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트론 GT’ 공개…공간활용 강조하는 전기차 트렌드 적용

아우디 e-트론 GT. (사진 아우디)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E-GMP’를 비롯해 아우디·폭스바겐 ‘MEB’, 토요타 ‘e-TNGA’, 다임러 ‘EVA’, GM ‘BEV3’, 르노·닛산얼라이언스 ‘CMF-EV’는 각 사를 대표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이들은 차별화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공개하고 향후 각사의 디자인 철학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넓은 실내 공간이 장점으로 부각되기 때문에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디자인 철학이 접목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온라인에서 ‘e-트론 GT’를 공개한 아우디의 새로운 순수전기차도 이러한 전기차 트렌드를 과감하게 적용했다.

미래차에 대한 아우디의 새로운 해석

아우디 e-트론 GT는 뛰어난 핸들링과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갖춘 모델인 ‘그란 투리스모’(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고성능차)의 특징을 적용한 순수 전기차다. 아우디에 따르면 모델에 따라 전기모터 출력은 350㎾ 또는 440㎾다. 특히 e-트론 GT에는 86㎾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하면 국제표준 배출가스 측정방식(WLTP) 기준으로 최대 488㎞ 주행이 가능하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향후 기술 개선에 따라 공간 자유도가 전기차의 분명한 우위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모터, 인버터(교류변환장치), 감속기의 소형화가 적용되면 전기차 실내 공간을 더욱 자유롭게 설계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동 모터를 휠 안쪽에 장착하는 방식인 ‘휠 허브 모터’가 적용되면 차동기어나 드라이브 샤프트가 필요 없어 추가적인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아우디 e-트론 GT의 경우 4인승 시트 구성에 넓은 적재 공간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 대한 아우디의 상징적인 디자인, 편안함, 그리고 주행 역학을 모두 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우디에 따르면 e-트론 GT는 자사 플랫폼을 통해 역동적인 디자인과 실용성 구현이 가능했다. 2900㎜에 달하는 휠베이스는 넉넉한 실내 공간과 역동적인 비율을 만들었고 배터리 팩 중간에는 ‘풋 개러지’로 불리는 공간을 통해 2열 승객의 레그룸(차량 탑승자가 시트에 앉았을 때 다리가 놓이는 공간)을 확보했다.

마르쿠스 듀스만 아우디 AG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월드프리미어 행사에서 “e-트론 GT는 미래에 대한 아우디의 해석을 보여주는 외관 디자인과 인상적인 주행 성능을 통해 전기 모빌리티를 가장 감성적으로 표현했다”며 “지속 가능한 개념을 도입해 e-트론 GT뿐만 아니라 이 차를 생산하는 독일 뵐링거 호페 공장은 탄소 중립적인 에너지 균형을 이뤘고 전체 생산 공정까지도 지속 가능성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e-트론 GT,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가 목표

아우디 e-트론 GT는 공기 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을 활용해 항력계수가 0.24에 불과하다. 항력계수가 낮을수록 자동차는 공기 저항을 덜 받는다. 상당수 전기차 항력 계수가 0.28 이상으로 형성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다. 아우디는 이 디자인을 통해 운전석과 조수석을 낮추고 스포티한 포지션 배치를 가능하게 했다. 중앙 콘솔도 넓게 분리돼 있다. 또 뒷좌석은 여유 있는 공간 창출이 가능해 장신의 성인도 편안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또 e-트론 GT는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을 비롯해 연결성을 강화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e-트론 GT 전 라인업에는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을 포함한 프리센스 베이직 안전 시스템이 기본 탑재됐다. 아우디는 특히 주행음 개선에 주력했다. 아우디 사운드 연구실에서 음악적 창의성을 발휘해 개발된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수차례 소비자 테스트를 거쳐 완성됐다. 차량 뒤쪽 라우드 스피커 1대와 실내용 라우드 스피커 2대가 정교한 ‘e-사운드’로 공간을 가득 채워준다고 설명했다.

아우디는 2025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량의 33%를 전동화 모델로 채우고 20종 이상 순수전기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전기차와 디지털화 전략에 140억 유로(19조 원)를 투자하고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어갈 방침이다.

그 상징적인 행보로 e-트론 GT는 설계 과정과 연구개발 과정에서 가상현실(VR) 및 3D 프린터 기술,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아우디는 폭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의 제품을 설계하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빠르게 진행했다.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프로토타입 생산 이후에나 가능했던 품질 검증도 디자인 및 설계 등 연구개발 과정에서 바로 가능해졌다.

이 밖에 아우디는 e-트론 GT 생산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도 철저한 디지털 전략을 적용했다. 공장 가동에 앞서 아우디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VR 기술을 활용해 민감도가 높은 부품을 운반하는 특수 컨테이너를 설계했다. 이를 통해 뵐링거 호페 공장의 혼류생산(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복수의 제품을 생산) 효율성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아우디 e-트론 GT의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정확한 가격은 향후 출시가 임박하면 공개할 것”이라며 “올해 e-트론 GT를 비롯해 추가 전기차를 도입하는 등 아우디코리아가 한국 수입차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양적·질적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