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가치·상생’ 경영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 포스코가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철강석 가격 상승, 중국 경기의 부진한 흐름 등의 악재 속에서도 지난 2분기 철강사 중 연결기준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9분기 연속(2017년 3분기~올 3분기) 영업이익 '1조클럽'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제조업의 미래인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포스코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제조 혁신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친환경 선박용 고합금 스테인리스강 시장 공략

포스코가 전 세계 선박 대한 새로운 환경 기준의 시행에 앞서 탈황설비(SOx Scrubber)에 필수적인 고합금 스테인리스강 양산체제를 갖추고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섰다.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배출가스 환경 규제를 앞두고 올해부터 5년 동안 1만 2000척 이상의 선박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 역사상 가장 강력한 규제인 ‘IMO 2020’는 선박 연료의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 함유율을 현행 ‘3.5% 미만’에서 ‘0.5% 미만’으로 낮추거나, 이에 준하는 저감 시스템을 장착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포스코는 판매, 품질, 생산, 연구소 등 전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CFT(Cross Functional Team)’를 만들고 올해 초 탈황설비용 고합금 스테인리스 강재인 ‘S31254’강 양산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강림중공업, STI 등 국내 탈황설비 설계 및 제작사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탈황설비 강재는 통상 몰리브데넘이 6% 이상 함유된'6Mo(6몰리)'강을 사용하는데, 포스코가 개발한 ‘S31254’강 역시 6Mo강 중 하나다.

그동안 탈황설비용 강재는 소수의 해외제철소에서만 생산돼 국내 고객사들이 수급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포스코가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8개월 이상 긴 납기가 단축되고 가격 부담도 줄어들어 안정적인 소재 수급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구매팀장은 “국산 소재를 짧은 기간 안에 납품받을 수 있고, 용접 솔루션까지 제공되어 당사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며 “조선과 철강업계가 상생 협력의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선박 탈황설비뿐 아니라 화력발전소 탈황설비, 집진기 등 육상환경설비에도 적용할 수 있는 ‘S31254’강 판매를 확대해 나아갈 방침이다.

세계 제조업의 미래 ‘등대공장’ 선정 포스코가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세계의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에 국내 최초로 선정됐다. 최근 1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꼽힌 데 이어 포항과 광양의 두 제철소를 운영하면서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스마트 공장’으로 제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다보스포럼으로도 불리는 WEF는 전 세계의 공장들을 심사해 지난해 처음 등대공장을 발표한 뒤 올해는 1월에 이어 이번에 발표했다. 지금껏 세계의 등대공장으로 등재된 곳은 BMW(독일)와 아람코(사우디아라비아) 등을 포함해 유럽 9곳, 중국 5곳 등 총 16곳으로 한국은 1곳도 없었다. 이번에는 포스코를 포함해 핀란드의 노키아, 프랑스의 르노그룹, 인도의 타타스틸 등 10곳의 등대공장이 새로 등재됐다. 등대공장은 등대가 불을 비춰 배를 안내하듯 사물인터넷(IoT)과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공장을 말한다.

WEF는 “포스코는 철강산업에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고 대학과 중소기업, 스타트업들과도 서로 협력하면서 철강산업 고유의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등대공장에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스마트 기술을 생태계 전반에 적용, 안전하고 경제적인 생산체제 구축에 집중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고히 하겠다”며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체계 구축을 강조한 바 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