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상반기 퇴직금을 포함해 702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구본준 전 LG그룹 부회장은 퇴직금을 포함해 121억원을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주요 그룹 회장 가운데 가장 많은 79억36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LG회장은 올해 상반기 32억원을 받았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62억4800만원을 수령해 ‘연봉킹’에 올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 전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한진, 진에어, 한국공항 등 5개 회사에서 상반기 퇴직금 647억4558만원과 급여 54억5444만원 등 총 702억원을 받았다. 조 전 회장의 보수는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아들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가족에게 상속된다.

삼성그룹에선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급여를 받지 않았다. 권오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이 31억6700만원으로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 보수는 지난해와 비슷했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대표(부회장)는 13억8600만원을 받아 작년(13억5300만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가전 담당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대표(사장),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고동진 IM(정보기술&모바일)부문 대표(사장)는 상반기에 각각 9억7400만원, 10억9600만원을 가져갔다.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은 상반기 각각 37억4000만원과 2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정 회장 급여는 전년 동기보다 24.6% 감소한 반면 정 부회장은 66.9% 증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작년과 같이 SK(주)와 SK하이닉스에서 20억원씩 총 40억원을 받았다.

상반기 총 32억원을 받은 구광모 LG 회장 급여는 21억5200만원, 상여금은 10억6000만원이었다. LG는 사업보고서에서 “경기 둔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성과를 달성한 것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구본준 전 부회장은 퇴직금 98억4200만원을 포함해 총 121억400만원을 받았다.

통신업계에서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8억8100만원을 받았다. 황창규 KT 회장은 8억4700만원을 수령했다. 작년(11억5900만원)보다 줄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13억8900만원을 받았다. 인터넷업계에서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1억7700만원을 수령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8억9800만원을 받았다.

게임 및 IT업계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가장 많은 급여인62억4800만원을 받았다. 급여 9억1600만원에 상여 53억3100만원을 받았다. 경쟁업체인 넷마블의 최대주주 방준혁 의장의 9배,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금융권에선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의 상반기 보수 총액이 205억6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정 사장의 급여와 상여금은 10억6400만원이었으나 스톡옵션 행사이익으로 194억4500만원을 가져갔다. 앤드루 바렛 오렌지라이프 부사장도 스톡옵션 행사이익 97억2200만원 등 총 103억2400만원을 상반기에 받았다. 이들은 201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이후 MBK파트너스로부터 스톡옵션을 받았으며 지난 1월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지주에 매각된 뒤 이를 행사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