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사회적가치(SV) 창출의 중요성을 다시 역설했다. 또 SK그룹은 지난 1년 동안 마련해온 ‘사회적 가치 측정 기준’을 포스코와 공유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SK가 추구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의 다양한 방안들이 포스코의 경영이념인 ‘기업시민’ 정신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 공감, 기업의 특성에 맞게 측정 방법 등을 서로 공유키로 했다.

강동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 상무는 2일 서울 서린동 SK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포럼을 통해 “최태원 SK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8월 회동을 가진 후 사회적 가치와 기업정신이 추구하는 방향이 비슷하다는데 공감한 이후 이같이 추진키로 했다”면서 “비즈니스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큰 틀 아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SK는 그간 사회적 가치를 실천해오면서 느꼈던 노하우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기준 등을 포스코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직 확정적인 협력 사안은 없지만 사업·지역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좀 더 상세하게 협력하게 되면 공식적으로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포스코의 사업체가 광양·포항 등에 분포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지역사회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SK는 포스코와 사회적 가치의 ‘글로벌 표준화’ 작업도 같이 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강 상무는 “현재 SK는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및 독일 등 유럽 국가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바스프 등 15개의 다국적 기업과 글로벌 사회적 가치 측정 방안에 대해 연구중”이라면서 “포스코와도 이런 작업을 함께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올해초 SK텔레콤·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 등 16개 계열사마다 사회적 가치를 담당하는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규모가 비교적 큰 계열사는 최대 30명, 작은 계열사는 5명 정도가 이 조직에 배치됐다. SK텔레콤은 AI(인공지능) 서비스인 ‘누구(NUGU)’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AI 돌봄 서비스’를 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해 취약계층 지원 영역 확대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에코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켜 협력사들과 용수 및 폐수 등 환경문제을 해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워터 프리 스크러버 시스템’ 도입으로 하루 7만9000t의 폐수를 절감하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 밸런스’를 선포하고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덜 주는 배터리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편, SK는 사회적가치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경제적 가치 창출 기회로 연결해 내겠다는 의미를 담은 ‘DBL(Double Botton Line)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의 강조해온 핵심전략이다. 경제적 가치는 재무성과 및 경제기여를, 사회적 가치는 사회성과 및 사회공헌을 뜻한다. 올해부터 각 계열사별로 사회적 가치를 핵심성과지표(KPI) 항목에 50%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