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아이오닉(IONIQ)’…첫차는 ‘45’ 콘셉트카 모티브 한 CUV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 비상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IONIQ)’을 론칭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전동화 경험의 진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현대차는 자신한다. 기술에만 관심을 두기보다 고객에게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선사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을 덧붙이면서다. 이미 전기차 시장에서 글로벌 톱5 반열에 오른 현대차가 아이오닉을 디딤돌 삼아 더 크게 도약할 수 있을지를 두고 업계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경험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것”

현대차가 내년부터 순차 출시 예정인 전용 전기차의 브랜드 명칭을 아이오닉(IONIQ)으로 정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의지 일환으로, 별도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브랜드명 아이오닉은 미래 지향적이면서도, 순수한 친환경 기술을 상징하는 기존 아이오닉의 독창성을 계승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이오닉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전동화 경험의 진보’으로서, 현대차는 “전동화 기술을 넘어 소비자들에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차 브랜드 비전인 ‘휴머니티를 위한 진보’와도 일맥상통한다.

아이오닉은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총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첫차는 ‘45’ 콘셉트카를 모티브로 해 내년에 선보일 준중형 CUV이다. 앞서 현대차는 ‘포니 쿠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카 45를 작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한 바 있다.

이어 2022년에는 ‘프로페시’ 콘셉트카 기반 중형 세단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온라인으로 최초 공개된 프로페시는 공기 역학적이고 흐르는 듯 우아한 실루엣의 디자인과 뛰어난 공간성이 특징이다. 2024년에는 대형 SUV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이오닉 브랜드는 브랜드명인 ‘아이오닉’에 차급 등을 나타내는 ‘숫자’가 조합된 새로운 차명 체계를 도입한다. 문자와 숫자가 결합된 알파뉴메릭 방식으로 직관적이고 확장성도 용이하며 글로벌 통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신규 차명 체계에 따라 ▲내년 출시될 준중형 CUV는 ‘아이오닉 5(IONIQ 5)’ ▲’22년 나올 예정인 중형 세단은 ‘아이오닉 6(IONIQ 6)’ ▲’24년 출시 예정인 대형 SUV는 ‘아이오닉 7(IONIQ 7)’으로 명명됐다.

단 기존 아이오닉 차량(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은 전용 전기차에만 적용되는 아이오닉 브랜드에 포함되지 않는다.

디자인·성능 다 잡았다

전용 전기차 라인업 브랜드 아이오닉은 디자인과 성능 및 공간성 등에서 한 차원 높은 상품 경쟁력을 갖춘 현대차 야심작과 다름없다.

먼저 아이오닉의 디자인 콘셉트는 ‘시간을 초월하는 가치’다.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영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순수하고 정제된 디자인을 의미한다고 한다.

디자인 정체성을 보여주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파라메트릭 픽셀’이다. 어느 브랜드에도 시도된 적이 없는 방식으로, 램프에 기하학적 형태의 픽셀들을 적용해 미래지향적이면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고유의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성능 또한 단연 앞선다. 측면에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최초로 적용된다. 그동안 축적한 현대차의 전동화 기술에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더해져 획기적인 성능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 중이다.

특히 아이오닉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내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450km 이상 달릴 수 있다.

또 탑승자의 보다 자유로운 활동성을 위해 실내 공간도 극대화된다. ‘이동 수단’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확장시키는 개념이다.

앞서 현대차는 2016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이동의 자유로움’이란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미래 모빌리티 혁신 연구 활동인 ‘프로젝트 아이오닉(Project IONIQ)’ 출범을 발표한 바 있다. 일찍이 현대차는 모빌리티와 삶의 결합,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충족, 전통적 모빌리티 제약 극복을 핵심 연구 영역으로 지정하고 관련 연구에 주력해 왔다.

현대차가 이 같이 나선 것은 전기차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인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는 지난 5월에 발행한 ‘전기차 전망 2020’에서 전 세계 신규 승용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2040년에는 5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자동차 업계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업체 간 합종연횡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에서 세계 톱5에 진입하는 등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이 기간 현대기아차의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총 2만4116대로 집계됐다. 이는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의 뒤를 잇는 세계 4위 수준이다.

현대차는 2025년 까지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이오닉 브랜드는 이러한 목표를 향해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원홍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 부사장은 “아이오닉 브랜드는 고객 경험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전기차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고객에게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기반 진보한 전동화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