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업전시회 대부분 취소되고 있지만 일부 새로운 전시 형태로 개최 시도

효성화학은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플라스틱·고무 산업 박람회 ‘차이나플라스 2019’에 참가한 바 있다. (사진 효성화학)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계 최고의 글로벌 전자 기업들이 신제품과 신기술 경쟁을 해왔던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개최를 결정했다. 독일 ‘K-Fair’, 미국 ‘NPE’와 함께 세계 3대 플라스틱 및 석유화학 박람회이자 아시아 최대 플라스틱 산업박람회인 ‘차이나플라스(CHINAPLAS)’는 아예 취소됐다. LG화학, SK케미칼, 한화토탈, 롯데케미탈, 효성화학, GS칼텍스 등의 석유화학 기업들은 물론 LS엠트론 등 대형 플라스틱 산업기계 기업들이 대거 참가하는 차이나플라스는 당초 4월에서 8월로 개최를 1차 연기한 바 있지만 결국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산업계, 국제 홍보채널 확보에 빨간불 켜져

코로나19는 산업계 주요 전시회들을 잇달아 취소시키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아시아 버전 미니 CES인 ‘CES 아시아’가 취소된 가운데 그나마 CES가 온라인 개최를 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된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0’이 전면 취소된 바 있어 이번 CES 개최 결정은 비록 온라인 개최지만 전자업계가 환영할만한 소식으로 보인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내년 초 열리는 CES 온라인 행사는 ‘새로운 몰입형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CES 온라인 이벤트는 당연히 개인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매우 혁신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CTA 측은 2022년부터는 CES를 반드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오프라인 행사로 되돌린다는 방침이다.

매년 열리는 CES 행사는 지난해 약 17만5000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로, 밀집된 컨벤션 홀에서 제조사, 소매업체, IT 전문가, 관객들이 모여 크고 작은 회의와 모임을 갖는데, 1967년부터 시작된 CES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것은 5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처럼 각 산업계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이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던 산업 전시회가 대거 취소되거나 온라인 개최를 하게 되면서 전시업계는 물론 관련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했던 기업들의 국제 홍보채널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나마 IT 기업들은 업계 특성상 온라인 형태의 홍보가 익숙하고 이런 온라인 전시회가 오히려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철강, 화학, 기계 등의 기업들은 오프라인 공간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전시업계는 CES와 같이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거나 각각의 방역 시스템을 활용해 속속 전시회를 개최하려고 한다. 당장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IFA는 다음 달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 예정이지만 행사 규모를 크게 줄이기로 했다. 매년 1800개 이상 기업이 참가하고 20만 명이 넘게 찾는 IFA지만 올해 전시 기간을 예년 절반 수준인 3일로 대폭 줄여 개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IFA는 행사를 공개하지 않고 기업, 업계 관계자와 미디어 등 사전에 초대한 최소한의 인원으로만 진행하며 하루 관람객은 1000명으로 제한한다”며 “IT 업계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전자가 올해 IFA를 불참하고 LG전자는 기자간담회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대로 진행된다면 정상적인 개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에 정면으로 도전장 던진다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개최한 ‘2020 한국국제기계박람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가 주관하고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주최한 이번 전시회에는 12개국, 115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1만여 명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경상남도 창원에서 개최되는 첫 대형 전시회인 만큼 주최 측은 마스크 착용 및 발열측정, 에어샤워 등 최고 수준의 방역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참관객·참가업체 등 다수의 안전을 최우선하기 위해 최고 수준인 8단계 방역(1차 발열측정-손소독-마스크 착용확인-2차 발열측정-비닐장갑 제공-3차 발열측정-에어샤워-소독매트)을 진행한 것.

한국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를 위한 오토메이션과 스마트공장, 스마트 공작기계 등 첨단 기술을 선보인 것은 물론 코로나19 발생 이후 상당수 전시회가 취소된 가운데 개최된 국제 박람회인 만큼 방역 부문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 큰 성과”라며 “향후 디지털 뉴딜 정책을 기반으로 스마트 산단 구축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19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2020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SEOUL FOOD 2020)’은 다음달 15일부터 18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이 전시회를 주최하는 코트라는 국내 최대 식품전문 전시회인 ‘SEOUL FOOD 2020’의 다음 달 개최를 앞두고 전 세계 식품 시장 트렌트를 전망할 수 있는 ‘生生 세계식품시장 르포(이하 생생르포)’를 개최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영상 시청 형식으로 진행되는 ‘생생르포’는 우리 식품 주요 수출국을 대상으로 변화하는 시장동향 및 진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코트라는 이번 생생르포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기능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수출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식품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국제 전시회를 개최하는 만큼 코로나19 이후 대안을 찾는 것은 물론 오히려 이 시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생생르포’에는 다양한 식품 전문가가 참가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망식품 분야, K-푸드 진출 전략, 변화하는 식품유통 플랫폼 등이 공유됐다. 오는 19일에는 중국시장 이해 및 온라인 플랫폼 소개, 베트남시장 진출전략, 한류 활용 인도시장 진출 및 CEPA 활용 전략 등을 주제로 두 번째 ‘생생르포’가 열린다.

류재원 KOTRA 무역기반본부장은 “많은 국내 식품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식품시장을 이해하고 새로운 수출 기회를 발굴하기를 바란다”며 “이번 르포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기능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K-FOOD의 해외진출에 더욱 힘을 실어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