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티저 공개한 날 테슬라는 공식 전시로 맞불

아이오닉 5 전면 이미지. (사진 현대자동차)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첫 번째 모델인 ‘아이오닉 5(IONIQ 5)’ 외부 티저 이미지를 지난 13일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로 미래 전기차 시대를 열어갈 핵심 전략 차량이다.

현대차는 오는 2월 온라인을 통해 세계 최초로 아이오닉 5의 공개 행사를 진행하고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5 가격에 대해 현대차 측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가 6000만 원을 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오닉 5 가격도 대략 5000만~53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은 픽셀 이미지로 디자인 차별화

현대차는 아이오닉 5에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구현해 전용 전기차만의 새로운 경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시대에 자동차를 바라보는 사고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제시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오닉 5에는 아이오닉 브랜드 핵심 디자인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Parametric Pixel)과 자연친화적 컬러 및 소재가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파라메트릭 픽셀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해 디자인한 아이오닉 5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해 세대를 관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는 아이오닉 5를 포함해 향후 출시될 아이오닉 브랜드 계열의 차량에 모두 적용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향후 나올 전용 전기차 모델에 자연친화적 컬러와 소재 사용을 확대해 아이오닉 브랜드만의 감성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아이오닉이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매김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아이오닉 5 전면에는 현대차 최초로 상단부 전체를 감싸는 클램셸(Clamshellㆍ조개껍데기) 후드를 적용해 면과 면이 만나 선으로 나눠지는 파팅 라인(분리선)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유려하면서도 하이테크적인 이미지 구현을 완성시켰다. 측면부는 현대차에서 선보인 전기차 중 역대 최대 직경인 20인치 공기 역학 구조를 적용한 휠을 탑재해 완벽한 전기차 비율을 구현했다.

현대차 디자인 담당 이상엽 전무는 “아이오닉 5를 통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아이오닉 브랜드는 전기차 디자인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vs 테슬라…관건은 가격 경쟁력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 5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차 전용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 E-GMP 기반의 전기차 및 파생 전기차를 포함해 2025년까지 12개 이상 모델을 선보임으로써 연 56만 대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2040년까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제품 전 라인업 전동화를 추진한다. 2030년부터 유럽, 중국, 미국 등 핵심시장에서 전기차로 라인업 변경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또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도 전기차 보급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야심찬 현대차 계획의 선봉장 역할을 할 아이오닉 5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날 공교롭게도 테슬라도 모델Y 실물을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행사를 가졌다. 인기 모델인 모델Y를 국내에 공식 상륙시켜 국내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힘겨루기에 나선 것이다.

테슬라도 모델Y를 상반기 안에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5와 모델Y 모두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예정인 데다 차급도 비슷해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모델Y는 테슬라가 2019년 8월 국내에 모델3을 선보인 이후 1년 5개월 만에 국내에 출시하는 모델이다. SUV 차량으로는 2018년 대형 SUV 모델X를 내놓은 지 3년 만이다. 모델Y는 지난해 초 미국에서 출시된 이후 7만 대 이상 팔린 인기 차종이기도 하다.

빠르면 1분기 중에 모델Y 주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식적으로 아직 국내 출시 시점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물론 아이오닉 5와 모델Y 모두 정식 출시 전이라 판매 가격과 등급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친환경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면서 연초부터 전기차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한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5, 실구매 가격 4000만 원대?

아이오닉 5의 가격이 어떻게 책정될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빠르면 1분기 안에 출시될 아이오닉 5도 책정 가격이 5500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나 지자체 보조금까지 고려하면 더 낮은 가격으로 시중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환경부는 ‘2021년 전기자동(이륜)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행정예고(안)’를 공개했다. 차량 가격이 6000만 원 이하인 전기차에 보조금을 100%, 6000만~9000만 원까지는 50%를 지급해 전기차 보급 효과를 높이겠다는 게 골자다. 다만 가격이 9000만 원을 넘는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

또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지방비와 국비가 더해져 결정된다. 올해부터 각 지자체는 지방비 보조금을 국비에 비례해 차등 지급해야 한다. 아이오닉 5의 경우 1100만 원 수준 보조금(서울시 기준)을 받기에 무리가 없고 그렇게 되면 실구매 가격도 4000만 원 초반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 모델3의 경우 차량 가격이 5479만~7479만 원 수준이다. 6000만 원이 넘는 모델의 경우 올해부터는 보조금을 절반만 받거나 아예 못 받는다. 현 상황만 봤을 때 현대차가 바뀌는 보조금 제도의 최대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테슬라가 중국에서 모델Y 가격을 파격적으로 인하한 바 있어 국내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한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가격 정책을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E-GMP에 기반한 신차를 통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요구를 반영한 매력적인 친환경 이동수단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이오닉5가 모델Y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대에 출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