

현대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팰리세이드’ 판매 호조와 G90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1% 늘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주도했던 현대차의 ‘체질 개선’이 효과를 봤다는 평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콘퍼런스콜을 열고 지난 1분기 연결재무제표기준 매출이 23조9871억원, 영업이익 8249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영업이익은 2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기순이익은 953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1년 전과 비교해 30.4% 증가했다. 신차출시 등에 따른 판촉으로 영업부문 비용이 전년 동기대비 10.8% 늘어났으나 영업이익률은 3.4%로 전년 동기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부진했던 실적 분위기를 바꾼 것은 지난해 말 대형 SUV ‘팰리세이드’ 등 신차가 나오면서부터다. SUV 차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신차 투입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33.4%에 불과했던 SUV 판매 비중도 37.9%로 늘었다. SUV 차량이 다른 차종보다 수익성이 높은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차의 전체 판매 차량 중 SUV 비중은 지난해 1·4분기 33.4%에서 올해는 37.9%로 상승했다.

국내와 해외 판매량은 각각 18만3957대, 83만7420대로 집계됐다. 내수의 경우 전년 1분기와 비교해 판매량이 8.7% 늘었다. 해외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시장의 수요정체가 계속되며 같은 기간 4.9% 감소했다.

부진을 벗고 오랜만에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정 수석부회장의 체질 개선 때문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SUV와 고급차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등 주력 시장 경쟁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앞서 열린 LA오토쇼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팰리세이드 신차 발표회에 참석해 시장 이목을 끌었다. 중국에서도 제네시스 판매 법인을 세워 권역별 본부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를 통해 올해를 ‘V자 회복의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실적회복을 위해 신형 쏘나타에 이어 올해 국내외 주요시장에서 다양한 신차를 출시해 판매 경쟁력을 높일 걔획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팰리세이드의 국내 공급량을 1만5000대 더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는 올 3분기엔 미국 시장에 팰리세이드를 수출한다. 이와 함께 엔트리급 SUV 베뉴, 제네시스 브랜드 첫 SUV GV80 등의 신차를 출시해 판매회복을 꾀할 방침이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