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델타항공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힘을 실었다. 수세에 몰린 KCGI는 아르바이트생 모집에 나섰다.

델타항공은 지난 20~21일 한진칼 주식 59만1704주를 추가 매입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로써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율은 기존 10%에서 11%로 상승했다.

‘반(反)조원태’ 구호를 내건 3자 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견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델타항공은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앞서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지난 20일 한진칼 지분 297만 2017주(5.02%)를 추가 매입, 지분율을 13.30%까지 늘렸다. 반도건설은 해당 지분을 추가 확보하고자 1000억원 이상의 돈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델타항공의 이번 매입으로 조원태 회장측의 지분율은 3자 연합을 재차 앞서게 됐다. 24일 기준 이들의 지분은 39.25%다. 3자 연합은 37.08%이다.

델타항공의 추가 매입은 장기적 측면에서 조원태 회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분이 정기주총의 의결권은 없으나, 임시주총 등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때를 대비할 수는 있다.

델타항공은 조원태 회장을 지지함으로써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환태평양 노선의 동맹을 강화할 수 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해 조인트벤처를 설립, 해당 지역에서 공동노선을 운항하며 협력해 오고 있다.

3자 연합의 공세는 번번이 가로막히는 모습이다. 대한항공, 한진그룹, 한국공항 노동조합이 KCGI를 ‘투기자본’ 등으로 규정한데 이어, 최근에는 한진그룹의 전직 임원들도 조원태 회장 측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격을 꾀하는 KCGI는 아르바이트생까지 동원하기로 했다.

한진칼 소액주주들에 따르면 현재 KCGI는 소액 주주들을 본인들 편으로 설득할 단기인력을 모집 중이다. 대학생·휴학생·취업준비생 등에게 기본급 10만원 및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하며 해당 업무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작업은 오는 3월 13~26일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내달 27일쯤으로 예정된 한진칼 주총에서는 소액투자자와 함께 기관투자자들의 표심도 주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의 경우 외부 자문기관 보고서에 근거한 의결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아직까지는 외부 자문기관에서 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할 만한 뚜렷한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KCGI의 우호지분으로 등장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2심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상황”이라며 “(기관투자자들이)KCGI 측에 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