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70에 생체인식 기술 장착…네이버 등과 협력해 디지털 기술 혁신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곧 출시 예정으로 알려진 제네시스의 신차 ‘GV70’이 면면을 차츰 드러내고 있다. 일찍이 ‘역대급 디자인’으로 호평 받은 모델이지만, 최근에는 혁신적인 첨단 시스템 도입 등으로 성능에 대한 기대감까지 키워가는 모습이다.

이에 견줘 새롭게 관심이 쏠리는 지점이 현대차그룹 차량의 디지털 정보통신(ICT) 기술이다. 현대차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활용한 디지털 콘테츠 강화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새롭게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행보에도 본격 엑셀을 밟으면서 이동수단을 뛰어넘는 차량 공간이 어떻게 변모할 지가 시장 관심사다.

지-매트릭스 패턴으로 감싼 제네시스 GV70.
車업계 최초 ‘생체인식 기술’ 탑재

지난달 초 외장디자인이 처음 공개된 제네시스의 ‘GV70’은 디자인을 향한 관심사가 주를 이뤘다.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물론 여러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그에 관한 호평이 잇따랐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의 경우 “GV70만의 디자인 특징 중 몇 가지는 다른 제네시스 모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제네시스 역시 GV70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은 이 차량을 소개하며 “역동성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갖춘 중형 SUV의 끝판왕”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상엽 제네시스 글로벌 디자인 담당 전무는 “한국적 여백의 미를 그대로 승화한 실내 디자인은 제네시스 고객들만이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한 공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GV70은 최근에 재차 눈길을 모았다. 이번에는 내부에 탑재된 혁신 기술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생체 인식을 활용해 편의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킨 지능형 기술로서, 자동차 업계 최초로 제네시스 GV70에 탑재된 성능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계기로 생체 인식 기술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GV70에 탑재된 생체인식 기술 첫번째는 차량 내 간편 결제 시스템 ‘제네시스 카페이’와 연동된 지문인증이다. 결제 전 본인 인증 단계에서 기존 방식인 여섯 자리 숫자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대신, 시동 버튼 하단에 적용된 지문 인식 센서로 지문을 인증함으로써 더욱 간편하게 제네시스 카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다른 사람에게 차를 맡겨야 하는 주차·운전 대행 서비스 이용 시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집 주소, 전화번호부 등 고객의 개인 정보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주는 발레 모드에서도 지문 인증 시스템을 사용할 수도 있다. 또 스마트키 없이도 스마트폰의 제네시스 커넥티드 앱을 통해 차 문을 원격명령으로 열고, 지문 인식만으로 시동을 거는 것도 가능하다.

제네시스는 GV70에 기존 초음파 센서보다 더욱 정교한 레이더 센서 기반의 어드밴스드 후석 승객 알림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후석 승객 알림은 차량 뒷좌석에 승객이 탑승한 경우 실내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로 이를 감지한 뒤 운전자에게 단계적으로 알림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이 레이더 센서는 후석 승객의 팔과 다리 등 큰 움직임뿐만 아니라 호흡에 의한 흉부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감지한다. 깨어 있는 어린이는 물론 잠들어 있는 유아가 2열에 남아 있어도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초음파 센서보다 감지 범위가 넓어 2열 뒤 쪽까지 감지할 수 있어 하차 후 화물 공간에 남아 있는 반려 동물의 움직임도 확인해 알려준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지문 인증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차량 시동 및 개인화 서비스를 한 층 더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인포테인먼트 사용성을 높였다”며 “향후 차량의 다양한 센서로 수집한 자료를 복합적으로 분석해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 환경에서 차량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생체 인식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와 ICT의 결합”

현대차그룹은 보다 앞선 ICT 기술을 선보이는 데에 특히 주력하고 있다. GV70에 생체인식 기술을 입힌 것도 그 일환이지만, 지난달 말께 네이버와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제휴 협약(MOU)’ 체결 역시 확대되는 시장 기대감의 배경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차량의 기술혁신뿐 아니라 이용자 경험 전반에 혁신을 더하겠다는 각오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9일 네이버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주요사항은 각각 ▲콘텐츠·서비스 사업 협력 ▲모빌리티 서비스 시너지 창출 ▲중소사업자 상생 모델 개발 등 3가지다. 두 회사는 각 영역에서 관련 서비스 및 상품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고객에게 차량과 플랫폼을 연계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나아가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자동차 기업과 ICT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네이버가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현대·기아차 고객이 자사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네이버가 제공하는 검색, 지도, 쇼핑, 웹툰, VLive, 오디오 클립 등 현대인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커넥티드 카와 연계해 차량 내 고객 경험을 혁신한다는 포부다. 또 양사는 각자 보유한 다양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출시 및 신사업 기회 창출 등을 함께 도모하기로 했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자동차와 ICT의 결합을 통해 고객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 편의를 증진하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전반에 걸쳐 고객경험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출시가 예정됐던 제네시스 GV70은 계획보다 한 달 늦게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거론 중이다. 내년 1월부터 개별소비세가 재차 인상함에 따라, 전달인 12월 출고 시에는 뒤에 나올 차량보다 더한 세금이 물려질 수 있으므로 소비자 혼선이 예상돼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출시는 이달 예정이지만, 출고가 미정 상태”라고 짧게 전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