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화제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도…젊은 직원 창의성 뒷받침하는 조직문화 화제

빙그레는 ‘빙그레우스’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사진 빙그레)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빙그레는 좋은 제품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음에도 기업 브랜드와 제품 브랜드 간 연결고리가 약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올해로 창립 53주년을 맞는 빙그레 기업 이미지를 좀 더 젊은 감성으로 바꿀 필요도 있었다. 결국 빙그레는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빙그레 제품을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기업 이미지를 젊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 B급 감성으로 다가가 보자는 계획을 세웠고 ‘빙그레우스’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빙그레 왕국 왕위 계승자인 빙그레우스는 아버지로부터 왕명이 적힌 편지 한 통을 받고 인스타그램 운영을 맡게 된 캐릭터다. 바나나맛우유 왕관에 비비빅 벨트, 빵또아 바지를 입고 꽃게랑 장식의 메로나 봉으로 치장한 모습은 빙그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빙그레우스 마케팅 대박…브랜드 파워↑

홍보팀 아이디어로 내놓은 빙그레우스 마케팅이 의외의 대박을 치게 되면서 빙그레 기업 이미지는 한층 더 진화하게 됐다. 아무래도 빙그레가 오랜 전통을 가진 기업이다 보니 SNS 등 온라인상 이미지가 강하지 못했던 측면이 다소 있었지만 이번 빙그레우스 마케팅을 통해 단번에 기존 약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다.

특히 홍보실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빙그레 마케팅에 그대로 반영된 것은 소통이 원활한 기업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시대적 과제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기업 홍보실이 선도한 상징적인 사례로도 남게 됐다.

빙그레우스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B급 감성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재미와 함께 다양한 제품 소식을 전달하는 화자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투게더리고리경(투게더), 옹떼 메로나 부르쟝(메로나), 비비빅군 등 제품을 캐릭터화해 빙그레 왕국 세계관을 구축하고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이런 서사를 가진 빙그레우스 캐릭터 공개 후 6개월 만에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는 약 5만 명이 늘어 총 팔로워 15만 명을 넘어섰고 동종업계 대비 가장 높은 팔로워 수를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는 빙그레우스 이모티콘과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라는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고 음원도 배포하는 등 소비자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들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빙그레는 올해 창립 53주년을 맞이했고 한국인에게 친숙한 기업 중 하나다. 빙그레우스라는 캐릭터를 완성하는 제품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빙그레는 국내 유가공 산업 발전을 주도해 왔다. 원유집유시설과 정제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빙그레는 사업 인프라 경쟁우위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마케팅 능력을 바탕으로 우유, 아이스크림, 그리고 발효유 사업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1974년 출시된 바나나맛우유(일명 단지우유)는 국내 가공우유 사상 최초로 단일 브랜드 2000억 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고 같은 해 출시된 국내 최초 정통 아이스크림 투게더 또한 45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아이스크림 부문 브랜드 파워 1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다.

빙그레 본사 전경. (사진 빙그레)
라인업 확장으로 제2의 도약 응시

빙그레는 지난달 5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완료했다. 빙그레는 지난 3월에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결과 빙그레는 지난 9월 29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고 해태아이스크림 지분인수를 위한 잔금 지급을 마무리 후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최종인수금액을 1325억 원으로 공시한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빙그레 경영기획담당인 박창훈 전무를 선임했다.

박 대표는 “당장은 해태아이스크림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제품력 및 마케팅 활동 강화 등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조직구성과 구체적인 운영방안은 점진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빙그레는 지난해 건강 지향 통합 브랜드 ‘TFT’를 출범하고 여성 건강 브랜드 ‘비바시티’에 이어 최근 남성 건강 브랜드 ‘마노플랜’을 론칭하며 건강기능식품 라인업을 확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빙그레 TFT는 맛(taste), 기능(function), 신뢰(trust)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브랜드다.

사회적 책임 다하는 ‘글로벌 빙그레’

빙그레는 국내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빙그레 대표 아이스크림인 메로나는 1995년 하와이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30여 개국으로 수출을 확대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바나나맛우유도 한류 열풍으로 인해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중국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올해도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15%를 넘는 큰 성장세를 기록했고 빙그레 중국법인은 2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미국도 지난해 2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약 30%에 가까운 매출 신장을 기록했고 올해 북남미 지역 수출 실적은 연결 기준 약 2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와 올해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특히 빙그레는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한 단계 높은 A+ 등급을 받았다. 실제로 빙그레는 2001년부터 해비타트를 통해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고 약 30여 년간 어린이 미술 저변 확대를 위한 ‘빙그레 어린이 그림잔치’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이 밖에 빙그레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경영활동과 자금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한 100억 원 규모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고 있고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협력업체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