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소재한 현대산업개발 사옥
HDC현대산업개발이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 최대 피해를 입을 기업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올해 연말께 복합개발 사업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그 외에는 뚜렷한 계획이 없는 까닭이다. 실제로 현산의 주가는 부진의 늪을 못 벗어나고 있다.

현산의 주가는 분양가상한제가 수면에 오른 지난 7월부터 우하향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52주 최저가 수준에 이르는 등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건설주가 대체로 비슷한 양상이라지만 현산의 경우 고심이 크다. 2만 가구에 못 미치는 현산의 올해 공급물량은 다른 대형 건설사들과 비교해 적은 편인데, 상한제 대상지역의 비중은 35%로 특히 높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현산은 주택사업 비중이 75%에 이르는 데다, 해외실적마저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산의 지난해 해외수주 실적은 3건에 그쳤다. 올해는 상반기(1~6월)까지 신규수주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결국 국내 주택·복합개발 사업에 사실상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96건에 달하는 피소 건은 부담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송가액은 1200억원대다. 현산은 수원아이파크2단지 등 여러 브랜드단지 입주자들로부터 부실시공 문제로 고발당했다. 지난주에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서 천장 누수 등 하자 신고가 350건 접수 돼 새로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향후 관건은 추진 중인 대형 복합개발 사업에 달렸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의정부 주상복합, 인천도시개발 등이 예정대로만 진행된다면 올 연말부터 모멘텀을 기대해 볼 만 하다는 것이다. 다만 큰 관심을 모았던 창동 민자역사 개발은 백지화됐다. 현산이 수익성 등을 이유로 개발을 포기하면서다.

창동 역사개발과 관련해서는 현산이 애초부터 인수할 의지가 있었는지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 지난 1월 현산은 538억원에 창동역사 인수를 확정했으나, 이는 공익채권으로 인정받은 금액 약 900억원의 55%에 불과하다. 일찍이 채권자들과의 합의가 이뤄질 리 없었다는 뜻이다.

현산관계자는 “현재 적지 않은 규모의 수주잔고를 갖추고 있다”며 “해당 수주잔고 중 상한제지역 지정 예정인 곳이 있지만 위험 수준의 비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창동역사 문제는 채권자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수익성 등의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주현웅 기자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