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찾아 나선 정부 ‘수출활력촉진단 2.0’ 가동

대한민국 성장 엔진인 수출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수출 동향 하락세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 수출과 주력 수출 대상국인 중국 수출 상황이 암울하다. 더욱 문제인 것은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5월 수출 상황도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달 21일 발표한 5월 1~20일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액은 25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7%(34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도 13.5%(40억1000만 달러) 줄었다. 지난 20일까지의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했으니 5월 수출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수입은 27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1일 평균 수출액도 감소했다. 일 평균 수출액은 1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0%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19억5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동기(14억1600만 달러 흑자)와 대조를 보였다.

올해 무역수지는 총 112억7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202억200만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 하락세가 역력했다. 반도체 수출은 -33.0%를 기록해 1~10일까지의 감소율(31.8%)을 오히려 웃돌았다.

석유제품(-5.1%)도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가별로도 주력 수출 대상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15.9%를 기록했고, 유럽연합(EU·-19.4%)·미국(-4.4%) 등 주요 대상국 수출이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승용차 수출은 12.6% 늘었고, 무선통신기기(5.2%), 선박(21.4%) 등의 수출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캐나다(13.1%)와 싱가포르(8.8%)·베트남(6.4%) 등의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4월 역시 수출물량은 소폭 회복됐지만 수출금액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한 바 있다. 반도체의 수출금액이 두 자릿 수의 하락폭을 기록한 탓이다. 수출대금으로 얼마나 수입할 수 있을지를 보여는 교역조건은 17개월 연속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수출금액지수가 113.52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의 수출물량은 늘어난 반면 수출금액은 계속 떨어져 전체 수출금액지수를 끌어내렸다.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11.8%) 중 집적회로의 경우 수출금액지수가 12.7% 내렸다. 다만 하락폭은 전월(15.2%)대비 줄었다. 이외에 제1차금속제품(-6.7%), 화학제품(-2.7%) 등의 수출금액도 하락했다.

수출이 6개월째 뒷걸음 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책 찾기가 분주해졌다. 정부는 수출현장을 찾아 무역금융·해외마케팅 등 애로를 해소해주는 범부처 ‘수출활력촉진단 2.0’을 가동하기로 했다.

소비재, 신(新)수출동력, 주력산업,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강소기업 등 5개 분야로 특화하고 10월까지 25개 업종 3000여개 기업을 현장에서 밀착 지원해 수출애로를 즉시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수출활력촉진단은 범정부 수출총력지원체계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지자체, 수출 유관기관 등으로 구성돼 지역 수출현장에서 기업 수출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총력 지원, 추경도 시급

올해 1월 출범한 수출활력촉진단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현장의 수출애로 해소와 수출활력 회복이 시급하다고 판단, 1차 촉진단의 규모·방식·기간 등을 보강해 수출활력촉진단 2.0을 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반도체·석유제품·자동차와 같은 주력산업은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 ▲통상분쟁 대응 ▲산업 고도화 등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상담회를 개최한다. 화장품, 패션·의류 등 소비재 분야는 1대1 상담회·해외진출 설명회와 함께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입점을 지원한다.

로봇·2차전지·전기차 등 신수출동력 분야는 무역금융·해외마케팅 지원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산업육성·R&D(연구개발)·인증·규제개선 등에 대해 종합적인 상담을 해준다.

스타트업은 수출 컨설팅, 스타트업 투자유치 등 초기단계 수출기업을 위한 맞춤형 상담회를 연다. 지역 강소기업을 발굴해 수출 컨설팅과 애로해소를 지원하는 상담회도 추진한다.

또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이 주재하고 수출 관계부처, 17개 시도, 11개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해외마케팅정책협의회'를 통해 분기별 추진현황을 점검한다.

무역보험공사는 6월말부터 개별무역보험보다 낮은 보험요율로 충북지역 62개 화장품 수출기업에 대해 단체무역보험을 제공하고 충북도청은 해당 보험료 전액을 지원한다.

코트라는 방콕, 두바이, 멕시코, 미국, 유럽 등 주요 해외시장에 ‘K-Beauty 사절단’을 파견해 왓슨스(Watsons) 등 현지 유통망 바이어와의 상담과 현지 판촉 등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수출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투입 역시 요구되고 있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달 28일 범부처 추경 태스크포스(TF) 4차 회의를 열고 “수출 활력 제고 등을 위한 추경 투입이 적기에 이뤄지지 못하면 중소 수출기업이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 4월 25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바 있다. 구윤철 차관은 추경안에 담긴 무역금융 확대(2640억원), 수출바우처(208억원), 해외수주 확대 지원(250억원) 등은 국회 확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골든타임 내 추경이 집행돼야 한다”면서 “추경 집행이 지속해서 지연되면 당초 5월 집행을 계획으로 편성한 추경의 정책효과 달성에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휘호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