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하 한샘 회장
종합 가구 인테리어 업체인 한샘이 ‘똑똑한’ 변화를 시작했다. 국내 종합 가구 기업 중 처음으로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을 홈 사물인터넷(IoT)에 녹였고, 유럽 최대 가전사인 일렉트로룩스의 프리미엄 부엌 브랜드와 협업을 펼친다. 또 신세계아이앤씨와 IoT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최양하 회장이 한샘의 성장 동력으로 ‘스마트홈’ 사업에 방점을 찍고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이다.

한샘은 지난 14일 신세계아이앤씨와 홈 사물인터넷(IoT) 관련 상품 및 서비스의 공동 개발 등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신세계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간편 결제 플랫폼 ‘SSG페이’를 운영한다. 구글 홈·크롬캐스트 등 구글 디바이스 상품의 국내 단독 총판을 담당한다. 이번 MOU로 한샘은 국내 인테리어 가구사 중 유일하게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을 홈 IoT 상품에 접목할 수 있게 됐다. 이영식 한샘 사장은 이날 “공간의 혁신을 선도하는 한샘과 IT 혁신을 선도하는 신세계아이앤씨의 이번 협력이 고객들의 생활공간과 라이프 스타일의 긍정적 변화와 혁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샘은 지난 2016년부터 똑똑한 가구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거울처럼 쓸 수 있는 ‘미러 TV’ 부엌 수납장에 들어가는 ‘빌트인 TV’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음성으로 작동이 가능하고 침실과 주방 등에서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트를 시청할 수 있다.

지난 1월 한샘은 유럽 최대 가전 회사인 일렉트로룩스의 프리미엄 부엌 브랜드 ‘키친바흐’와 ‘유로’ 전용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일렉트로룩스는 전 세계 150개국 5만5400명의 직원을 보유한 매출 15조원대의 글로벌 기업이다. 한샘은 기획 단계서부터 디자인과 기능 등 국내시장 특성에 맞는 상품 개발에서 주도권을 갖게 됐다. 올해 상반기 중 일렉트로룩스와 한샘은 맞춤형 푸드 쿡탑 연동 시스템을 개발한 레인지후드 2종과 쿡탑 4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쿡탑을 켜면 자동으로 후드가 작동해, 화력을 올릴수록 후드도 강하게 가동되는 식이다. ‘원 패키지’로 이뤄진 한 회사 제품을 사용함으로 편의성·서비스 면에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일종의 똑똑한 가구의 연장선상이다.

한샘은 발 빠른 변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루고 있다. 한샘은 노후 주택을 새롭게 탈바꿈하는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리하우스 사업’에 몰두했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가구·인테리어 업체 중 한샘이 올해 1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샘은 1분기 매출 4250억원, 영업이익 2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9.2% 늘어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한샘의 성장 스토리를 이끄는 건 리하우스 패키지 시장이 될 것”이라면서 “국내 아파트의 준공 연한 등을 고려할 때 재건축·리모델링이 저조할수록 홈 퍼니싱은 오히려 성장하는 구조다. 한샘의 매출은 리하우스 부문에서 연 20% 이상 꾸준한 증가가 지속돼 내년까지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