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벗어나 7만 원 돌파…TSMC 대비 여전한 저평가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최근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 기업은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다. 장기간 잡힐 듯 안 잡혔던 주당 7만 원 선에 이달 접어든데 이어, 내년에는 ‘9만 전자’ 이상이 될 것이란 기대감마저 나온다. 이례적 현상은 아니란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저평가된 주가가 제자리를 찾는 중이란 분석도 있다. 물론 새 주주환원책 마련 등 남은 관심사가 많은 것 역시 사실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13일 주가 6만3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고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종전 최고치는 올해 1월 20일 6만2400원이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3월 4만2500원 까지 주가가 하락한 뒤 약 10개월 만에 급반등한 것이다. 이른바 ‘개미동학운동’에 힘입은 결과이기도 하지만, 올해 줄곧 호실적을 내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인 영향도 발휘됐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 중이다. 지난달 27일 6만8200원까지 주가가 상승한 데 이어, 지난 3일 장중 처음으로 7만 원을 넘기는 등 신고가 행진을 며칠 간 계속 했다. 올해 초 2만 원대까지 급락했던 우선주 역시 이날 6만5000원 선에 접근, 7만 원대를 향해가는 등 연일 신고가를 알리고 있다.

단연 앞으로의 향배에 시선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증권사 별 목표주가를 보면 한화투자증권(7만6000원). 하나금융투자(8만6000원), 키움증권(9만 원) 등 대부분이 7만 원대 후반 돌파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목표액을 제시한 키움증권은 “D램 장기호황 사이클 진입, 낸드 산업 턴어라운가 예상된다”고 근거를 밝혔다.

실제로 내년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업황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월 가격이 약 9% 떨어졌던 D램은 이달 2.85달러 선을 형성, 급락세를 멈춘 뒤 반등했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4.20달러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또 모바일과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도 이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보다 가시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데, 최근 반도체 업계가 격랑인 현실 또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 중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및 엔비디아의 ARM 인수, AMD의 자일링스 인수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인텔 낸드사업 부문을 인수한 상황. 삼성전자도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뛰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무엇보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14배로 예상되는데, 이는 동종 업계 대비 낮은 수준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라이벌 격인 TSMC만 보더라도 과거 10년 간 12~15배 수준을 유지했고, 현재는 24배에 다다른 게 현실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생각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기업 밸류에이션은 절대적인 지표도 봐야 하지만, 상대적인 비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코스피 시장, 경쟁사인 TSMC와 비교해서 본다면 삼성전자 밸류에이션이 절대 비싼 것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세간에서는 삼성전자가 배당확대를 골자로 한 새 주주환원책을 마련할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상속세 재원 마련도 있지만, 올해 연이은 어닝서프라이즈를 낸 까닭에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의 선봉”이라며 “내년부터 실적 회복에 밸류에이션 매력, 주주환원 정책 등 3박자가 본격 반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