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포럼 이어 CEO세미나서도 ‘근본적 변화 마다않는 도전’ 언급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단순히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여서 이익을 내는 형태의 게임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게임을 생각해 달라”며 각 계열사 CEO들에게 근본적 혁신을 주문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제주에서 개최된 CEO세미나에서 “SK가 보유한 자원 가치를 과거나 현재 가치로 판단해서는 안 되고, 미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체인지한다는 건 기업의 정체성을 바꾸는 문제”라며 “현재 상태에다 디지털을 조금 더하는 게 아니라 ‘굴뚝 기업에서 아예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하겠다’여야 한다. 에너지 기업은 환경 기업이, 통신 기업은 AI(인공지능) 컴퍼니가 되겠다고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성장을 좇겠다. 적자가 나도 상관없다. 시가총액을 높이는 전쟁을 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지금 여러분이 뭘 해야 하나? ‘기존 자원을 3년 이내에 다 없애겠다’ 거의 이 정도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8월 열린 ‘2019 이천포럼’에서도 SK가 디지털전환(DT)과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을 딥 체인지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야 하며, 이들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그룹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기존 사업을 그대로 놔두면 좋은 게 아니냐고 이야기하는데 그러면 우리는 하청업체로 전락한다”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번지점프 정신’을 언급했다.

한편 최 회장은 CEO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재정의 했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 CEO는 결정권자, 책임자로만 인식됐으나, 앞으로는 딥 체인지의 ‘수석 디자이너(Head Designer)’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 진화ㆍ전환ㆍ확장, 자산 효율화, 인적자본(Human Capital) 확보 등 딥 체인지의 모든 과제들이 도전적인 만큼 기존의 익숙한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디자인 사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