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수요 대응 스페셜티 소재↑…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 롯데케미칼)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최근 석유화학업계에는 필(必)환경이 키워드다. 다양한 신소재 개발을 하는데 친환경 요소를 필수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포장용기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화장품 용기 PCR-PP(재생 폴리프로필렌)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화장품 및 식품 용기에 적용이 가능한 PCR-PP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소비자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수거 후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로 만들고, FDA 안전기준에 적합한 가공 공정을 거쳐 PCR-PP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처럼 롯데케미칼은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외시장 적극 진출…글로벌 화학사 위상 증명

1976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출발한 롯데케미칼은 여수 석유화학공업단지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꾸준한 성장을 통해 국내 화학산업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1979년 롯데에 편입돼 현재 그룹 내 화학사업 부문을 대표하는 계열사로서 여수, 대산, 울산 등 국내 석유화학단지에 국제적 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지속적인 공장 증설과 사업 확장을 통해 안정적 수익성을 갖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고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량은 연간 450만 톤으로 국내 화학사 1위 규모다. 주요 생산제품으로 합성수지(PE, PP, PC, ABS, PET), 기초유분(BD, BZ, TL, XL), 화성제품(EG, EOA, SM, PIA), 합성고무(SSBR, EPDM), 건자재, 수처리 분리막 등 다양한 제품군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화학사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 동남아 최대 석유화학기업 TITAN케미칼(현 롯데케미칼TITAN)을 인수해 높은 발전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유한 동남아 지역에 사업 기반을 마련했고, 2015년 롯데케미칼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지역 천연가스전 개발 및 가스플랜트를 완공해 유럽과 서남아, 북아프리카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셰일가스 기반 에탄크래커(ECC) 공장을 준공해 국내 화학사 최초로 미국 현지에 대규모 사업장을 건설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중국 내 판매 법인을 비롯해 홍콩,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독일, 이탈리아, 터키, 폴란드, 미국, 페루, 나이지리아 등 전 세계에 해외지사를 설립, 운영해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객 맞춤형 솔루션·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

롯데케미칼은 지난 1월에 스페셜티 전문 소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롯데첨단소재와의 통합으로 고부가가치 합성수지 및 건자재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6년 롯데케미칼은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현 롯데BP화학), 4월 SDI케미칼(현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등 화학사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이번 롯데첨단소재와의 통합을 바탕으로 소재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 됐고 이를 토대로 향후 고객 맞춤형 솔루션 및 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를 통해 높은 수익성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 롯데첨단소재 통합은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셜티 제품을 생산하는 롯데첨단소재를 통합해 롯데케미칼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연구개발과 투자 등 핵심 역량을 결집하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오일뱅크와 총 사업비 2조7000억 원 규모 합작투자를 통해 내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원유찌꺼기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공장(HPC Project)’을 건설 중이다. 또 지난해부터 GS에너지와 8000억 원 규모 합작 투자를 통해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여수공장 부지 내 폴리카보네이트(PC) 원료 비스페놀-A(BPA) 및 C4유분제품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약 4조 원을 투입해 에틸렌 생산공장을 비롯한 초대형 화학단지(LINE Project) 조성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확대는 물론 풍요로운 삶에 기여

롯데케미칼은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펼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바이오페트(Bio-PET) 상업생산에 성공했고, 자동차 경량화 소재 및 친환경 EPP 부표, 재생PP, 수처리 분리막 등 친환경 제품 및 스페셜티 제품 개발과 판매 확대에 힘쓰고 있다. 또 생활용품, 가전 등의 플라스틱 및 인조대리석에 적용 가능한 항균 소재를 개발해 공급 중이며 항바이러스 성능이 강화된 플라스틱 소재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소셜 벤처들과 ‘Project LOOP’를 결성해 폐플라스틱 수거부터 재생원료 생산 및 제품 제작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활동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롯데케미칼은 사업 확대는 물론 제품과 기술을 바탕으로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는 진취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잠정실적(연결기준)으로 매출액 3조455억 원, 영업이익 193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3.5%, 영업이익은 489%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됐던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정상화되고 있고, 원료가 약세 지속 및 제품 스프레드 확대로 전 분기 대비 높은 실적을 달성한 것.

롯데케미칼은 4분기 실적에 대해 “글로벌 경기 회복 및 언택트 추세에 따라 가전 및 생활용품 수요가 확대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대산공장 연내 재가동을 계획 중으로 신규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스페셜티 소재를 확대하고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확대를 위한 제품 개발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