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차로 ‘수소사회’ 구현…넥쏘 필두로 국내외 시장지배력 높여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세계에 불어 닥친 기후위기는 각 기업들의 체질 개선에도 커다란 영향을 줬다. 글로벌 기업들이 환경기술 개발에 주력 중이다. 환경오염의 주된 원인이 산업 발전에 있기도 하지만, 소비자들도 친환경 생산품을 바라기 때문이다. 현대차 행보가 특히 눈에 띈다. 수소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수소사회’ 구현을 기치로 내걸었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수소사회 구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수소사회 구현에 대해 발언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시무식 당시 정 수석부회장 모습.
“지름길 없다, 지속적인 행동이 중요”

지난 2015년 12월 체결된 파리협정은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장기적으로는 1.5℃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나름대로 노력 중인 기업들이 있다. 자동차 업계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앞날은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차 기술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소전기차를 적극 밀고 있는 현대차는 자사 완성차를 바탕으로 한 ‘수소사회’를 구현을 목표로 내세웠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최근 그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CEO 총회’ 자리에서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은 전체회의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그룹별 토론을 주재했다.

정 수석 부회장은 수소 에너지가 기후위기 및 미래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미래 수소사회로 가는 지름길은 없다”면서도 “수소산업의 각 분야별, 단계별 구체적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선행돼야 할 3가지가 있다고 했다. 각각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저감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 ▲가치사슬 전반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이다. 이는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월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취임 이후 일관되게 강조해온 ‘각국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수소사회 구현 및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참’의 메시지를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기술혁신과 관련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산업 모든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저감으로 지속 가능한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소가 기존 화석연료의 한계를 극복할 대체 에너지로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생산과 저장 및 활용 등 가치사슬 전 단계에서 창조적 기술 혁신이 이뤄지려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수소위원회는 CEO총회에 맞춰 ‘수소원가 경쟁력 보고서’를 최초로 발표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의뢰해 수소위원회 30여개 회원사들의 2만5000여개에 달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다. 최초로 수소 산업 전반에 대한 원가 경쟁력을 체계적으로 종합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보고서는 수소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할 시 생산, 유통, 활용 등 각 단계에서 원가가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향후 10년 이내 최대 50%의 원가 저감 효과를 기대했다. 특히 장거리 및 대형 트럭 운송, 산업용 열원 생산 등의 분야에서 상당한 원가 저감을 예상했다. 이들 분야는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약 15%를 점유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수소사회의 실질적 가치 및 비전을 효과적으로 제시해 일반 대중의 수용성을 확대하고 신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수소에너지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개선과 수소산업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수소사회의 비전과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수소위원회 CEO 총회에서 공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소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인지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FTI 컨설팅’이 미국, 중국, 일본, 독일 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다. 이를 본 정 수석부회장은 “주요 국가들이 추진 중인 수소도시가 미래 수소사회를 앞당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전관리체계 구축 필요성에 대해서는 “수소산업 가치사슬 전반의 완벽한 안전관리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동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글로벌 기후 목표에 도달하고 수소가 주는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넥쏘로 수소전기차 시장 선도”

현대차는 넥쏘를 중심으로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인 '투싼ix'의 양산 및 판매했다. 이어 2018년 3월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를 전격 출시했다. 2018년 727대이던 '넥쏘'의 국내 판매량은 2019년 4194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현대차가 수립한 넥쏘의 국내 판매 목표 대수는 1만100대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법'이 제정되는 등 여러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수소전기차에 대한 국내 고객의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향후에는 북미 진출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자신감의 배경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다. 앞서 독일 유명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토&슈포트'는 작년 7월 수소전기차 부문에서 현대차 넥쏘를 언급하며 “한국의 수소전기차 기술력이 독일차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아울러 넥쏘의 파워트레인은 지난 2018년 말 미국 유력 자동차 매체 '워즈오토'로부터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넥쏘를 1대 운행 시에는 성인 약 43명에게 필요한 공기가 정화되고, 1만 대 운행 시에는 나무 60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수준의 탄소 저감 효과를 낸다”며 “움직이는 공기청정기와 다름없는 넥쏘를 중심으로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주현웅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