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쿠팡 제공

‘엄지족’을 잡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온라인쇼핑에서 모바일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탓이다. 2013년 17%에 불과했던 모바일 쇼핑의 비중은 2019년 64.4%로 급성장했다(거래액 기준). 전문가들은 올해 약 73%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오픈마켓들은 엄지족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앱의 차별성을 모색하고 있다.

2001년 3조3000억원이었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8년 100조원을 가뿐히 돌파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20년, 2021년 거래액은 각각 160조원, 18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온라인쇼핑에서 모바일쇼핑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증가 추세다. 모바일쇼핑 비중은 2013년 17%에서 2019년 64.4%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11월에는 68.1%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 매체를 통한 이커머스 시장의 이용 비중이 전체 73%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이용 비중도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모바일 시장을 노리는 대표적 오프라인 유통업체로는 신세계그룹의 쓱닷컴(SSG닷컴)이 있다. 2014년 신세계그룹은 자사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를 쓱닷컴이라는 온라인몰에 넣었다. 일원화 시도는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여러 개의 앱을 설치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든 탓이다. 이용자들은 신세계 계열사들의 쇼핑몰(이마트, 신세계몰, 신세계백화점몰 등)을 하나의 앱으로 방문할 수 있게 됐다. 또 지난해 신세계그룹은 새로운 시도로 유통업체들의 주목을 받았다. 쓱닷컴과 SSG페이를 합쳐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쓱닷컴 이용자의 결제 편의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SSG페이의 고객층도 덩달아 확대됐다.

지난해 출범한 롯데그룹의 롯데온(롯데ON)은 쓱닷컴의 롯데버전이다. 롯데그룹은 자사 7개 계열사를 모두 롯데온에 담았다. 런칭 후 초창기에는 쓱닷컴을 따라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롯데온은 자사만의 특장점을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롯데그룹은 2017년에 도입했던 인공지능(AI) 챗봇을 강화했다. ‘샬롯’이라 불리는 롯데ON의 챗봇은 상품 추천, 매장 정보 안내, 교환 반품 안내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실적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주요 커머스 앱 사용자 현황에서 롯데온은 113만여명으로 7위를 차지했다.

GS도 일원화에 합류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GS샵)은 올해 7월 통합법인을 출범한다. GS리테일의 편의점, 기업형 슈퍼마켓(SSM), 헬스앤뷰티(H&B) 등과 GS홈쇼핑을 합쳐 모바일 커머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GS 계열사들 중 모바일 앱 선두주자는 GS홈쇼핑이다. GS홈쇼핑은 TV쇼핑을 모바일로 가져왔다. 특히 ‘모바일 라이브’는 모바일 홈쇼핑이라 할 수 있다. 앱 이용자들은 라이브 방송을 보며 실시간 채팅으로 판매자에게 질문할 수 있다.

티몬은 2018년 모바일 시대에 맞게 타임 커머스를 도입했다. 타임 커머스는 매시간 특가 상품을 선보이는 온라인쇼핑을 말한다. 티몬은 앱 이용자들이 모바일을 통해 쉽고 간편에게 상품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티몬은 시간대별로 여러가지 상품을 할인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이용자들은 수시로 티몬 앱을 들여다봤다. 덕분에 티몬은 충성 고객을 늘리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2020년 12월 쇼핑동향’에서 티몬이 사용자수 5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쿠팡은 ‘쿠팡 라이브’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쿠팡의 라이브 방송(라방)은 타사에 비교해 확연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판매자들에게 날짜별로 방송을 배정하고 자사의 쇼호스트 또는 상품 판매자가 라방을 진행하도록 한다. 하지만 쿠팡은 판매자들이 직접 방송을 진행할 쇼호스트(크리에이터)를 고를 수 있다. 크리에이터에게는 별도의 수익이 지급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2023년까지 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온라인쇼핑 앱들이 장애인들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형남 웹발전연구소 대표는 “5개의 앱 모두 앱 접근성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시각장애인 등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불편하다”며 “장애인들이 시행착오를 겪거나 사용하는 데 큰 불편을 겪게 돼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홈, 특가, 랭킹 등의 아이콘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버튼’이라는 음성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 대표는 “장애인들도 유통 앱과 오픈마켓 앱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장애인을 위한 앱 접근성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