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지주 등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 전체 지분(98.7%) 가운데 80% 정도를 인수할 계획이다. 롯데지주는 인수가격과 고용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선정됐다.
롯데카드 인수전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초반만 하더라도 하나금융지주의 인수가 유력하다는 데에 이견이 없는 분위기였다. 이어 우리은행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도는 하나금융과 우리은행 컨소시엄 양강전으로 형성됐다.

실제로 둘 중 어느 쪽이 인수해도 업계 판도는 뒤바뀔 수 있었다.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실적 점유율을 보면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는 모두 8% 초반 대를 기록했다. 그런 두 곳이 11.04%를 기록한 업계 5위 롯데카드를 인수할 시에는 단순 점유율을 합쳤을 때만 19%를 넘긴다. 이는 업계 2위인 삼성카드(19.28%)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롯데카드의 새 주인 자리는 애초에 거론조차 드물었던 토종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차지했다. 한앤컴퍼니가 적어낸 인수가격과 고용안정성 및 롯데 유통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인수금액을 100% 지분 기준으로 1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다만 롯데지주 측에서 유통 계열사 등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만큼 카드사의 지분 약 20%는 보유하겠다는 조건을 내걸면서 인수가격은 1조5000억원에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동종업계 매각이 아닌 만큼 고용안정성 측면에서도 한앤컴퍼니가 후한 점수를 받았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인수가격 등에 대한 사항뿐만 아니라 비가격적 요소까지 두루 고려한 결과”라며 “임직원의 고용보장 및 인수에 따른 시너지를 전부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결과가 롯데지주로서는 가장 나은 선택이라고도 바라본다.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하나금융이나 우리은행이 인수한다면, 롯데카드가 이들의 완전 자회사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카드와의 사업상 협력이 필요한 롯데지주 입장에서 이 같은 상황은 달가울 리 없었다는 것이다.

롯데지주는 조만간 한앤컴퍼니와 주식매매 계약(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앞서 롯데카드와 함께 롯데손해보험의 지분 52.47%도 매물로 내놓았었다. 이는 지주회사의 금융 계열사 소유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른 것이다.

롯데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는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로 결정됐다. JKL은 3000억~4000억원 가량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 본입찰에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JKL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주현웅 기자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