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과 7월 합병…타 업종과 파격 MOU 추진

GS리테일과 LG전자는 소비자가 주문한 GS25 상품을 로봇을 통해 배송하는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사진 GS리테일)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최근 국내 대형 유통기업들이 그룹 내 계열사 합병과 타 업종과의 업무협약(MOU)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비대면 소비 트렌드 확산 분위기가 대세로 떠오르는 요즘, 온·오프라인 통합 등의 전략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GS리테일도 최근 GS그룹 내 또 다른 유통 계열사인 GS홈쇼핑과의 합병을 발표했다. GS리테일은 합병 전 주요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해 온라인 사업의 토대를 만들고 합병 후 모바일에 특화된 GS홈쇼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누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합병은 오는 5월 개최 예정인 양사의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7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온·오프라인 단일 유통기업 탄생

이번 양사의 합병은 편의점,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에 강점을 가진 GS홈쇼핑이 결합하는 것이다. 이는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양사의 선제적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 9조 원, 연간 취급액 15조 원, 하루 거래 600만 건에 이르는 초대형 온·오프라인 겸업 단일 유통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GS리테일은 전국 1만5000개 이상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고 GS홈쇼핑은 3000만 명에 가까운 TV홈쇼핑 시청가구와 18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모바일 쇼핑앱을 운영한다. 따라서 양사의 결합은 국내 유통업계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한 ‘거대 유통공룡’ 사업자의 탄생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GS리테일은 전국 1만5000여개에 달하는 GS25 편의점을 비롯해 슈퍼마켓(GS더프레시 320여개), 호텔(그랜드 인터컨티넨탈 등 6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적극적인 개점 확대를 통해 최근 5년 사이 평균 10%의 고성장을 이뤘지만 점포수 정체와 경쟁격화, 비대면 소비 확산 등에 따라 온라인 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홈쇼핑은 국내 최초이자 업계 1위 TV홈쇼핑 기업으로, TV시청 인구 감소에 따라 일찌감치 모바일 커머스로 성공적인 사업 전환을 했다. 하지만 대규모 외국계 자본과 오프라인 기반을 갖춘 대형 사업자들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GS홈쇼핑은 대응책과 신성장 동력 찾기에 집중해 왔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새로 탄생하는 GS리테일은 GS홈쇼핑의 온라인 커머스 역량을 통해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GS리테일이 보유한 전국적인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를 통해 TV홈쇼핑과 모바일커머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OU 광폭 행보…업종간 ‘윈윈 전략’ 구축

GS리테일은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과 공격적인 MOU를 체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업종 간 동반성장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과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GS리테일은 같은 유통기업은 물론 IT,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기업 등과 파격적인 MOU를 체결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유통과 물류시스템을 공고히 하기 위해 농협하나로유통·KT와 손을 잡았다. 농협하나로유통과는 가공식품 및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공동으로 기획·개발해 생산 물량은 늘리고 원가는 절감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농협하나로유통의 신선한 농·수·축산품 식재료로 GS리테일이 도시락 3종 등을 생산해 수도권 지역 농협하나로마트 50여개 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KT와는 GS리테일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물류데이터와 KT의 인공지능(AI) 물류최적화 플랫폼을 통한 물류운송 최적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AI, 빅데이터, IT 플랫폼 등을 활용해 물류데이터를 융합하고 분석한다. 이를 통해 최적화된 디지털물류 공동사업을 구현하기 위해 손을 맞잡게 됐다. 향후 물류와 모빌리티를 융합한 미래형 서비스개발은 물론 친환경 물류시장 선도를 위한 전기차 기반의 모빌리티 사업개발도 공동 추진키로 했다. 미래 신성장 사업영역까지 협력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AI가 탑재된 로봇이 편의점 상품을 배송해 주는 시대도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과 LG전자는 소비자가 주문한 GS25 상품을 로봇을 통해 배송하는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GS리테일은 로봇 배송 서비스를 고층 오피스 건물 내 입점한 GS25에 우선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바쁜 직장인들이 도시락, 샌드위치, 음료 등을 점심시간에 주문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는 차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예상치 못한 이색 협업도 성사시켰다. GS리테일이 기아와 손잡고 간편요리(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과 기아 소형 SUV인 ‘셀토스’를 테마로한 이색 협업에 나선 것이다. 양사의 이번 협업은 코로나19가 바꾼 여행 트렌드의 결과물이다. 코로나19로 캠핑족이 급증하고 자동차에서 먹고 자는 이른바 ‘차박’이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반영됐다. 이를 감안해 양사의 주력 상품으로 성장하고 있는 밀키트 심플리쿡과 SUV 셀토스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협업이 성사됐다.

이 밖에 GS리테일과 CJ ENM이 손잡고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결합형 상품 및 유통모델 개발에도 나섰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슈퍼마켓, H&B(헬스앤뷰티)스토어, 온라인쇼핑몰을 아우르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상품개발력이 강점이다. 이 같은 강점을 디지털 콘텐츠 제작이 주력인 CJ ENM의 역량과 결합시켜 유통망과 콘텐츠의 선순환 협업모델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