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2일(현지 시각)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상원의사당에서 ‘조제 에미리우 지 모랑이스(Jose Ermirio de Moraes)’ 훈장을 받았다. 이 훈장은 브라질 상원에서 매년 브라질 산업발전에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한다.

브라질 상원은 이날 “장 회장은 브라질 북동부 지역 CSP 제철소 주주사인 동국제강 회장으로서 연간 300만t급 슬래브(기다란 널빤지 모양의 철강 반제품) 생산을 위해 54억달러(약 6조3000억원)를 투자했고 지역 경제, 사회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며 훈장 수여 이유를 밝혔다. 장 회장은 “브라질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 주주사의 자원개발 역량과 기술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 이 순간의 영광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CSP제철소의 혁신과 한국·브라질 양국 간의 상호 교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브라질 CSP제철소는 동국제강(지분율 30%), 브라질 최대 광석기업인 발레(50%), 포스코(20%)가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제철소 건설·운영으로 3만7000여 명의 직간접 고용 효과를 창출했다.

브라질 CSP 프로젝트는 장 회장의 열정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동국제강은 1962년부터 제철소의 꿈인 고로(高爐·용광로) 설립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1978년 동국제강 평사원으로 입사한 장 회장은 고 장상태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에 올라 2001년 브라질에 고로 제철소를 짓기로 하고, 사업을 직접 지휘하며 브라질 정부와 기업을 설득했다. 2005년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에 투자를 시작했고, CSP제철소는 2012년 착공에 들어가 2016년 6월 고로 화입(火入)과 함께 가동을 시작했다. 이어 가동 2년6개월 만인 지난해 293만t을 생산하며 1억6400만달러 영업 흑자를 기록하는 등 조기 안정화됐다. 1954년 설립된 동국제강이 62년 만에 포스코·현대제철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고로를 가진 제철회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CSP제철소는 국내 기업이 외국에 세운 두 번째 제철소이기도 하다.

동국제강 측은 "창업주 장경호 회장, 장상태 2대 회장, 장세주 회장 등 3대에 걸쳐 철강업만 고집해온 동국제강의 숙원이자 꿈인 고로사업이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실현됐다"며 "이번 수훈은 브라질에서 장 회장의 업적을 공식 인정한 것이라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설명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