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이어 취업까지 '똑똑한 선택'유도하는 신원근 진학사 대표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 선택들 중 한국 사회에서 특히 크게 자리 잡고 있는 부분은 대학입시와 취업이다.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1020세대들에게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즉 ‘넛지’ 역할을 하고 있는 신원근 진학사 대표를 만났다. 넥타이는 생략한 채 푸른색 셔츠만 입고 캐치카페 안으로 빠른 걸음을 재촉하는 신 대표의 모습을 보니 개방적인 CEO처럼 느껴졌다. 그가 직접 인테리어를 구상하고 공을 들였다는 캐치카페 안암점은 높은 천장에 노출 콘크리트를 드러냈다. 곳곳에 대형 인테리어 식물들이 놓여있었다. 흔히 요즘 유행하는 감각적인 카페의 모습이었다. 공간에서도 변화를 빠르게 ‘캐치’하고 대응하는 신 대표의 면모도 느껴졌다.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함부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 공간은 취업준비생들을 후원해주는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거든요.”

사업 이야기를 꺼내자 그의 태도가 사뭇 진지해졌다. 말투는 진중했고, 어조에선 힘이 느껴졌다. 신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를 서울 ‘캐치카페’ 안암점에서 지난달 27일 만났다. 캐치카페는 진학사에서 만든 오프라인 취업카페다. 이제 진학사는 ‘입시’ 정보 제공을 넘어 ‘입사’ 도우미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캐치카페는 취업정보사이트 ‘캐치(CATCH)’사이트를 통해 만들어졌다. 캐치는 2015년 11월 진학사가 채용 공고만 올라오는 일자리 공급자 중심으로 고착화된 시장 현실을 개선하고 구직자 중심의 알짜 취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캐치는 기존의 취업정보사이트들과 명확하게 차별된다. 채용 ‘콘텐츠’ 사이트다. 단순 채용 공고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기업 정보가 제공된다. 기업의 재무평가에다 현직자 리뷰, 이직률, 기업분석리포트까지 제공된다. 취업준비생들이 기업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다면도’를 보여주는 셈이다. 취준생이 채용 공고가 뜰 때만 방문하는 사이트가 아닌, 채용 전후 늘 방문해 기업에 대한 정보를 면밀히 숙지할 수 있는 사이트다.

신 대표는 “진학사는 대입부터 취업·이직까지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바람직한 선택을 돕는 ‘커리어 매니지먼트’ 기업으로 도약하려 한다”며 창업부터 구상해온 캐치 사업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취업정보사이트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현재 밀레니얼, Z세대의 니즈에 맞춰 기업 분석과 채용정보, 전현직자들의 리뷰는 8만5000건에 달하고, 내부자들의 진솔한 얘기를 담은 취중진담 인터뷰 ‘술터뷰’ 등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제공한다”고 전했다.

신 대표의 캐치 목표는 군더더기 없이 명확했다. “캐치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10만 명이 목표입니다. 그때까지 데이터를 쌓고 분석하고 콘텐츠를 끊임없이 만들 생각이에요. 진학사가 입시에서 내신 성적 자동 산출 무료서비스, 온라인 모의지원, 합격예측 서비스 등을 통해 유명해졌으니, 그때 쌓은 노하우를 다 쏟아내야죠.”

실제로 데뷔 4년차인 캐치는 현재 하루 기준 순방문자수 3만~4만, 월 100만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타 취업 정보 사이트와 달리, 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이 높은 게 특징이다. 사이트에서 가장 긴 체류시간을 자랑하는 곳은 재무정보와 기업분석리포트다. 진학사 내 기업을 분석하는 역할을 맡은 ‘잡 애널리스트’가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에 대한 내·외부 환경을 분석하는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 사업 이슈, 동종 업계 분석, 회사에 대한 인터뷰 정보를 제공한다. 취준생들에게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현재 대략 400개 기업의 정보가 등록되어 있고, 버전은 계속 업데이트 중이다. 신 대표는 “기업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면접 전에 리포트만 보고 가도 될 정도로 실용적인 정보만 담았다”며 “무료로 제공한다고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 핵심 정보만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레벨을 세우려는 것이 아닙니다.”

세속화된 직장에 대한 관점 변화를 강조한 신 대표는 단호했다. “좋은 기업은 나와 맞는 기업이다. 재무정보를 기초로, 안정성, 성장성, 규모, 기업 문화 등을 기준으로 정보의 함의를 제공하니 취준생들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이색 꿀복지, 유연근무제 시행, 업계에서 유명한 B2B 외국계기업 등 테마를 통해 충분히 탐색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맥락에서 ‘기업 적합도’가 인기다. 각 기업의 문화적 특징을 연구 집단에 의뢰해 만든 정보다. 신 대표는 “진학사의 장점이 ‘모의 지원, 합격 예측’이니만큼, 데이터가 지금보다 더 쌓인다면 취업에서도 기업과 ‘매칭’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트에는 테마, 추천 기업들 정보도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중견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취준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도 또 하나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진학사는 한 발 더 나아가 기업과 취업준비생이 직접 소통하고 직접 소통하고 취업 팁을 공유할 수 있는 오프라인 취업 카페를 열었다. 바로 캐치카페다. 카페는 지난해 8월 신촌점 오픈을 시작으로 안암점과 경희로점, 한양대점 등 4곳을 열었다. 하반기에는 서울대점이 오픈한다. 내년에는 지방 거점대를 중심으로 만들어가며 향후 15~20곳을 열 계획이다.

