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000대 후반 전망 다수지만 코로나 등 지켜봐야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올해 상당기간 2500포인트를 하회하며 ‘박스피’를 형성했던 코스피지수가 연말을 앞두고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호실적을 낸 기업을 다수 경험한 데다, 내년도 백신 개발에 이은 경기회복 기대감 등이 낳은 결과로 분석된다. 때문에 코스피3000 돌파를 내다보는 시각도 적지 않은데, 갖은 변수가 여전한 만큼 묻지마식 투자는 경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코로나19에도 코스피 사상 최고치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다 심화한 11월 말, 시장에 도는 자본은 거리를 좁힌 채 주식시장에 모여들었다. 특히 지난 1~4일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잔치를 벌였다. 시장에서는 내년 3000 돌파도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4일 코스피지수는 2731,45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700을 넘어섰다.

신기록은 외국인이 견인했다. 7655억 원 순매수했다. 지난달 30일 역대 최대인 2조4000억 원을 순매도하며 불안감을 키웠던 이들이지만, 당시는 일회성 차익실현 욕구가 발현됐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같은 기간 증시 전망을 비관하며 떠났던 개인들도 돌아오는 모습이다. 이달 첫날 3400억 원 순매도했던 이들은 지난 3일 1795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 같은 추세의 배경은 다양하다. 먼저 코로나19 여파에도 어닝서프라이즈 등 좋은 성과를 거둔 기업이 많았다. 또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기업이 각광을 받고,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따른 기대감도 시장에 오롯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2600을 처음 돌파한 지난 달 23일 이후 순매수세가 강했던 기업은 LG화학, 삼성전자, 셀트리온 순이었다.

3000포인트 돌파는 장담 못해

여느 때보다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한 현재, 기업에 대한 투자 증가는 긍정적 현상이다. 하지만 전체 투자액 중 부채의 비중이 적지 않다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잔고는 17조9401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용융자잔고는 개인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을 의미한다.

빚으로 투자에 뛰어든 사람이 많아진 셈인데, 향후 주식시장 전망은 천차만별이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2021년도 코스피 지수가 현재보다 오르긴 하되 3000 포인트 돌파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각각 ▲SK증권 2900 ▲삼성증권 2850 ▲한국투자증권 2830 ▲NH투자증권 2800 ▲KB증권 2750 ▲교보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투자증권 2700 ▲DB금융투자증권 2630 등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2021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은 신뢰가 높다”며 “내년도 예상 명목GDP를 1900조 원 중반으로 가정하고 이를 코스피타겟 시가총액으로 설정한다면 약 2800포인트까지도 상승여력은 있다”고 내다봤다. 단 “중국의 경제성장률과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각각 8%에 달하는 등 조건이 있다”고 전제했다.

일각에선 이 정도 수준의 상승세조차 참고용에 그칠 뿐, 투자에 주요한 요소로 삼아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증권사들은 다음 년도 상황을 예측할 때 먹구름보단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코로나19와 국내외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 변수도 많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