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의 한국화 주도…”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 / 1인 혼닭·미라클버거·폴드버거…신세대 소비 트렌드 선도

롯데리아 매장 전경. (사진 롯데GRS)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과거에는 우리나라도 외국 유명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장악했던 시절이 있었다. 해당 브랜드 햄버거 하나를 먹기 위해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도 주요 번화가를 방문해야 했다. 국내 외식 시장 규모는 1990년대 들어 10조원을 돌파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더 많은 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이 국내 진출을 시도했다. 이런 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에 친숙해진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한 품질의 제품을 원했고 이때 등장한 것이 롯데리아다. 롯데리아는 햄버거의 국내 토착화를 위해 한국인 입맛에 맞는 한국적 제품 개발에 주력했다. 그리고 이제는 국내는 물론 외국 어딜 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됐다.

트렌드 파악 후 다양한 신제품 출시·공격적 마케팅

롯데리아는 1979년 10월 25일 제1호점인 소공점 개점을 시작으로 정말 빠르게 성장했다. 개점 당시 메뉴는 햄버거류(롯데리아햄버거, 치즈햄버거, 디럭스햄버거)와 프라이드치킨(세트, 싱글)으로 상당히 단순한 메뉴들로 구성돼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롯데리아 메뉴는 하나하나 언급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럼에도 굳이 대표적인 메뉴를 시기별로 꼽아보자면, 우선 롯데리아가 1992년 9월 국내 업계 최초로 선보인 ‘불고기버거’가 떠오른다. 한국인 입맛에 맞춘 특제 불고기 소스 제품으로 유명한 이 메뉴는 25년 간 누적 판매 수량 8억개를 돌파하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1999년 한국형 햄버거의 맥을 잇는 신제품 ‘라이스버거’를 업계 최초로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약 80만개가 판매됐고 업계 최고 히트작으로 선정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새우라이스버거, 김치라이스버거 등 햄버거에 한국인의 주식인 쌀을 자연스럽게 접목시킨 제품을 선보였다.

한국형 패스트푸드 개발에 주력했던 1990년대와 달리 2000년대 롯데리아는 광우병 파동 및 트랜스지방산 등 사회적인 안티 패스트푸드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건강 메뉴 개발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에 업계 최초 국내산 한우로 만든 패티를 사용한 ‘한우 불고기버거’,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를 조합한 ‘불새 버거’, ‘레드&화이트’ 제품 등이 출시됐다.

특히 최근 10년 롯데리아는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고객의 다양한 외식 선호 성향에 따른 다양한 먹거리 개발 △1인 가구 등 급격한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인해 소비 성향이 가성비를 추구하는 ‘가치소비’, 즉 메스티지(masstige, 명품의 대중화)적 소비 성향으로 변화하는 것 등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국내 최초 한국형 햄버거 개발의 전통성과 트렌드를 접목한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검증되고 믿을 수 있는 고급 원재료를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했고 무엇보다 2030 세대들을 위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경제 침체 속에 지난해까지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매진한 롯데리아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최근에는 ‘1인 혼닭’, 식물성 버거 ‘미라클 버거’ 등을 내놓고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달 출시한 ‘폴더 버거’는 기존 버거와는 다르게 접어서 한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는 특징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폴더 버거 출시 마케팅 전략으로 온·오프라인에 게시한 ‘7월 1일부로 롯데리아, 버거 접습니다’는 내용의 포스터는 SNS 등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업 매장 자동화·푸드테크 등 디지털화에 집중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GRS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 8399억 원, 영업이익 21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 234.5% 성장한 수치다. 매출 성장률에 비해 영업이익이 급등한 것이 특징으로 당기순이익도 68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롯데GRS 전체 매출 70~8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롯데리아 실적을 끌어올린 것이 호실적 요인으로 보인다.

롯데GRS는 지난 2월 하나의 통합 앱에서 주문이 가능한 ‘롯데잇츠’를 선보였다. 이는 2017년 10월 롯데리아 홈서비스 운영점을 대상으로 운영한 ‘스마트오더’ 시스템에서 출발했다. 롯데잇츠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TGI 프라이데이스, 빌라드샬롯을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고객 편의성에 중점을 둔 브랜드 통합 앱이다. 특히 기존 롯데리아만 가능했던 배달 앱을 5개 브랜드로 확대함으로서 △딜리버리 서비스 △예약 및 테이블 주문 서비스 △Chip 적립 기능 등 온·오프라인 매장 주문 시스템을 강화했다.

또 롯데GRS는 언택트 주문으로 인한 배달 주문율 증가와 코로나19 경기 침체로 인한 어려움 극복을 위해 각 브랜드별 딜리버리 메뉴를 강화할 수 있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1인 혼닭 메뉴’는 출시 일주일 사이 홈서비스 주문 판매량이 약 10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고 주문량 역시 배달을 통한 주문율이 약 60%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롯데GRS는 2014년 롯데리아 무인 키오스크 주문 테스트 운영을 시작으로 외식사업 푸트테크를 통한 4차 산업 혁명 및 디지털화를 영업 매장에 본격적으로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외식산업 사업 형태 구조가 급격하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당사는 시장에 신속하게 접목할 수 있는 DT 시스템을 확충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롯데GRS 빌라드샬롯 잠실점과 TGI 롯데몰 김포공항점에는 로봇이 서빙하는 ‘페니’를 도입해 로봇이 직접 서빙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롯데GRS는 브랜드별 특성에 맞춘 영업 매장 자동화 및 푸드테크 등 디지털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 중 롯데리아 버거 조립 과정 자동화 추진을 위한 TFT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고 크리스피크림도넛은 도넛 판매용 자동 자판기 등 무인 주문이 가능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접목시킬 계획이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