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사들 ESG전담조직 신설
롯데손보 ‘소방관 보험’ 출시
‘탄소제로를 위한 투자자연합’ 적극 활동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생명 본사에서 열린 '지속가능경영(ESG) 비전 선포식'에서 변재상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다섯 번째) 및 각 부문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이젠 선택 아닌 필수”

최근 ESG경영이 기업들의 화두로 떠올랐다. ESG 경영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을 말한다. 전세계는 물론 우리 정부도 그린 뉴딜 정책에 주력하고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도 친환경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ESG 경영 전략은 올해의 가장 큰 키워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ESG 행보도 발빠르다. 신한·KB·우리·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ESG 전담 조직을 잇따라 신설하고 카드·보험사들도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그린본드, 소셜본드 등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ESG 투자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금융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은 물론 환경 분야까지 아우르는 ESG 경영 강화에 속속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금융지주들은 연말 조직개편에서 ESG 전담부서 역할을 확대, ESG 경영을 올해 주요 경영 전략으로 앞세웠다. 신한금융지주 지난달 17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그룹 전략·지속가능부문(CSSO) 아래에 ESG기획팀을 신설했다. 신한금융은 기후변화에 따른 국제협력에 적극 동참하기 위한 진일보한 친환경 전략인 ‘제로카본드라이브(Zero Carbon Drive)’ 를 선언했다. ‘ ‘제로카본드라이브’는 글로벌 탄소 중립정책에 발맞춘 친환경 금융 전략으로 고탄소 배출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대출·투자를 관리할 뿐 아니라 산업 내 친환경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하는 정책이다.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ESG 경영에 나선 KB금융그룹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슬로건 아래 환경과 사회, 기업지배구조 전 영역에 걸친 ESG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ESG경영 중장기 로드맵인 ‘KB 그린웨이(GREEN WAY) 2030’을 수립했다. 2030년까지 KB금융그룹의 탄소배출량을 2017년 대비 25% 감축하고 현재 약 20조 원 규모의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 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금융은 환경을 위한 기후 변화 전략 고도화, 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 내재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산이라는 ‘3가지 ESG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각 전략 방향별 중점 영역을 선정해 추진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도 ESG경영부를 신설, 우리은행은 기존의 사회공헌부가 ESG기획부로 변경됐다. ‘2050 탄소중립 금융그룹’을 선언한 우리금융은 신규 석탄발전PF를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PF 투자를 확대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조직개편을 단행한 하나금융그룹은 ESG기획 섹션 신설을 통한 실행 중심의 ESG 경영 체계를 강화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 중심의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ESG 투자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하나카드도 지난해 11월 중소·영세 가맹점 금융지원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보험사들도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변재상 대표이사 사장 및 각 부문대표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속가능경영(ESG)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미래에셋생명은 ESG 경영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고, 사회적 인식과 제도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소비자보호, 친환경, 건전한 노사관계, 사회공헌 등 업무 전반에 가치를 제고하고, 신뢰도를 높여 새로운 경영문화를 안착시킬 예정이다. 보험사의 ESG 경영 강화 의지를 보여주는 사회공헌 보험도 시장에 나왔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11월 업계 최초로 소방관보험을 선보였다. 그간 소방관들은 직업적 특수성으로 민영보험의 사각지대에 있어 보험 가입이 어려웠다.

‘탄소제로를 위한 투자자연합’의 활동에 이어 그린 본드 등 환경 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ESG 채권도 늘고 있다. 유엔(UN)은 지난해부터 알리안츠, 악사(AXA) 등 전세계 기관투자자와 금융기관을 모아서 2050년 탄소 제로를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이들 ‘탄소제로를 위한 투자자연합’은 올해 1분기까지 5년 안에 탄소 배출을 16~29% 줄이기 위한 요구를 할 기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각광받는 ESG 채권은 그린본드, 사회채권, 지속가능채권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 그린 본드의 비중이 가장 높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사회책임투자 확대를 위하여 ESG 채권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유안타 증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그린 본드 등 ESG채권 발행이 지난해부터 크게 늘어나 주요 카드사의 ESG 채권 발행 규모는 1조 7,100억원으로 2019년 4,400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났다. 유안타 증권 김후정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ESG 채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반 회사채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ESG 채권이 발행되고 있다”며 “ESG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서, ESG 채권 발행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