채용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이 맥락에서 캐치 카페는 취업준비생과 기업 모두에게 유용하다. 대학생들은 누구나 무료로 음료를 즐길 수 있고 자유롭게 공간을 사용하면서 취업 실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기업들은 캐치카페 이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합한 인재들을 채용할 수 있다. 또 기업 홍보도 가능하다. 특히 중소·중견 기업의 경우, 채용 비효율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기업이 1명의 인재를 채용하는데 평균 1000만원이 든다고 하는데, 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사이트와 카페공간에서 홍보를 통해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면서 채용 경쟁력도 높이면 금상첨화다.

신 대표는 이 채용 변화 흐름을 캐치했다. “최근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공개 채용보다는 수시 채용으로 변하고 있다. 기업들이 ‘맞춤형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이 공간에서 NHN, 기아자동차, 한샘, 일진그룹, 세아상역, 코스맥스 등이 인사담당자·현직자 멘토링, 직무별 JOB콘서트, 현장 리쿠르팅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준비생을 만나고 채용을 진행하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앞으로 취업 교육 프로그램도 더 늘려갈 예정이다.

“현재는 신입 채용 중심이지만 데이터가 더 쌓이면 경력직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어야죠.”

신 대표의 캐치 로드맵은 인터뷰 끝까지 명확했다.

신원근 진학사대표가 8월 27일 오전 캐치카페 안암점에서 가진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진학사는 대입부터 취업, 이직까지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바람직한 선택을 돕는 '커리어 매니지먼트'기업으로 도약하려 한다"고 밝혔다.

진학사는 내년이면 설립 20주년이 된다. 진학사는 매년 40만 명 이상의 수험생이 대입을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 가는 ‘관문’ 같은 곳이다. 진학사는 1965년 전국 수험생들에게 입시 정보를 제공하던 ‘진학’잡지에서 출발했다. 신원근 대표는 2000년 원서 접수 전문기업인 어플라이뱅크를 공동 창업하며 교육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2001년 진학기획으로부터 진학닷컴을 인수한 뒤 사명을 진학어플라이로 변경했다. 이후 2002년 현재의 진학사로 자리 잡았다. 이때부터 진학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모의지원‘과 ‘합격예측’ 서비스는 16년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 일찍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매년 정확도를 높여 나가고 있는 이 서비스는 대입과정에서 예측력을 높여 수험생들의 효율적인 입시를 돕는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현재 350여개 대학의 원서접수 대행 사업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6년부터는 서울시 지방공무원, 우정 9급 우정서기보(계리) 공무원, 경찰공무원, 서울시와 경기도 지방소방공무원 등 각급 공공기관의 접수 대행도 진행한다. 업계 최초로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취득 후, 매년 지원자의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정기적인 점검과 외부 보안 교육도 받고 있다.

입시정보 제공도 풍부해졌다. 학생들에게는 수시 전형에서 학생부 비중이 커짐에 따라, 학생이 본인의 활동과 경험을 관리할 수 있는 ‘생기부스와’와 ‘학생부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비교과 추천 활동, 합격자의 썰, 학종라이브 등 입시정보를 제공하며 학생은 수시 합격가능성까지 예측해볼 수 있다. 새롭게 오픈한 쌤차(www.ssemcha.com) 사이트에서는 대학/학과 리얼한 리뷰도 볼 수 있다. 교사들에게 ‘진학통/합격통’서비스를 제공해 학생들에게 효율적인 관리와 데이터에 기반한 정확한 입시 상담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진학사는 블랙라벨로 대표되는 참고서·단행본 출판사업 등 교육과 관련된 사업에 힘을 실어왔다. 고등 수학 심화 교재인 블랙라벨은 연간 20만부 이상 판매되고 있다. ‘중학 블랙라벨’도 전년대비 55% 증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블랙라벨 시리즈는 15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개편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수험생들의 입시 동반자로 활약해온 진학사는 최근 ‘청년실업’이라는 새로운 사회문제에 주목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 신원근 대표는 ▲1984년 포항고 ▲1990년 서울대 국사학과 ▲1993년 삼성생명 입사 ▲2000년 ㈜어플라이뱅크 대표이사 ▲2001 년 ㈜진학어플라이 대표이사 ▲2002년 ㈜ 진학사 대표이사

이종혜 기자 사진=조은정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