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롯데맨’ 황각규 부회장 용퇴…후임에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40년 롯데맨’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용퇴했다. 후임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내정됐다.

롯데그룹은 지난 13일 롯데지주를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는 매년 연말에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해 왔다. 이번에는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혁신 차원의 파격인사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40여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게 됐다. 그는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평사원으로 입사해 ‘샐러리맨 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재계에서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로 불려온 까닭에 이번 퇴진에 특히 이목이 쏠렸다.

구체적으로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입사한 그는 1995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국제부 부장을 수행하며 이름을 알렸다. 롯데가 세계무대에서 발판을 넓히고자 당시 처음 만든 부서를 이끈 것인데, 특유의 적극성과 능통한 외국어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알려졌다.

이어 2003년 롯데그룹 경영관리본부 국제팀장(상무)을 맡은 데 이어, 2006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국제실장(전무), 2011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국제실장(사장), 2014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 2017년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을 거쳐 2018년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재계에 따르면 롯데의 주요 인수합병(M&A) 사례로 꼽히는 2010년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기업 타이탄, 2012년 하이마트, 2015년 KT렌탈, 2015년 더뉴욕팰리스호텔, 2016년 삼성SDI 케미칼사업 부문 및 삼성정밀화학 등이 그의 성과라고 한다.

롯데의 거침없는 성장에 크게 기여한 황각규 부회장이지만 악화한 대외 여건이 그의 퇴진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중국 사업 부진에 이어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최근까지 악재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롯데로서는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했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 혁신은 회사의 자체 진단일 뿐만 아니라 주주들의 요구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황각규 부회장이 회사를 아예 떠나는 것은 아니다.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직은 계속 수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황각규 부회장 후임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내정됐다. 롯데백화점에서 일을 시작한 이동우 사장은 이후 경영지원, 영업, 상품기획자(MD) 등을 두루 거친 뒤 롯데월드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2015년부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았다.

한편 롯데지주는 이번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도 나섰다. 기존의 경영전략실을 ‘경영혁신실’로 개편했다. 경영혁신실장으로는 이훈기 롯데렌탈 대표이사 전무를 앉혔다. 그는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와 롯데렌탈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 사장은 롯데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한다. 그 외에는 전영민 롯데인재개발원 원장이 롯데엑셀러레이터로 자리를 옮긴다. 김현수 롯데물산 대표는 롯데렌탈 대표이사로 간다. 류제돈 롯데지주 비서팀 전무가 롯데물산 대표로 이동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