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트러블·휴먼 에러 없는 스마트 컴퍼니 도약 추진…단지 내 무선통신망 최초로 구축

한화토탈이 안전한 공정지역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도입한 방폭 스마트폰. (사진 한화토탈)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1988년 창립 이래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며 대한민국 석유화학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온 한화토탈은 2003년 세계적인 프랑스 에너지·화학 기업 토탈그룹과 합작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2015년 한화그룹 계열사로 합류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석유화학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에 18개 단위공장으로 구성된 종합 에너지·석유화학 콤플렉스를 갖춘 한화토탈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은 140만 톤이며 주력 제품 PX(파라자일렌)와 SM(스티렌모노머)은 각각 국내 최대 규모인 연간 200만 톤, 106만 톤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단지 내 무선망 구축·방폭 스마트폰 도입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기초 유분부터 SM·PX·EG(에틸렌글리콜) 등 화성 제품(Base Chemical), PE(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EVA(에틸렌초산비닐 공중합체) 등 생활 속 다양한 소재 원료로 쓰이는 수지 제품(Polymer), 그리고 휘발유, 경유, 항공유, LPG 등 다양한 에너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한화토탈은 지난해 11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공장 중심 IT 고도화를 통한 혁신적 공장 운영을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전 선포식’을 가진 바 있다.

한화토탈은 이미 전 공정에 걸쳐 자동화가 완성돼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가 취합되는 석유화학공장 특성을 십분 활용해 생산효율성과 업무유연성은 높이면서도 안전사고, 공장 트러블 및 휴먼 에러가 없는 ‘스마트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먼저 전 단지 어느 곳에서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단지 내 무선통신망(P-LTE)을 국내 석유화학기업 최초로 구축했다. 이를 통해 사람 손이 닿기 힘든 환경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무선 센서, 무선 디바이스 등 다양한 산업용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했다.

또 자체 무선통신망을 기반으로 실시간 데이터 전송 및 업무 처리가 가능한 방폭형 스마트폰을 도입했다. 방폭형 스마트폰은 폭발방지 스마트폰으로 폭발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석유화학공장에서 특히 민감한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체 무선통신망을 사용해 데이터 유출을 차단하는 보안성도 강화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공장 안전운전 확보…생산성↑

한화토탈은 빅데이터 활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화된 공장 운전에서 취합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공장 안전운전과 생산성 향상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먼저 설비 부문에서는 빅데이터를 설비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비상 정지를 방지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공장 설비 빅데이터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한화토탈이 구축한 ‘설비정보포탈(AIP, Asset Information Portal) 시스템’은 대산공장에 설치돼 있는 30만개 설비에 대한 사양, 도면, 점검이력 등 다양한 정보를 일반 포털사이트처럼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한화토탈은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연간 약 3만2000시간 업무시간 단축, 설비 현황분석과 적시 정비활동을 통한 사고 예방 등 매년 22억 원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한화토탈은 빅데이터 활용분야를 설비, 공정뿐만 아니라 안전 환경, 제안 분석 등 문서로 작성된 비정형 데이터와 영상데이터까지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영상데이터는 CCTV다. 한화토탈은 공장내 700여대 CCTV에서 촬영된 영상을 분석해 공장 안전가동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

사내교육 프로그램 ‘디지털 아카데미’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디지털 아카데미는 석유화학공장 내 주요 공정 관리를 담당하는 엔지니어 직군을 비롯해 마케팅, 원료구매 등 실무에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한 직무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한화그룹 석유화학 부문 3개 회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한화토탈이 비대면 업무 확장을 위해 도입한 스마트 글래스로 설비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 한화토탈)
‘스마트 오피스’ 실현…‘스마트 오더’·‘스마트 물류’ 오픈

한화토탈은 직원들의 업무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 오피스’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 현업에 하나 둘씩 도입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시스템이 바로 ‘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다. RPA는 사람을 대신해 단순·반복적인 사무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을 기반으로 만든 리포팅 자동화 시스템 ‘ERA(Excel Based Reporting Automation)’도 도입했다. ERA는 각종 데이터가 저장된 서버에 접속해 분석할 항목과 레이아웃만 지정하면 언제든지 필요한 데이터 분석 결과의 최신 버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 임직원들이 회사 지원제도나 업무별 담당자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챗봇(Chat-Bot)을 개발했다.

한화토탈은 스마트 플랜트 프로젝트를 고객 서비스 부문까지 확대하고 있다. 2018년 하반기 오픈한 주문 시스템 ‘스마트 오더(Smart Order)’와 배송조회 시스템 ‘스마트 물류(Smart Logistics)’가 그 결과물이다. 스마트 오더와 스마트 물류 핵심은 바로 모바일과 실시간이다.

이밖에 비대면 업무 확장을 위해 무선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글래스 원격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코로나 국면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스마트글래스는 안경에 부착된 카메라 렌즈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대방과 실시간으로 영상과 음성을 공유하는 사물인터넷 장비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스마트 플랜트 프로젝트는 직원들이 한 눈에 공장 현황을 파악하고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것은 물론 모바일을 통한 업무효율성 증대 및 신속한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통적인 장치산업인 석유화학과 4차 산업혁명이 만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능형 공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